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쉘 실버스타인
옛날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년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매일같이
나무에게로 와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한 잎 두 잎
주워 모았습니다.
그러고는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
숲속의 왕자 노릇을 했습니다.
소년은 나뭇줄기를 기어올라가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그리고 사과도 따먹곤 했습니다.
나무와 소년은 숨바꼭질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소년은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를 무척 사랑했고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은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소년도 점점 나이가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홀로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나무를 찾아갔을 때
나무가 말했습니다.
"얘야, 내 줄기를 타고 기어올라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먹고 그늘에서 놀면서 즐겁게 지내자."
"나는 이제 나무에 올라가 놀기에는 다 커 버렸는걸. 나는 물건을 사고 신나게 놀고 싶단 말야. 그리고 돈이 필요하고. 나에게 돈을 좀 줄 수 없겠어?" 하고 소년이 대꾸했습니다.
"미안하지만, 내겐 돈이 없는데."
나무가 말했습니다.
"내겐 나뭇잎과 사과밖엔 없어. 얘야, 내 사과를 따다가 도회지에서 팔지 그래. 그러면 돈이 생길 게고, 너는 행복해질 게고."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 위로 올라가
사과를 따서는 가지고 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그래서 나무는 슬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돌아왔습니다.
나무는 기쁨에 넘쳐 몸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얘야, 내 줄기를 타고 기어올라와서
가지에 매달려 그내도 뛰고 즐겁게 지내자."
"나는 나무에 올라갈 만큼 한가하질 않아. 결혼도 해야겠고, 아이도 있었으면 해. 그래서 집이 필요해. 나에게 집을 줄 수 없겠니?"
"나는 집을 가지고 있지 않아. 내 집은 바로 이 숲이거든. 아, 그래. 너는 내 가지들을 잘라서 집을 지으면 되겠구나. 그러면 넌 행복해질거야."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의 가지들을 베어서는
자기의 집을 지으러 가지고 갔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이 돌아왔을 때
나무는 너무 너무 기뻐서 거의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얘야, 어서 와. 나랑 놀자."
나무는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나는 놀기에는 너무 지쳤어. 나를 멀리 데려가 줄 배가 있으면 해. 나에게 배를 줄 수 없겠니?"
"내 줄기를 잘라서 배를 만들어. 그러면 너는 멀리 떠날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소년은 나무의 몸통을 싹독 잘랐습니다.
그리고 배를 만들어 타고 멀리 떠나갔습니다.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소년이 할아버지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얘야, 미안하다. 이제는 너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사과도 없고."
"이빨이 나빠서 사과를 먹을 수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내게는 이제 가지도 없으니 네가 그네를 뛸 수도 없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내를 뛰기에는 나는 이제 너무 늙었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내게는 줄기마저 없으니 네가 기어오를 수도 없고..."
"나는 기운이 없어서 기어오를 수도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나무가 한숨 쉬며 대답하기를
"미안해, 무언가 너에게 주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내게 남은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단 말야. 나는 다만 늙어 버린 나무 밑둥일 뿐이야, 미안해..."
"이제 나는 더이상 필요한 것이 없어. 앉아서 쉴 조용한 곳이나 있었으면 좋겠어. 나는 몹시 피곤해."
"아! 그래." 하며 굽은 몸뚱이를 애써 펴면서
나무가 말했습니다
"자, 앉아서 쉬기에는 늙은 나무 밑동이 그만이야. 이리로 와서 앉아 앉아서 쉬어."
할아버지가 된 소년은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끝-
[원문]
♤ The Giving Tree by Shel Silverstein
Once there was a tree... and she loved a little boy.
And everyday he would come
and he would gather her leaves
and make them into crowns and play king of the forest.
He would climb up her trunk and swing her branches
and eat apples.
And they would play hide-and-go-seek.
And when he was tired,
he would sleep in her shade.
And the boy loved the tree... very much.
And the tree was happy.
But time went by.
And the boy grew older.
And the tree was often alone.
Then one day the boy came to tree and tree said.
"Come, Boy, come and climb up my trunk
and swing from my branches
and eat apples
and play in my shade
and be happy."
"I am too big and to climb and play."
said the boy.
"I want to buy things and have fun.
I want some money.
Can you give me some money?"
"I'm sorry, " said the tree,
"but I have no money.
I have only leaves and apples.
Take my apples, Boy,
and sell them in the city.
Then you will have money
and you will be happy."
And so the boy climebed up the tree
and garhered her apples
and carried them away.
And the the tree was happy.
But the boy stayed away for a long time...
and the tree was sad.
And then one day the boy came back
and the tree shook with joy and she said,
"Come, Boy, climb up my trunk
and swing from my branches
and be happy."
"I'm too busy to climb trees, " said the boy.
"I want a house keep me warm, " he said.
"I want a wife and I want children, so I need a house.
Can you give me a house?"
"I have no house, " said the tree.
"The forest is my house,
but you may cut off my branches and build a house.
Then you will be happy."
And so the boy cut off her branches
and carried them away to build his house.
And the tree was happy.
But the boy stayed away for a long time.
And when he came back,
the tree was so happy she could hardly speak.
"Come, Boy, " she whispered, "come and play."
"I am too old and sad to play, " said the boy.
"I want a boat that will take me far away from here.
Can you give me a boat?"
"Cut down my trunk and make a boat, " said the tree.
"Then you can sail away...
and be happy."
And so the boy cut down her trunk and made a boat
and sailed away.
And tree was happy...
but not really.
And after a long time the boy came back again.
"I am sorry, Boy, " said the tree,
"but I have nothing left to give you---
My apples are gone."
"My teeth are too weak for apples, " said the boy.
"My branches are gone, " said the tree.
"You can not swing on them---"
"I am too old to swing on branches, " said the boy.
"My trunk is gone." said the tree,
"you cannot climb---"
"I am too tired to climb, " said the boy.
"I am sorry," sighed the tree.
"I wish that I could give you something...
but I have nothing left.
I am just an old stump. I am sorry..."
"I don't need very much now, " said the boy,
"just a quiet place to sit and rest. I am very tired."
"Well, " said the tree, straightening herself up as much as she could,
"well, an old stump is good for sitting and resting.
Come, Boy, sit down. Sit down and rest."
And the boy did.
And the tree was happy.
/ 쉘 실버스타인 (글.그림)
1932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동화작가로서, 일러스트레이터, 시인, 작사가, 작곡가의 역할을 겸비하고 있다. 50년대 한국전쟁에 참전해 미군 소식지인 성조지에 만평을 그리기도 했다. 그의 작품에는 시적인 문장과 함께 풍부한 해학과 번뜩이는 기지가 녹아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 그린 아름다운 그림들은 글의 재미와 감동을 한껏 더해 준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더불어 소중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수많은 작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다락방의 불빛>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 <떨어진 한 조각 커다란 동그라미를 만나> 등이 대표작이다. 1999년 5월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 2020.04.07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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