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명작수필] 「아낌없이 주는나무」 쉘 실버스타인 (2020.04.07)

●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쉘 실버스타인 옛날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년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매일같이 나무에게로 와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한 잎 두 잎 주워 모았습니다. 그러고는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 숲속의 왕자 노릇을..

[명작수필] 「페이터의 산문」 이양하 (2020.04.07)

● 페이터의 산문(散文) / 이양하(李敭河) 만일 나의 애독(愛讀)하는 서적을 제한(制限)하여 이삼 권(二三卷) 내지 사오 권(四五卷)만을 들라면, 나는 그 중의 하나로 옛날 로마의 철학자(哲學者), 황제(皇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冥想錄)을 들기를 주저하지 아니하겠다. 혹은 ..

[명작수필] 「면학의 서」 양주동 (2020.04.07)

● 양주동 / 면학(勉學)의 서(書) 독서(讀書)의 즐거움! 이에 대해서는 이미 동서(東西) 전배(前輩)들의 무수(無數)한 언급(言及)이 있으니, 다시 무엇을 덧붙이랴. 좀 과장(課長)하여 말한다면, 그야말로 맹자(孟子)의 인생 삼락(人生三樂)에 모름지기 '독서(讀書), 면학(勉學)'의 제 4일락(第..

[명작수필] 「달밤」 윤오영 (2020.04.06)

■ 달밤 / 윤오영 내가 잠시 낙향(落鄕)해서 있었을 때 일. 어느 날 밤이었다. 달이 몹시 밝았다. 서울서 이사 온 윗마을 김 군을 찾아갔다. 대문은 깊이 잠겨 있고 주위는 고요했다. 나는 밖에서 혼자 머뭇거리다가 대문을 흔들지 않고 그대로 돌아섰다. 어느 날 밤, 김 군을 못 만나고 돌아오는 길 맞은편 집 사랑 툇마루엔 웬 노인이 한 분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달을 보고 있었다. 나는 걸음을 그리로 옮겼다. 그는 내가 가까이 가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아니했다. “좀 쉬어 가겠습니다.” 하며 걸터앉았다. 그는 이웃 사람이 아닌 것을 알자, “아랫마을서 오셨소?” 하고 물었다. “네, 달이 하도 밝기에…….” “음! 참 밝소.” 허연 수염을 쓰다듬었다. 두 사람은 각각 말이 없었다. 푸른 하늘은 먼 마을에..

[명작수필] 「부끄러움」, 「마고자」, 「박사장의 하루」 윤오영 (2020.04.06)

● 부끄러움 / 윤오영 고개 마루턱에 방석소나무가 하나 서 있었다. 애까지 오면 거진 다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이 마루턱에서 보면 야트막한 산 밑에 올망졸망 초가집들이 들어선 마을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넓은 마당 집이 내진외가로 아저씨뻘 되는 분의 집이다. 아는 여..

[명시감상] 노랑제비꽃 반칠환. 풀잎 박성룡, 민들레와 개나리 서흥관 (2020.04.05)

● 노랑제비꽃 / 반칠환 노랑제비꽃 하나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제비꽃 화분이다 ● 민들레와 개나리 / 서흥관 어떤 엄마가 영재 교육 그림책을 펴 놓고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 "이건 민들레!" "이건 개나리!" 의자 바로 밑에는 민들레가 ..

[명시감상] 조팝나무 김종익, 방동사니 김승기, 물푸레나무의 사랑 김병춘 (2020.04.05)

● 조팝나무 꽃 / 김종익 식장산 한적한 계곡 오르다가 조팝나무 하얗게 핀 군락 만나 왈칵 눈물나도록 반가웠다 어린 시절 누나 등에 업혀 오르내리던 언덕 길에 반겨주던 꽃 오랜만에 만난 누나인 듯 어루만지며 서로 안부 물었다 조밥도 배부르게 먹지 못하던 시절 그 누나 조팝나무꽃..

[명시감상] 안부 김시천, 행복 나태주, 잘 지내고 있어요 목필균, 늙어가는 길 윤석구 (2020.04.05)

● 안부 / 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