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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백과] 피그말리온 효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2021.10.06)

푸레택 2021. 10. 6. 21:01

■ 피그말리온 효과 (Pygmalion effect)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

로젠탈효과, 자성적 예언이라고도 한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이다.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그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여신(女神)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게 생명을 주었다. 이처럼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여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교육심리학에서는 교사의 관심이 학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1968년 하버드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로젠탈(Robert Rosenthal)과 미국에서 20년 이상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레노어 제이콥슨(Lenore Jacobson)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한 후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한 반에서 20% 정도의 학생을 뽑았다. 그 학생들의 명단을 교사에게 주면서 '지적 능력이나 학업성취의 향상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라고 믿게 하였다.

8개월 후 이전과 같은 지능검사를 다시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명단에 속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평균 점수가 높게 나왔다. 뿐만 아니라 학교 성적도 크게 향상되었다. 명단에 오른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교사가 학생에게 거는 기대가 실제로 학생의 성적 향상에 효과를 미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두산백과》

■ 피그말리온 효과 (Pygmalion effect)

“하여간 내가 사람 하나는 잘 본다니까요!”

상담소 문이 벌컥 열리더니 김 셰프가 들어왔다. 옆집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주방장이다. 하얀 셰프 복장 그대로인 것을 보니 잠깐 바람이라도 쐬러 나온 것 같았다. 방통이 시계를 보았다. 점심시간이 한참이나 지나 있었다.

“어서 오세요. 무슨 말씀이세요?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방통이 김 셰프 앞에 카푸치노 한 잔을 내려놓았다.

“아, 말도 마세요. 은영이가 또 사고를 쳤지 뭡니까?”

김 셰프가 카푸치노 잔을 입으로 가져가 한 모금 마시고는 내려놓았다. 입가에 흰 우유 거품이 묻어 있는 채로 말을 이었다.

“그렇게 가르쳐 주었는데도 또 스파게티를 죽으로 만들어 놨지 뭡니까? 내가 처음부터 말씀드렸지요? 은영이 얘는 안 된다니까요. 처음부터 어리바리하게 구는 것이 딱 사고 칠 타입이더라고요. 그때도 소장님 말씀만 믿고 좀 더 두고 보자고 했는데 나아지지가 않아요. 벌써 6개월이 지났는데도 실수투성이라니까.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소용이 없어요.”

신통도 조금은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김 셰프 앞에 조용히 앉았다.

“가끔 따끔하게 혼도 내시나요?”

“그럼요. 얘는 정신을 좀 차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일부러 엄하게 다루기도 하지요. 엊그제는 나한테 혼나고 나서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뭐, 안돼 보여서 달래 주고도 싶었지만 그래도 혼이 나야 정신을 차리지 않겠어요? 시간 맞추어서 가스 불 조절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나?”

김 셰프가 카푸치노 잔에 다시 손을 뻗는 것을 보고 신통이 물었다.

“은영이랑 같이 들어온 혜인이는 어때요? 잘하고 있나요?”

“그럼요. 혜인이는 잘하지요. 내가 처음에 그랬잖아요. 혜인이는 생긴 것부터 야무지게 생겨서 일 잘할 거라고.”

“혜인이에게는 그럼 칭찬도 자주 해 주시겠네요?”

“그렇지요. 잘하니까. 은영이가 혜인이 절반만 따라갔으면 원이 없겠어요.”

“그렇군요. 그럼 혜인이는 실수할 때가 전혀 없나요?”

김 셰프가 멈칫하며 들고 있던 카푸치노 잔을 내려놓았다.

“간혹 있기야 하지요. 하지만 평소에 워낙 잘하니까.”

“그래서 혜인이는 실수를 해도 야단도 안 치신다, 이거지요?”

김 셰프가 고개만 끄덕했다. 뭐, 문제 있냐는 식이었다.

“셰프님, 제 생각에는 셰프님이 처음부터 두 사람에 대해 단정을 내리고 대해 오셔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셰프님 말씀대로 처음부터 은영이는 사고 칠 타입이고 혜인이는 일을 잘할 거라고 단정을 내리셨잖아요. 그래서 두 사람은 셰프님이 예언하신 대로 그대로 돼버린 거 아닐까요?”

김 셰프는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신통을 빤히 바라보았다.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게 있어요.”

“피그, 뭐라고요?”

“피그말리온이라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왕 이름이에요. 피그말리온은 여성이란 결점이 많은 존재라고 생각해서 혼자 살기로 결심했어요. 그 대신 아름다운 여인상을 하나 조각했어요. 피그말리온은 조각을 아주 잘했거든요. 그 조각상은 너무나 완벽해서 살아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정교하고 생동감이 넘쳤어요. 피그말리온은 날마다 아름다운 조각상을 보며 감탄하다가 그만 그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요. 그는 조각상에게 멋진 옷을 입혀 주고, 온갖 장신구로 치장해 주었지요. 밤이 되면 조각상에게 팔베개를 해 주며 정답게 말을 건넸어요.”

“그래도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다니, 정말 외롭고 쓸쓸한 이야기네요.”

노총각 셰프가 갑자기 동정심을 보였다.

“맞아요. 피그말리온은 언제나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기념하는 축제가 벌어졌어요. 사람들은 여신의 신전에 온갖 제물을 바치고 소원을 빌었지요. 피그말리온도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드리고 여신께 간절하게 기도했어요. ‘여신이여, 바라건대 저 조각상이 제 아내가 되게 하소서.’

집으로 돌아온 피그말리온은 여느 때처럼 조각상에 다가가 볼에 입을 맞추었어요. 그랬더니 차가웠던 살결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게 아니겠어요! 깜짝 놀라 살펴보니 여인의 양 볼이 수줍은 듯 빨갛게 물들어 있었어요. 피그말리온의 간절한 기도가 아프로디테의 마음을 움직여 조각상을 진짜 사람으로 만들어 준 것이었어요. 여신의 축복 속에 피그말리온은 인간이 된 여인과 부부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휴, 아름다운 이야기로군요.”

노총각 셰프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신통도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이 신화에서 이름을 따온 거예요. 피그말리온이 혼이 없는 조각상에 생명을 불러일으켰듯이, 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기대하면 그 기대는 반드시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뜻이에요.

1963년에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이 실험한 게 있어요. 로젠탈은 학년 초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했어요. 그런 뒤에 지능검사 결과와는 상관없이 20퍼센트 정도 되는 학생들을 아무렇게나 골라서 그 명단을 교사들에게 주었어요.

그러면서 ‘이 학생들은 지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지적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해 주었지요. 학년이 끝날 때쯤, 로젠탈은 이전과 똑같은 지능검사를 다시 실시했어요. 그런데 명단에 들어 있던 학생들의 지능지수가 저번 검사 때보다 훨씬 더 높게 나왔답니다. 확인해 보니 학교 성적도 크게 향상됐더래요.”

“실제로 지능이 높지도 않은 학생들이었잖아요. 그런데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김 셰프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로젠탈의 말을 믿은 교사들의 기대 때문이죠. 명단에 올라 있는 학생들은 지적 능력이 높고 학업 성취의 향상 가능성이 높다고 했으니까요.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격려도 하고, 잘하면 칭찬도 했겠지요. 더불어 학생들도 교사의 기대와 격려에 보답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을 테고요.”

“그렇군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이 말이지요? 은영이에게도 칭찬을 많이 해 주면 근무를 더 잘하게 될까요?”

“예,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은영이도 너무 꾸중만 듣다 보니까 오히려 긴장이 돼서 자꾸 실수를 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가끔 칭찬도 받고 격려도 받으면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하지만 칭찬을 억지로 하는 것도 우습잖아요? 잘못을 했는데 칭찬을 할 수도 없고.”

“그건 어렵겠지만 억지로라도 칭찬을 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런 실험도 있었거든요.

학생들이 컴퓨터가 낸 스무고개 퀴즈를 푼 다음, 답을 맞힌 학생은 그 스무고개 프로그램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할 수 있게 했어요. 그럼 컴퓨터가 그 질문 수준에 대해 평가를 내렸어요.

일부 학생들에게는 ‘참 좋은 질문이에요.’, ‘이 질문은 다른 사람에게 매우 도움이 될 거예요.’, ‘논리적 구성 능력이 아주 뛰어나시군요.’ 등등으로 칭찬 일색의 평가를 했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아무런 평가도 하지 않았답니다.

실험자는 학생들에게 이런 평가들이 실은 질문의 질과는 아무 상관없이 컴퓨터가 무작위로 내보내는 것이라고 알려 주었어요.

그런데도 칭찬을 받은 학생들은 기분이 좋아서 컴퓨터의 성능이 아주 우수하다고 했답니다. 물론, 아무 평가도 받지 못한 학생들은 기분이 좋지 않았지요.”

“그러니까 기계한테 칭찬을 받아도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진다, 이건가요? 허허, 거참. 노래방 기계들이 엉터리 칭찬을 해 주어도 기분 좋아지는 게 그것 때문인가?”

김 셰프가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녁 손님 맞을 시간이 가까워져 있었다. 상담소 문을 열고 나가다 말고 김 셰프가 물었다.

“그런데 아까 그 효과가 무슨 효과라고 했지요? 피 말리는 효과?”

“아니, 피그말리온 효과요!”

신통이 소리를 질렀다. 김 셰프가 한 손을 들어 올리며 인사를 했다. 방통이 하하 웃었다.

“피 말리는 효과? 그거 아주 좋은데?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자기한테 잔뜩 기대를 하면 그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잖아? 피가 마를 일이기도 하지.”

“그러게. 맞는 말이네.”

신통이 알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

흔히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 말이 사실일까?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미국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클로드 스틸이라는 미국의 심리학자가 실험을 했다. 스틸은 같은 수의 남학생과 여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시험을 보게 했다.

문제가 쉬울 때는 남녀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문제가 어려워지자 여성의 점수가 남성보다 떨어졌다.

다른 남성과 여성 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실험을 했다. 이번에는 문제지를 주기 전에 ‘이 테스트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점수가 동일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해 주었다.

그랬더니 어려운 문제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점수가 비슷하게 나왔다. 여성이 남성보다 수학을 못한다는 편견을 없앤 결과이다.

사람들은 이처럼 남이 기대하는 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속담처럼 누군가 예언을 하면 그 예언은 신통하게도 실현이 된다.

무언가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나 기대, 예측이 그 대상에게 그대로 실현되는 경향, 이것이 ‘피그말리온 효과’이다.

누군가 그렇게 예언하지 않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예언을 함으로써 예언 자체가 실현되기 때문에 이때의 예언을 ‘자기 실현적 예언’이라고 부른다.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 가운데 4분의 1 정도는 불면증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이 환자들은 ‘오늘 밤에 또 못 자면 어떻게 하나?’가 최대의 걱정이다.

그런데 밤이 되어 잠을 못 자게 될까 봐 걱정하면 자율신경계가 자극을 받기 때문에 실제로 잠이 안 온다.

12시를 넘어 새벽 1시가 되고 2시가 될수록 고통과 불안은 더 심해져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게 된다. ‘오늘도 잠을 못 잘 것이다.’ 이런 걱정이 자기 실현적 예언이 되는 셈이다.

자기 실현적 예언은 우리의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심화시킨다. 미국의 일부 백인들은 흑인들이 게으르고 폭력적이며, 무기나 마약을 소지하고 있을 확률이 백인보다 더 높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그래서 흑인들은 직장을 얻을 기회가 더 적고, 경찰들에게 더 많은 검문과 체포를 당한다.

이렇게 해서 흑인들은 더 가난해지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그 결과 사람들은 ‘역시 흑인들은 게으르고 폭력적이며 범죄를 많이 저지르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갖게 된다. 편견의 대상이 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면,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낙인이 찍힘으로 해서 더 나쁜 쪽으로 변해 가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스티그마 효과’라고 한다. 기대로 인해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피그말리온 효과와는 반대되는 효과이다.

사람은 모두 예언자의 권능을 지니고 있다. 학년 초에 처음 만나는 친구가 ‘착하고 친절할 것’이라고 믿고 기대하면 그 아이는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착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노력하면 실제로 착하고 친절한 친구가 되어 예언이 실현된다.

이것이 피그말리온 효과이다. 그러나 반대로 ‘못되고 까칠한’ 아이라고 믿고 그렇게 대하면 그 아이는 실제로 그렇게 된다. 이것은 스티그마 효과이다. 우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으면 그것은 언젠가 현실이 된다.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싶으면 긍정적인 기대를 하라. 부정적인 전망을 가지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노벨상을 수상한 아일랜드의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얻어 1913년 희곡 『피그말리온』을 썼다.

언어학자 히긴스와 피커링 대령은 사투리가 매우 심한 꽃 파는 여인 일라이자를 두고 내기를 한다. 히긴스는 일라이자의 발음을 공작부인의 수준으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고 피커링 대령은 불가능하다고 맞선다.

일라이자는 꽃 가게에 취직하려면 자신의 말투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히긴스를 찾아간다. 그녀는 히긴스의 집에 머물면서 교육을 받기로 결정한다. 몇 달이 지나고 드디어 히긴스와 피커링 대령은 내기의 승패가 걸려 있는 대사관 파티에 일라이자를 데리고 간다.

그 파티에서 일라이자는 공작부인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 그러나 히긴스의 무자비한 교육 방식에 대해 일라이자는 불만을 터뜨린다.

『피그말리온』은 1964년에 오드리 헵번 주연의 뮤지컬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로 만들어져 8개 부문에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원작과 뮤지컬은 결말이 서로 다르다. 원작에서는 신화 속 피그말리온 이야기와는 달리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뮤지컬에서는 히긴스와 일라이자가 신화에서처럼 서로 사랑에 빠진다.

버나드 쇼는 자신을 만들어 준 주인과 사랑에 빠지는 갈라테이아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 나가는 일라이자를 바랐다.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

■ 피그말리온 효과 (Pygmalion effect)

수줍은 성격에 소극적이고 사교성도 부족하던 한 젊은 여성이 있다. 그런데 주도면밀한 계획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그녀가 매우 사교적인 여성이라는 선입견을 불어 넣는다. 그러자 그 젊은 여성은 대인 관계에서 점차 자신감과 안정감을 갖게 되고 마침내 당당하고 활기찬 성격의 소유자로 탈바꿈한다. 그녀가 사교성을 갖춘 여성이라는 사람들의 생각이 사교적 행위를 유발하였던 것이다. 이렇듯 어떻게 되리라는 주변의 기대와 믿음이 영향을 끼쳐 결국 그러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이론을 자기 충족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 한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로젠탈(R. Rosenthal)과 교육학자 제이콥슨(L. Jacobson)은 이 이론을 교실에 적용하여 교육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연구의 초점은 학생의 지적 수행 능력에 대한 교사의 기대가 교육상의 자기 충족 예언으로 작용하는지의 여부를 밝히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선생님이 어떤 학생을 두고 공부를 잘할 것으로 기대하면 실제로 그 학생의 성적이 오르는지 아닌지를 살펴보려는 실험이었다. 실험 방법은 독특했다. 멕시코계 학생이 많이 다니는 중소도시의 초등학교가 실험 대상으로 선정된다. 연구자들은 학년 초에 전교생을 상대로 지능검사를 실시한다. 검사를 마치고 전체의 20%가량의 학생 명단을 교사들에게 통보한다. 이들이 앞으로 지적으로 크게 성장할 아이들이라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이 ‘특별’ 학생들은 무작위로 선정된 것이다. ‘특별’ 학생과 일반 학생 사이의 차이는 오직 교사의 마음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8개월 후 실시된 2차 검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1차 검사와 비교해서 성적이 20점 이상 향상한 학생의 비율이 일반 그룹에서는 19%인 데 비해 ‘특별’ 그룹에서는 무려 47%로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특별’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개인 지도는 물론 없었다. 단지 때가 되면 이 어린이들이 지적으로 활짝 꽃피우게 되리라는 교사의 기대와 믿음이 있었을 뿐이다. 연구자들은 추론한다. 교사의 이러한 기대와 믿음이 ‘특별’ 학생을 대하는 눈빛, 표정, 말투, 몸짓 등을 통해 은연중 표현되고, 이를 받은 학생은 자의식과 자신감 그리고 학습 동기 등에 변화를 일으켜 성적 향상에 보탬이 되었으리라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결과는, ‘특별’ 그룹의 성적에서 고학년보다 저학년이, 그리고 저소득 계층에 속하는 멕시코계 학생들의 점수가 더욱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고학년보다 학습 능력이 덜 여물어 있는 저학년 학생들이 교사의 영향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상대적으로 교사의 기대와 믿음을 받아보지 못했던 멕시코계 어린이들이 예기치 못한 선생님의 관심에 더욱 크게 반응했으리라 추정된다. 연구자들은 외모가 좀 더 멕시코 사람답게 생긴 어린이가 더 큰 반응을 보였다는 재미난 분석도 내놓는다. 평소 가장 낮게 평가받던 대상이 의외로 큰 그릇이었다는 사실에 교사가 더 크게 놀라고, 이후 더 큰 관심을 보인 결과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사람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새삼 일깨우는 대목이다.

로젠탈과 제이콥슨은 결론적으로 교사의 기대가 학생의 성적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즉 교사의 기대 수준을 높이면 학생의 성적이 향상되고, 또한 학생의 성적이 향상되면 다시 교사의 기대 수준이 높아진다는 결론이다. 그들은 “교사는 교실 안의 피그말리온”이라고 정의하며 연구를 마무리한다.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간절히 기대하고 바라던 것이 실제로 현실로 나타나 혼이 없는 조각상에 생명이 깃드는 기적이 일어났듯이,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심리학 용어는 간절한 기대가 현실을 만들어가는 힘으로 발휘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즉 마음의 힘, 정신의 힘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사람의 마음은 창조의 기적을 이룰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다. 돌덩어리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도 있고, 빈민가 처녀를 요조숙녀로 만들 수도 있다. 사람을 두고 가벼이 판단하거나 쉽게 포기할 일이 아닌 것 같다. 또한 선입견과 편견에 매몰되는 것도 경계할 일이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로젠탈과 제이콥슨의 연구 결과는 피그말리온 효과 이론을 교육학계에 회자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들은 어떤 교육 환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사의 마음이라고 주장한다. 교재, 교수법, 교육 기자재, 교실 여건 등도 훌륭한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들이지만, 그 무엇보다 학생 개개인을 대하는 교사의 마음, 즉 기대와 믿음, 그리고 사랑과 관심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다. 로젠탈과 제이콥슨은 ‘교실 안의 피그말리온’인 선생님들에게,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에서 일라이자가 부르짖는 음성을 가슴 속 깊이 새겨두라고 충고한다.

정말이지 말예요, 쉽게 눈에 띄는 것,
옷차림이라든가 말하는 습관 같은 것 말고요,
숙녀와 꽃 파는 아가씨 사이의 차이는
그 여자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있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접받는가에 있지요.

교사가 학생을 거지로 대접하는 교실에서는 거지가, 왕자로 대접하는 교실에서는 왕자가 많이 태어나리라.

[출처] 다음백과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서양 문화》

/ 2021.10.06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