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에게 / 공광규 파주, 너를 생각하니까 임진강변 군대 간 아들 면회하고 오던 길이 생각나는군 논바닥에서 모이를 줍던 철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라 나를 비웃듯 철책 선을 훌쩍 넘어가 버리던 그러더니 나를 놀리듯 철책 선을 훌쩍 넘어오던 새떼들이 새떼들은 파주에서 일산도 와보고 개성도 가보겠지 거기만 가겠어 전라도 경상도를 거쳐 일본과 지나반도까지 가겠지 거기만 가겠어 황해도 평안도를 거쳐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도 가겠지 그러면서 비웃겠지 놀리겠지 저 한심한 바보들 자기 국토에 수십 년 가시 철책을 두르고 있는 바보들 얼마나 아픈지 자기 허리에 가시 철책을 두르고 있어 보라지 이러면서 새떼들은 세계만방에 소문내겠지 한반도에는 바보 정말 바보들이 모여 산다고 파주, 너를 생각하니까 철책선 주변 들판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