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책] 「풍란」 이병기 (2020.03.30) ● 풍란(風蘭) / 이병기 나는 난(蘭)을 기른 지 20여 년, 20여 종으로 30여 분(盆)까지 두었다. 동네 사람들은 나의 집을 화초집이라기도 하고, 난초 병원이라기도 한다. 화초 가운데 난이 가장 기르기 어렵다. 난을 달라는 이는 많으나, 잘 기르는 이는 드물다. 난을 나누어가면 죽이지 않으면..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3.30
[수필산책] 「화초」 이효석 (2020.03.30) ● 화초(花草) / 이효석 꽃가게에서 꽃을 사들고 거리를 걸으면 길 가던 사람들이 누구나 다 그 꽃묶음을 부럽게 바라본다. 나는 사람들의 그 눈치를 아는 까닭에 꽃을 살 때에는 반드시 넓은 종이에 묶음을 몽땅 깊게 싸도록 꽃주인에게 몇 번이고 거듭 청한다. 그러나 요사이는 종이가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3.30
[수필산책] 「그믐달」 나도향 (2020.03.30) ● 그믐달 / 나도향 나는 그믐달을 몹시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해하여 감히 손을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버리는 초생달은 세상을 후려삼키려는 독부(毒婦)가 아니..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3.30
[시조감상] 까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 박팽년,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길재 (2020.03.08) ● 우리 시조(時調)를 찾아서 까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 야광명월(夜光明月)이 밤인들 어두우랴 님 향한 일편단심(一片丹心)이야 고칠 줄이 있으랴. / 박팽년(朴彭年) 세조는 끝까지 박팽년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했다. 박팽년의 재주가 아까워서였다. ‘까마귀가 눈비 맞는다 해..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3.08
[시조감상] 우국충정의 옛시조,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눈 맞아 굽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턴고 (2020.02.27) ● 우국충정(憂國衷情)의 옛시조 모음 가노라 삼각산(三角山)아 다시 보자 한강수(漢江水)야 고국산천(故國山川)을 떠나고쟈 하랴마는 김상헌시절(時節)이 하 수상(殊常)하니 올동말동하여라 / 철령(鐵領) 높은 재에 자고 가는 저 구름아, 고신(孤臣) 원루(寃淚)를 비 삼아 실어다가 임 계..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27
[소설읽기]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이제하 (2020.02.19) ●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 이제하 계해년(癸亥 : 1983)이 저물던 12월 중순 해질 무렵에 있었던 일이다. 물치 삼거리에 잠깐 선 속초 시내버스에서 몇 사람이 내렸다. 방한 점퍼들을 여미고 벙거지에 륙색을 메거나 세면도구용 가방을 달랑 손에 든 사내 서넛은 산행(山行)길인 듯,..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19
[소설읽기] 「무정」 이광수 (2020.02.19) ● 무정 / 이광수 경성학교 영어 교사 이형식은 오후 두시 사년급 영어 시간을 마치고 내려쪼이는 유월 볕에 땀을 흘리면서 안동 김장로의 집으로 간다. 김장로의 딸 선형(善馨)이가 명년 미국 유학을 가기 위하여 영어를 준비할 차로 이형식을 매일 한 시간씩 가정교사로 고빙하여 오늘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19
[소설읽기] 「창백한 달」 송병수 (2020.02.10) ● 창백한 달 / 송병수 이른 아침이다. 아래층에서 전축을 요란하게 틀어 댄다. 딸 옥주의 짓이다. 신들린 무당의 푸닥거리 같은 팝송가락이 온통 집안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ㅡ 슈가, 오호 호니 호니… 톰 존스라나 누구인지는 어정쩡하지만 참 지랄 같은 노래다. 도무지 시끄러워 견딜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10
[소설읽기] 「쑈리 킴」 송병수 (2020.02.08) ● 쇼리 킴 / 송병수 바로 언덕 위, 하필 길목에 벼락맞은 고목나무(가지는 썩어 없어지고 꺼멓게 그을린 밑둥만 엉성히 버틴 나무)가 서 있어 대낮에도 이 앞을 지나기가 께름하다. 하지만 이 나무 기둥에다 총 쏘기나 칼 던지기를 하기는 십상이다. 양키들은 그런 장난을 곧잘 한다. 쑈리..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08
[소설읽기] 「독목교」 곽학송 (2020.02.07) ● 독목교(獨木橋) / 곽학송 주야 연 사흘, 백 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내고 점령한 고지를 그대로 도로 적의 손에 넘겨 주는 것이 지휘관으로선 여간 괴로운 노릇이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승산이 없는 전투를 작명[作戰命令]을 무시하면서까지 계속하자는 중대장 이덕호 중위의 의도를 영수..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