[배움노트]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자 103

[우리말] '굴비' 고려 이자겸이 유배지에서 진상 (2021.10.23)

[우리말] 굴비는 고려 이자겸이 유배지에서 진상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24. 굴비 소금에 조금 절여서 통째로 말린 조기 즉 건석어乾石魚를 일컬어 굴비라고 한다. 이 굴비는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에서 생산되는 것이 가장 명품으로 꼽히는데, 그것은 그 법성포 칠산 앞바다에서 제철에 잡히는 조기가 가장 우수한 생선인데다가 그 조기를 말리는 해풍과 일조량 등 기상조건이 알맞기 때문에 예로부터 법성포의 굴비가 나라의 진상품으로 선정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말린 소금에 조금 절여서 말린 조기를 굴비라고 부르게 된 것은 고려 인종때로 소급된다. 고려 인 때의 척신으로 이자겸(?-1126)이 있었다. 그는 자기의 둘째 딸을 16대 예종의 비로 보내고서 익성공신이 되고난 뒤 다시 동덕추성좌리공신 소성군개국백이 ..

[우리말] '백수'는 흰손? 백수건달의 준말 (2021.10.23)

[우리말] 백수는 흰손? 백수건달의 준말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41. 백수 白手 백수는 백수건달白手乾達의 준말로 ‘아무 것도 없는 멀쩡한 건달’을 일컫는다. 이 말은 1920년대 우리나라에 퇴폐주의 사조가 유행하면서 생긴 것인데 처음에는 창백한 얼굴에 흰 손을 가진 무기력한 지식인을 가리켰다. 당시에는 입으로는 민중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그와 동떨어지게 나약한 삶을 사는 이른바 인텔리들을 가리킨 데서 이 백수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머리속에는 상당한 지식이 축적되어 있으면서도 일정한 직업이 없이, 이 다방 저 다방을 순례하면서 고담준론을 일삼으며 무위도식하는 군상들인데 그 얼굴이나 손이 희었기 때문에 백수白手라고 했다. 이 흰 손白手에서 시작된 말이 다음으로 맨손이라는 뜻으로 확..

[우리말] '호두' 고려시대 유청신이 들여와 고향 천안에 심어 (2021.10.23)

[우리말] 호두, 고려시대 유청신이 들여와 고향 천안에 심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30. 호두 胡桃 긴 설명이 필요 없이 호두나무의 열매를 호두라고 한다. 성질이 따스하여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는 이 호두는 호도胡桃가 변한 말이다. 처음에는 호도였던 것이 사람들이 호두로 더 많이 사용하면서 아예 굳어져버리자 정식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명물 호두과자’로 쓰는 경우는 잘못된 표기라기보다는 고유명사화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여기에다 한자도 호도‘胡桃’를 그대로 쓰면서 호두와 혼돈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가령 ‘앵두’나 ‘자두’의 경우도 원래 앵도櫻桃, 자도紫桃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현대국어에서 모음조화현상이 많이 깨진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과거 15세기 중국어에서는 ‘호도’나 ‘자도..

[우리말] '설렁탕' 풍년농사를 기원한 임금님의 마음 (2021.10.23)

[우리말] 설렁탕, 풍년농사를 기원한 임금님의 마음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28. 설렁탕 설렁탕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시피 소의 머리나 족발, 무릎, 내장 따위를 푹 고와서 만든 국에다 밥을 말고 갖은 양념을 쳐서 먹는 음식을 말한다. 지금과는 달리 옛날에는 큰 길의 뒷골목과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 설렁탕집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설렁탕집은 아주 납작한 초가집이 많았는데 문 앞에는 쇠머리를 늘어놓는 것으로 그 집이 바로 설렁탕집임을 나타내었다. 이 설렁탕의 명칭에 대한 내력으로 두 개의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그 첫째는 고려조의 이야기다. 고려조 6대왕인 성종은 친히 논밭을 갈면서 농사를 권장하고, 학문의 진흥과 나라를 다스리는 요도를 위하여 홍문관, 존경각, 독서당을 설립하였으며,..

[우리말] '사돈' 머리를 꾸벅거린 사이? 고려 윤관의 일화에서 유래 (2021.10.19)

[우리말] 사돈은 머리를 꾸벅거린 사이? 고려 윤관의 일화에서 유래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33. 사돈 우리나라 풍속에서 혼인을 한 두 집안의 어버이끼리, 또는 두 집안의 같은 항렬行列이 되는 친족끼리, 그 밖의 상대편의 아래 항렬이 되는 이에게 부르는 호칭법으로 사돈査頓이라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아들과 딸이 결혼을 하면 그 신랑 및 신부의 부모가 서로 사돈이 되고 부모와 같은 항렬의 친족과 아래 항렬이 되는 친족을 부를 때 사돈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승되는 이야기가 있다. 고려시대의 윤관尹瓘은 여진 정벌로 명성을 떨친 명장이었다. 그가 1107년에 북방 정벌의 원수가 되어 동북방 국경지대에 있는 여진족을 토벌한 뒤 그곳에 구성을 쌓고 경계에 임하고 있을 때, 자기의..

[우리말] '총각무'가 표준어, 알타리무, 달랑무는 또 다른 표현 (2021.10.19)

[우리말] 총각무가 표준어, 알타리무, 달랑무는 또 다른 표현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31. 총각김치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발효식품이 유달리 발달한 나라다. 그 중 된장ㆍ간장과 더불어 김치문화가 대표적인 발효음식으로 꼽혀, 이제는 외국인의 식탁에도 김치가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 김치들 가운데 총각김치라는 이름을 가진 김치가 있다. 총각김치를 무청이 달린 알타리무로 담근 김치를 말하는데, 알타리무는 생김새 때문에 알무, 달랑무, 총각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도 있다. 이 무가 총각무로 불리게 된 것은 총각김치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한다. 처음 부녀자들이 총각김치를 담글 때 무의 잎사귀와 줄기 즉 무청의 모양이 마치 총각의 무성한 머리채처럼 소담스러워 그 무청으로 담근 김치를 총각김치..

[우리말] '알아야 면장을 하지' 면장의 원뜻은? (2021.10.19)

[우리말] '알아야 면장을 하지' 면장의 원뜻은?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44. 면장 ‘그때 그 코너’를 기억하십니까?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본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독자들을 위해 서비스됐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속에 담긴 유래와 의미를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출간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게재됐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아무리 선망하는 벼슬자리라도 무식하면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꼬집는 말이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

[한시감상] '대나무를 노래함' 영죽(詠竹), 송인(送人), 월영대(月影臺) - 정지상(鄭知常)

◇ 詠竹(영죽) / 정지상(鄭知常) 脩竹小軒東 (수죽소헌동) 蕭然數十叢 (소연수십총) 碧根龍走地 (벽근용주지) 寒葉玉鳴風 (한엽옥명풍) 秀色高群卉 (수색고군훼) 淸陰拂半空 (청음불반공) 幽奇不可狀 (유기불가상) 霜夜月明中 (상야월명중) 대나무를 노래함 - 정지상 작은 집 동쪽에 늘어진 대나무 소연히 수십 떨기 서 있구나 파란 뿌리는 용처럼 땅에 널려 있고 차가운 잎새에는 구슬처럼 울리는 바람 빼어난 빛은 온갖 풀보다 고상하고 맑은 그늘은 공중을 스치는구나 그윽하고 기이하여 나타낼 수가 없으니 서리 내리는 밤에 달 밝은 가운데 서있도다 ◇ 月影臺(월영대) / 鄭知常(정지상) 碧波浩渺石崔嵬(벽파호묘석최외) 中有蓬萊學士臺(중유봉래학사대) 松老壇邊蒼蘇合(송노단변창소합) 雲低天末片帆來(운저천말편범래) 百年風雅新詩..

[한시감상] '꽃길' 화경(花徑) - 이행(李荇) (2021.10.11)

◇ 화경(花徑) '꽃길' / 容齋(용재) 이행(李荇) 無數幽花隨分開 (무수유화수분개) 登山小徑故盤廻 (등산소경고반회) 殘香莫向東風掃 (잔향막향동풍소) 倘有閑人載酒來 (당유한인재주래) 그윽한 꽃 수없이 나름대로 피어있고 산 오르는 오솔길을 까닭없이 돌아가네 그나마 남은 향기 동풍 따라 쓸려가지 마오 혹시 한가한 이 있다면 술을 싣고 오리니 ㅡ 李荇(이행, 1478~1534) :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문장이 뛰어났으며, 글씨와 그림에도 능하였다. ■ 거제도의 상춘상념(賞春想念), 봄 경치에 대한 여러 생각 / 고영화 칼럼리스트 화사한 봄꽃은 참 많다. 하지만 우리 산천의 봄을 상징하는 것을 떠올리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달래를 떠올릴 것이다. 동양 문화권에서 그냥 단순한 꽃이 아니라, 우리 피에 흐르는 오래..

[한시감상] '보슬비는 내리는데' 소우(小雨) - 서거정(徐居正) (2021.10.11)

■ 小雨(소우) / 徐居正(서거정) 逆旅少親舊 (역려소친구) 人生多別離 (인생다별리) 如何連曉夢 (여하연효몽) 未有不歸時 (미유불귀시) 보슬비는 내리는데 - 서거정 나그네 길에 친구는 적은데 인생길에는 이별이 많구나 무슨 까닭인가, 새벽꿈에 연이어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은 적이 없는 것은 ■ [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 / 장희구 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장강(張江) 보슬비는 내리는데(小雨) 사가정 서거정 발길 닿는 곳이 고향이요, 막걸리 한 잔 기우는 사람마다 온통 친구라는 집시 인생을 생각한다. 고향에 정을 붙이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겠다. 꿈도 많았고, 추억도 깊숙이 서려있는 고향은 가고 싶은 곳이고, 만나고 싶은 선후배가 있다. 그것이 외로운 인생길이었다면 더 말할 필요 있겠는가. 그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