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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 '꽃길' 화경(花徑) - 이행(李荇) (2021.10.11)

푸레택 2021. 10. 11. 18:51

◇ 화경(花徑) '꽃길' / 容齋(용재) 이행(李荇)

無數幽花隨分開 (무수유화수분개)
登山小徑故盤廻 (등산소경고반회)
殘香莫向東風掃 (잔향막향동풍소)
倘有閑人載酒來 (당유한인재주래)

그윽한 꽃 수없이 나름대로 피어있고
산 오르는 오솔길을 까닭없이 돌아가네
그나마 남은 향기 동풍 따라 쓸려가지 마오
혹시 한가한 이 있다면 술을 싣고 오리니

ㅡ 李荇(이행, 1478~1534) :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문장이 뛰어났으며, 글씨와 그림에도 능하였다.

■ 거제도의 상춘상념(賞春想念), 봄 경치에 대한 여러 생각 / 고영화 칼럼리스트
 
화사한 봄꽃은 참 많다. 하지만 우리 산천의 봄을 상징하는 것을 떠올리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달래를 떠올릴 것이다. 동양 문화권에서 그냥 단순한 꽃이 아니라, 우리 피에 흐르는 오래된 슬픔과 정한의 정서인 것 같다. 진달래는 한시에서 두견화라고 하는데 이는 중국전설에 기인한 것이다. 중국 촉나라의 마지막 황제 두우가 죽어서 두견새가 되었다는 것이다. 두견이는 귀촉귀촉(歸蜀)하고 우는데, 즉 자신의 나라인 촉나라로 돌아가고픈 황제의 넋이 담겨 있다. 피를 토할 때까지 울은, 두견새의 피가 꽃으로 피어난 것이 진달래꽃이다. 즉 진달래꽃은 망제(亡帝)의 원한인 것이다.

용재(容齋) 이행(李荇)은 이배된 거제도에서 1506년 2월부터 그 해 9월까지, 고절령(高絶嶺, 고자산치) 아래 가시울을 둘러친 집에서 살게 되면서 가족 친구 나라 걱정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의 소소한 것들을 소재로 하여, 짧은 7개월간의 거제 유배생활중, 약 170편(각종산문 포함)의 유배작품을 남겼으며, 또한 당시의 거제 지명 지리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기록을 남겨 거제도 역사의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거제도 유배는 1912년까지 약 800년간 이어졌는데 거제도 유배문학과 지리에 큰 기여를 하신 분 중에 한 분이다. 그의 시를 읽으면서 500년 전 우리 거제도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행(李荇)선생은 1506년 봄날 거제시 상문동 문동저수지 內, 시냇가를 걷다가, 진달래를 꺾어 오는 사람을 보니 꽃이 초췌하여 가련했다. 우연히 이 꽃을 머리에 꽂아 보고 감회가 일어 아래 한시를 지었다.

1) 두견화(杜鵑花) / 이행(李荇) 거제시 상문동 1506년 봄철

三月旣云盡 삼월도 이미 다 가는 터라
餘花猶粲然 곱게도 피어 있는 많은 꽃들
色深西子頰 그 빛이 미인의 뺨보다도 곱고
香壓逐臣顚 향기는 쫓겨난 신하 머리 누른다
造物元非薄 조물주는 원래 박정하지 않건만
人情強作憐 인정은 애써 불쌍한 맘 일으키네
東風莫相迫 동풍아 이 꽃을 괴롭히지 말거라
更爲醉溪邊 다시금 시냇가에서 술에 취하노라

2) 화경(花徑) 꽃길 / 이행(李荇) 거제시 상문동 1506년 봄철

상문동 꾸불꾸불 소요동 산길을 거닐다 보니, 이름 없는 봄꽃들이 화려하게 피어있다. 벗들과 함께 꽃향기에 취해 타향살이 외로움 달래볼까? 애타는 마음을 담았다.

無數幽花隨分開 무수한 이름 없는 꽃 저마다 피어있고
登山小逕故盤廻 산 오르는 작은 길은 짐짓 구부러져 있네
殘香莫向東風掃 봄바람아 남은 꽃향기 향해 쓸지 말아라
倘有閑人載酒來 혹 한가한 사람 술 가지고 올지도 모르니

글=고영화 칼럼리스트

/ 2021.10.11 옮겨 적음

https://blog.daum.net/mulpure/15857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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