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명시감상] 양지꽃, 조개나물꽃, 돌단풍, 벼랑에 피는 희망 돌단풍 백승훈 시인 (2020.04.30)

● 양지꽃 / 백승훈 시인 순백의 꽃빛에 홀려 백목련 꽃나무에게로 다가서다가 문득 발 밑을 보니 노랑노랑 양지꽃 다보록이 눈부시게 피었습니다 크고 화려한 꽃도 어여쁘지만 작고 소박한 저도 사랑스럽지 않냐는 듯 노랑노랑 양지꽃이 사월의 노란 봄볕 아래 옹기종기 모여 피었습니..

[명시감상] 담쟁이 오지연, 담쟁이덩굴 손광세, 담쟁이 홍수희, 봄날은 간다 손로원 (2020.04.28)

● 담쟁이 / 오지연 준이네가 떠난 빈 집 담벼락 위로 초록 도롱뇽 한 마리가 푸른 혀를 낼름거리며 꿈틀꿈틀 올라갑니다 앞다리를 쑥쑥 뻗으며 뒷다리를 쭉쭉 뻗으며 바람이 불 때마다 초록빛 비늘이 출렁대며 반짝입니다 슬금슬금 천천히 천천히 하루하루 커지던 푸른 몸이 어느새 흰 ..

[명시감상] 우리나라 풀이름 외기 송수권, 오월이 돌아오면 신석정, 결혼에 대하여 정호승 (2020.04.28)

● 우리나라 풀이름 외기 / 송수권 봄날에 날풀들 돋아오니 눈물난다 쇠뜨기풀 진드기풀 말똥가리풀 여우각시풀들 이 나라에 참으로 풀들의 이름은 많다 쑥부쟁이 엉겅퀴 달개비 개망초 냉이 족두리꽃 물곶이 앉은뱅이 도둑놈각시풀들 조선총독부 식물도감을 펼치니 구황식(救荒食)의 ..

[명시감상] 민들레 최동현, 봄꽃을 보니 김시천, 살구꽃 문신 (2020.04.28)

● 민들레 / 최동현 먼 산엔 아직 바람이 찬데 가느다란 햇살이 비치는 시멘트 층계 사이에 노란 꽃이 피었다. 나는 배고픈 것도 잊어버리고 잠시 황홀한 생각에 잠긴다 무슨 모진 그리움들이 이렇게 고운 꽃이 되는 것일까 모진 세월 다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살아온 나를 이렇듯 정신없..

[명시감상] 꽃피는, 삼천리 금수강산 황동규, 봄날은 간다 정일근, 봄날은 간다 기형도, 고향만리 조명섭, 미사의 노래 조명섭 (2020.04.26)

● 꽃피는, 삼천리 금수강산 / 황동규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미아리 점쟁이집 고갯길에 피었습니다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파주 인천 서부전선 능선마다 피었습니다 백목련꽃이 피었습니다 방배동 부잣집 철책담 위로 피었습니다 철쭉꽃이피었습니다 지리산 노고단 상상봉 구름 밑에 ..

[명시감상] 그렇게 살아라 이봉우, 라일락 정연복 (2020.04.24)

● 그렇게 살아라 / 이봉우 봄날 같이 살아라 ​ 때 되면 찾아오고 다시 지나가리니 있는 대로 오는 대로 가는 대로 그렇게 살아라 피고 지는 꽃처럼 흘러가는 강물처럼 ● 라일락 / 정연복 봄이 한창인 4월이나 5월 늦봄 가지런히 균형 잡힌 네 개의 잎 하양이나 연보라, 진보라의 다채로..

[명시감상] 진달래 이오덕,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들길에 풀꽃 하나 심었습니다 배월선 (2020.04.22)

● 진달래 / 이오덕 이즈러진 초가집들이 깔려 있는 골짝이면 나무꾼의 슬픈 산타령이 울리는 고개이면 너는 어디든지 피었었다 진달래야 너는 그리도 이 땅이 좋더냐 아무 것도 남지 않은 헐벗은 강산이 그리도 좋더냐? 찬바람 불고 먼지 나는 산마다 골짝마다 왼통 붉게 꾸며 놓고 이른..

[명시감상] 새와 산, 꽃밭과 순이, 이 비 개면, 진달래, 아이들한테서 배워야 한다 이오덕 (2020.04.22)

● 새와 산 / 이오덕 새 한 마리 하늘을 난다 저쪽 산이 어서 오라고 부른다 어머니 품에 안기려는 아기같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날아가는구나 ● 꽃밭과 순이 / 이오덕 분이는 다알리아가 제일 곱다고 한다 식이는 칸나가 제일이라고 한다 복수는 백일홍이 맘에 든단다 그러나 순이..

[명시감상] 청혼 조기영 시인, 고민정 당선인을 울린 가난한 시인의 청혼시(詩) (2020.04.20)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당선인의 남편 조기영 시인이 쓴 청혼시(詩)가 재조명받고 있다. 조 시인은 고 당선인과 결혼 전 희귀병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어, 고 당선인에게 이별을 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 당선인은 조 시인의 이별을 거절하고 계속 만남을 이어갔..

[명시감상] 감나무 있는 동네 이오덕, 충족되지 않은 상태의 즐거움 정현종, 청혼 조기영 (2020.04.20)

● 감나무 있는 동네 / 이오덕 어머니, 오월이 왔어요 집마다 감나무 서 있는 고향 같은 동네에서 살아갑시다 연둣빛 잎사귀 눈부신 뜰마다 햇빛이 샘물처럼 고여 넘치면 철쭉꽃 지는 언덕 진종일 뻐꾸기 소리 들려오고 마을 한쪽 조그만 초가 먼 하늘 바라뵈는 우리 집 뜰에 앉아 어디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