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읽기] 「까치소리」 김동리 (2020.02.05) ● 까치 소리 / 김동리 단골 서점에서 신간을 뒤적이다 「나의 생명을 물려 다오」하는 얄팍한 책자에 눈길이 멎었다. '살인자의 수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생명을 물려준다, 이것이 무슨 뜻일까. 나는 무심코 그 책자를 집어 들어 첫 장을 펼쳐 보았다. '책머리에'라는 서문에 해당하..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05
[소설읽기] 「등신불」 김동리 (2020.02.05) ● 등신불(等身佛) / 김동리 등신불(等身佛)은 양자강(楊子江) 북쪽에 있는 정원사(淨願寺)의 금불각(金佛閣) 속에 안치되어 있는 불상(佛像)의 이름이다. 등신금불(等身金佛) 또는 그냥 금불이라고도 불렀다. 그러니까 나는 이 등신불, 등신금불로 불리어지는 불상에 대해 보고 듣고 한 그..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05
[소설읽기] 「무녀도」 김동리 (2020.02.05) ● 무녀도(巫女圖) / 김동리 뒤에 물러 누운 어둑어둑한 산, 앞으로 질펀히 흘러내리는 검은 강물, 산마루로 들판으로 검은 강물 위로 모두 쏟아져 내릴 듯한 파아란 별들, 바야흐로 숨이 고비에 찬 이슥한 밤중이다. 강가 모랫벌엔 큰 차일을 치고, 차일 속엔 마을 여인들이 자욱히 앉아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05
[소설읽기] 「가자, 우리의 둥지로」 윤정모 (2020.01.31) ● 가자, 우리의 둥지로 / 윤정모 녀석은 탁자에 이마를 박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는 잔과 술병을 놓고 소리가 나게 위스키를 따랐다. 그래도 녀석은 얼굴을 들지 않았다. 술 한잔이면 정신이 나겠다더니 어째 기척이 없을까. 머리가 벗겨져 민 듯한 속살이 보이는 녀석의 정수리엔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1.31
[소설읽기] 「분례기」 방영웅 (2020.01.31) ● 분례기 / 방영웅 제 1부 전불(典佛)에서 수철리(水鐵里)를 넘어가는 계곡을 따라 냇물이 은빛을 발하며 흘러내린다. 어떻게 보면 살얼음이 앉은 것도 같고 어떻게 보면 아침 햇살을 받아 그렇게 빛나는 것도 같다. 계곡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냇물은 조용히 흘러내린다. 골짜기에 죽..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1.31
[소설읽기] 「지붕」 최창학 (2020.01.29) ● 지붕 / 최창학 이상한 일이었다. 죽어 저세상에 가면서도 가능하면 한겨울의 강추위는 피해 가자는 것일까. 날씨가 풀리면서 죽는 식구들이 더 많았다. 아직 추위가 완전히 가신 건 아니나 우선 햇살과 바람이 한겨울의 그것과는 분명히 달랐다. 그래서 그런지 사흘이 멀다 하고 죽는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1.29
[소설읽기] 「학자의 황혼」 최창학 (2020.01.29) ● 학자의 황혼 / 최창학 아마 세상이 점차 콘크리트화해 가고, 거기에 따라 사람들의 의식 또한 메마를 대로 메말라 간다고 생각되어서였을 것이다. 한때 신문이며 잡지며 방송에서 서로 다투듯이 전원(田園) 캠페인을 벌인 일이 있었다. 전원이라는 낱말이 들어가는 갖가지 제목으로 시..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1.29
[소설읽기] 「심야의 정담」 신상웅 (2020.01.28) ● 심야의 정담(鼎談) / 신상웅 서장(序章) 국립묘지, 이 어마어마하게 넓은 묘역(墓域)에 묻힌 영혼의 숫자는 과연 얼마나 되는 것일까. 이 땅이 한 민족의 영욕(榮辱)을 침묵 속에 말하고 있는 자리일까. 아니 그보다도 저들은 분명코 할당받은 스스로의 유택(幽宅)에 누워 평안히 잠들고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1.28
[소설읽기] 「무사와 악사」 홍성원 (2020.01.14) ● 무사와 악사 / 홍성원 김기범(金基範)이 죽었다. 58세. 사망 시간은 4일 오후 8시로 되어 있고, 사인(死因)은 교통사고에 의한 뇌진탕으로 되어 있다. 시체는 사고 조사차 현재 S병원의 시체 안치실에 보관되어 있다. 사망 소식을 알려 온 사람은 대동피혁(大同皮革)의 젊은 사장인, 박채..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1.14
[소설읽기] 「전야제」서기원 (2019.12.16) ● 전야제 / 서기원 제1장 장작을 높이 쌓아 올린 트럭 위에 방한모로 얼굴을 가린 두 병사가 타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둥을 맞대고 다리를 앞으로 뻗쳐 겨우 차에서 굴러 떨어지지 않을 균형을 부지하고 있었다. 외투를 입었다기보다는 차라리 짐짝으로 포장된 것이었다. "이..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19.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