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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 '대나무를 노래함' 영죽(詠竹), 송인(送人), 월영대(月影臺) - 정지상(鄭知常)

푸레택 2021. 10. 11. 19:06

◇ 詠竹(영죽) / 정지상(鄭知常)

脩竹小軒東 (수죽소헌동)
蕭然數十叢 (소연수십총)
碧根龍走地 (벽근용주지)
寒葉玉鳴風 (한엽옥명풍)
秀色高群卉 (수색고군훼)
淸陰拂半空 (청음불반공)
幽奇不可狀 (유기불가상)
霜夜月明中 (상야월명중)

대나무를 노래함 - 정지상

작은 집 동쪽에 늘어진 대나무
소연히 수십 떨기 서 있구나
파란 뿌리는 용처럼 땅에 널려 있고
차가운 잎새에는 구슬처럼 울리는 바람
빼어난 빛은 온갖 풀보다 고상하고
맑은 그늘은 공중을 스치는구나
그윽하고 기이하여 나타낼 수가 없으니
서리 내리는 밤에 달 밝은 가운데 서있도다

◇ 月影臺(월영대) / 鄭知常(정지상)

碧波浩渺石崔嵬(벽파호묘석최외)
中有蓬萊學士臺(중유봉래학사대)
松老壇邊蒼蘇合(송노단변창소합)
雲低天末片帆來(운저천말편범래)
百年風雅新詩句(백년풍아신시구)
萬里江山一酒杯(만리강산일주배)
回首鷄林人不見(회수계림인불견)
月華空炤海門回(월화공소해문회)

월령대 - 정지상(鄭知常)

푸른 물결 아득하고 바위산은 우뚝한데
그 속에 최치원이 놀던 학사대가 있도다
노송이 드리워진 제단가에는 풀이 우거지고
구름 낀 하늘 끝에는 돛단배 돌아오는구나
한 평생 시 짓는 일에 새로운 시구 찾았으니
만리 먼 길 강산유람에 한 잔의 술이로다
계림쪽으로 머리 돌려도 사람 하나 뵈지 않고
달빛만 부질없이 해안 비춰 도는구나

◇ 送人(송인) / 鄭知常(정지상)

庭前一葉落(정전일엽락)
床下百蟲悲(상하백충비)
忽忽不可知(홀홀불가지)
悠悠何所之(유유하소지)
片心山盡處(편심산진처)
孤夢月明時(고몽월명시)
南浦春波綠(남포춘파록)
君休負後期(군휴부후기)

1. 그대를 보내며 - 鄭知常(정지상)

뜰 앞에 나뭇잎 하나 떨어지고
마루 밑 벌레 소리 처량도하다
그대 홀연히 떠남을 잡지 못하니
그대 멀리 어디로 가려는가
마음으론 길 다한 곳까지 따라 가고
달 밝은 밤이면 그대 꿈꾸리라
남포의 봄 물결 푸르러지면
그대여, 우리 약속 잊지 마오

2. 임을 보내며 - 정지상(鄭知常)

뜰 앞에는 나뭇잎 떨어지고
마루 밑에 온갖 벌레 슬프도다
홀홀히 말릴 수야 없지마는
유유히 어디로 가려는가
한 조각 마음은 산이 다한 곳
외로운 꿈 속 달이 밝을 때로다
남포에 봄 물결 푸르러질 때
임은 지난날의 기약 잊지 마시라

◇ 送人(송인) / 鄭知常(정지상)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른데,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대동강 물은 그 언제 다할 것인가,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하는 것을

- 《파한집(破閑集)》

△ 정지상(鄭知常, ?-1135) 

고려 시대의 문인. 호는 남호(南湖). 좌사간(左司諫) 등의 벼슬을 지냈고, 서경 천도와 금나라의 정벌을 주장했다. 묘청의 난이 일어나자 김부식에게 참살되었다. 시에 뛰어나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의 한 사람으로 꼽혔다. 저서에 《정사간집(鄭司諫集)》이 있다.

[해설] 1

정지상의 「송인(送人)」은 우리나라 한시 중 송별시(送別詩)의 최고작이다. 님이 떠나지 못하도록 계속 와야 할 비도 개고 말았다. 항구의 긴 둑엔 비에 씻긴 풀들이 푸르름을 더하고 있으니 이별의 애달픔이 더 고조된다. 전구(轉句)에서 시상은 전환되어 대동강물이 이별의 눈물로 마를 날이 없다고 했다. 자기의 사연을 일반화하면서 동시에 대동강의 사정을 그려 일방적인 자기 슬픔의 토로에서 벗어났다.

[해설] 2

이 작품은 고려 시대 한시의 대표작으로서 지금까지도 널리 애송되고 있는 이별가이다. 임을 보내는 정한이 담긴 칠언 절구의 한시로서 대동강 남쪽 나룻가의 풀빛 짙은 언덕을 배경으로 임을 떠나 보내는 애절한 마음을 자연에 대비시켰다. 특히 이 시는 강변의 푸른 언덕과 파란 강물의 아름다운 색조를 대비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이별의 슬픔과 별리의 눈물을 강물의 비교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특히, 대조, 도치, 과장법에 이어 대동강변의 남포라는 지명은 이 시의 구체성과 함께 향토적인 정서를 환기시켜 준다. 민족의 보편적 정서를 절절하게 담은 이별시의 백미이다.

[해설] 3

이 작품은 우리나라 한시 중 이별가(離別歌)의 백미(白眉)로 평가되는 7언 절구의 한시로, 서경(敍景)과 서정(敍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항구의 긴 둑에 비에 씻긴 풀들의 푸른빛이 더욱 짙어지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은 시적 화자의 슬픈 이별과 대조되어 이별의 애달픔을 더욱 고조시킨다. 자연사와 인간사의 대조를 통하여 이별의 정한(情恨)을 심화 ·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임이 그리워 흘리는 눈물 때문에 대동강 물이 마르지 않을 것이라는 과장된 표현은 이별의 정한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이 시에는 대동강 물결이 이별의 눈물과 동일시되어 슬픔의 깊이를 확대하는 시상 전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때의 눈물은 중의적 표현으로 이별하는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이기도 하고 내가 임과의 이별을 슬퍼하며 흘린 눈물이기도 하다. 이를 통하여 시적 화자는 일방적인 자기 슬픔의 토로에서 벗어나 인간 보편의 이별 노래로 이 시를 승화시키고 있다.

자연사와 인간사의 대비 효과

비가 그친 뒤 더욱 짙어진 풀빛은 이별의 슬픔과 대비되어 이별의 정한을 더욱 심화하고 있다. 영원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유한한 인간의 이별을 대조함으로써 이별의 애달픔을 더욱 고조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물’을 통한 화자의 정서 표현

우리 시에는 ‘물’을 이별의 한(恨)으로 표현하는 일이 많다. 이 시의 1·2구에서는 비극적인 정서를 자아내던 비가 그친 뒤 소생한 자연의 싱그러움과 화자의 슬픈 이별을 대조하여 이별의 정한을 더하고 있다. 또한 3·4구에서는 임이 그리워 흘리는 눈물로 대동강 물이 마르지 않으리라는 과장된 표현을 통하여 이별의 정한을 표현하고 있다. ‘눈물’은 이별하는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자 화자가 임과의 이별을 슬퍼하여 흘린 눈물을 나타내는 중의적 표현으로 대동강 물을 이별의 눈물과 동일시하여 슬픔의 깊이를 확대하고 있다. 물의 원형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한(恨)으로 충만된 화자의 정서를 표현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원형적 이미지란 민족과 문화를 초월하여 신화, 전설, 문예, 의식 등의 주제나 모티프로 되풀이되어 나타나는 보편적 상징을 뜻한다. 물의 원형적 이미지에는 ‘죽음, 이별, 상실, 재생, 정화’ 등이 있다.

공간적 배경과 그에 따른 정서의 심화

이 시에는 세 개의 공간이 언급되어 있다. 먼저 풀빛이 짙은 비 갠 둑과 임을 보내는 남포, 그리고 임이 떠나가는 대동강이 그것이다. 비가 올 때에는 배가 뜨지 못하다가 비가 그치자 임은 배를 타고 떠나게 된다. 풀들은 비가 갠 후 더욱 푸르러졌는데 화자의 이별은 성큼 다가온다. 자연의 푸름과 싱그러움은 화자의 슬픈 이별을 더욱 고조시킨다. 그들이 이별하는 장소는 바로 남포로, 화자는 ‘임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라고 하여 이별과 그로 인한 슬픔을 직접 언급한다. 임을 실어 가는 배는 대동강물을 타고 흘러가는데, 화자는 과장법을 통해 이별하는 이들의 눈물 때문에 대동강 물은 마르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 작가 소개 - 정지상(鄭知常, ? ~ 1135)

고려 인종 때의 문인. 인종 때 좌정언, 좌사간 등의 벼슬을 지냈다. 묘청과 함께 서울을 서경으로 옮길 것과 금(金)나라를 정벌할 것을 주장하였다. 묘청의 난 때 김부식에게 참살되었다. 시(詩)로 이름을 떨쳤으며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12인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저서로는 《정사간집》이 있다.

/ 2021.10.11(월) 옮겨 적음

https://blog.daum.net/mulpure/15857044

 

[전통꽃문화전시회] 제3회 한,중,일 전통꽃꽂이축제 '전통-자연을 품다' (2021.10.11)

◇ 제3회 한·중·일 전통꽃꽂이축제 ‘전통-자연을 품다’ with 서울식물원 / 2021.10.08(금)~10.10(일) [사진] 2021.10.09(토) 관람 및 촬영

https://youtu.be/5tDuNnIVBp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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