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나의 카톡 메시지 배경사진 모음
●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더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눈물 / 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져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 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 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
이 시는 김현승 시인이 아들을 잃은
슬픔을 기독교의 신앙으로 극복하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던
시인은 어느 순간 눈물이야말로 인간적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인간이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 담쟁이 / 권갑하
삶은
가파른 벽을
온 몸으로 오르는 것
무성한
잎을 드리워
속내를 숨기는 것
비워도
돋은 슬픔은
벽화로 그려낼 뿐
●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 <대마중국어> '따뜻한 말 한마디'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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