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지내고 있어요 / 목필균
그리움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묻게 한다.
물음표를 붙이며
안부를 묻는 말
메아리 없는 그리움이다.
사랑은 어둠 속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전하게 한다.
온점을 찍으면
안부를 전하는 말
주소 없는 사랑이다.
안부가 궁금한 것인지
안부를 전하고 싶은건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묻고 싶다가
잘 지내고 있어요.
전하고 싶다.
● 행복 /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 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 안부 / 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시감상] 벚꽃을 보고 느낌이 일어 한용운,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이기철, 벚꽃 그녀에게, 벚꽃나무 유홍준 (2019.04.13) (0) | 2019.04.13 |
---|---|
[명시감상] 애기똥풀 안도현, 조팝나무 김종익, 방동사니 김승기, 물푸레나무의 사랑 나병춘 (2019.04.12) (0) | 2019.04.12 |
[명시감상] 감나무가 있는 동네 이오덕, 오월이 돌아오면 신석정, 오월의 그늘 김현승 (2019.04.03) (0) | 2019.04.03 |
[명시감상] 풀 김수영, 눈물 김현승, 달팽이 권갑하,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 (2019.04.03) (0) | 2019.04.03 |
[명시감상]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2019.04.03) (0) | 2019.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