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감상] '풀꽃과 놀다' 나태주, '화초와 잡초 사이' 복효근, '쑥부쟁이 피었구나 언덕에' 이준관,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이현주 (2019.04.19)
■ 풀꽃과 놀다 / 나태주 그대 만약 스스로 조그만 사람, 가난한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풀밭에 나아가 풀꽃을 만나 보시라 그대 만약 스스로 인생의 실패자, 낙오자라 여겨진다면 풀꽃과 눈을 포개 보시라 풀꽃이 그대를 향해 웃어줄 것이다 조금씩 풀꽃의 웃음과 풀꽃의 생각이 그대 것으로 바뀔 것이다 그대 부디 지금, 인생한테 휴가를 얻어 들판에서 풀꽃과 즐겁게 놀고 있는 중이라 생각해 보시라 그대의 인생도 천천히 아름다운 인생 향기로운 인생으로 바뀌게 됨을 알게 될 것이다 ■ 쑥부쟁이 피었구나, 언덕에 / 이준관 쑥부쟁이 피었구나, 언덕에 쑥부쟁이야, 너를 보니 모두들 소식이 궁금하구나 늙은 어머니의 마른 젖꼭지를 파고들던 달빛은 잘 있는가 전봇대에 오줌을 갈기던 개는 달을 보고 걸걸걸 잘 짖어대는가 해거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