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명시감상]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희성, 다시 목련 김광균, 목련 후기 복효근, 성탄제 김종길 (2019.04.18)

●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

[명시감상] 낙화(落花) 조지훈, 낙화 이형기, 당신은 누구십니까 권경업, 기다림 하나쯤 품고 사는 것도 권경업 (2019.04.18)

● 낙화(落花)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珠簾)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歸蜀道)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

[명시감상]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내가 백석이 되어,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이생진, 나타샤에게 안도현 (2019.04.17)

☆ 백석과 김영한의 사랑 이야기 ● 백석, 내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는 이름 / 김영한 내 나이 어언 일흔 셋 함께 살던 그 시절의 추억은 내 생의 전부 내 가슴 속의 그리움은 쏟으려 해도 쏟기지 않는 물병 서러움만 저절로 쏟아져 나온다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

[명시감상] 호수 김동명, 플라타너스 김현승, 선운사에서 최영미 (2019.04.16)

● 호수(湖水) / 김동명 여보, 우리가 만일(萬一) 저 호수(湖水)처럼 깊고 고요한 마음을 지닐 수 있다면 별들은 반딧불처럼 날아와 우리의 가슴 속에 빠져주겠지 또, 우리가 만일(萬一) 저 호수(湖水)처럼 맑고 그윽한 가슴을 가질 수 있다면 비애(悲哀)도 아름다운 물새처럼 조용히 우리의..

[명시감상]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개망초 꽃 안도현, 그 때 정맹규 (2019.04.16)

●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金顯承)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달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

[명시감상] 벚꽃을 보고 느낌이 일어 한용운, 살구꽃 핀 마을 이호우, 4월 한승주, 수선화에게 정호승 (2019.04.16)

● 見櫻花有感(견앵화유감) 벚꽃을 보고 느낌이 일어 / 韓龍雲(한용운) ​昨冬雪如花 今春花如雪 (작동설여화 금춘화여설) 雪花共非眞 如何心欲裂 (설화공비진 여하심욕렬) 지난 겨울 내린 눈이 꽃과 같더니 이 봄엔 꽃이 되려 눈과 같구나 눈도 꽃도 참 아님을 뻔히 알면서 왜 이리도 내 ..

[명시감상] 벚꽃을 보고 느낌이 일어 한용운,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이기철, 벚꽃 그녀에게, 벚꽃나무 유홍준 (2019.04.13)

● '고양 독립운동가의 길 함께걷기'에 참가하여 호수공원 벚꽃길을 걷다 (2019.04.13) '고양 독립운동가의 길 함께 걷기'에 참가하여 일산 호수공원 벚꽃 길을 걷다. 봄날은 가슴 설레도록 아름답다. 발길 닿는 곳, 눈길 머무르는 곳 어디든 봄은 무르익는다. 그러나 봄날은 간다. 세월도 흐..

[명시감상] 애기똥풀 안도현, 조팝나무 김종익, 방동사니 김승기, 물푸레나무의 사랑 나병춘 (2019.04.12)

● 애기똥풀 / 안도현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 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 코딱지 같은 어여쁜 꽃 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 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

[명시감상] 잘 지내고 있어요 목필균, 행복 나태주, 안부 김시천,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2019.04.12)

● 잘 지내고 있어요 / 목필균 그리움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묻게 한다. 물음표를 붙이며 안부를 묻는 말 메아리 없는 그리움이다. 사랑은 어둠 속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전하게 한다. 온점을 찍으면 안부를 전하는 말 주소 없는 사랑이다. 안부가 궁금한 것인지 안..

[명시감상] 감나무가 있는 동네 이오덕, 오월이 돌아오면 신석정, 오월의 그늘 김현승 (2019.04.03)

● 감나무 있는 동네 / 이오덕 어머니, 오월이 왔어요 집마다 감나무 서 있는 고향 같은 동네에서 살아갑시다 연둣빛 잎사귀 눈부신 뜰마다 햇빛이 샘물처럼 고여 넘치면 철쭉꽃 지는 언덕 진종일 뻐꾸기 소리 들려오고 마을 한쪽 조그만 초가 먼 하늘 바라뵈는 우리 집 뜰에 앉아 어디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