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명시감상] 새나라 송(頌), 길, 금붕어, 바다와 나비 김기림 (2019.08.15)

● 새나라 송(頌) / 김기림 거리로 마을로 산으로 골짜구니로 이어가는 전선은 새 나라의 신경 이름 없는 나루 외따른 동리일망정 빠진 곳 하나 없이 기름과 피 골고루 돌아 다사론 땅이 되라 어린 기사(技師)들 어서 자라나 굴뚝마다 우리들의 검은 꽃묶음 연기를 올리자 김빠진 공장마다..

[명시감상] 그날이 오면 오오 조선의 남아여 심훈,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 일본 여행 안 가기, 일본 제품 안 사기 (2019.08.14)

● 그날이 오면 / 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

[명시감상]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나딘, 나이가 들면 최정재,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다이아나 (2019.08.13)

● 나이가 들면 / 최정재 나이가 들면 아는 게 많아질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알고 싶은 게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이해될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해하려 애써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어른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른으로 보이기 위해 ..

[명시감상] 8월의 시 오세영, 8월 한낮 박인걸, 8월에는 최홍윤, 8월은 성백군 (2019.08.01)

● 8월의 시 /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

[명시감상] 무엇이 성공인가, 만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2019.07.31)

● 무엇이 성공인가 / 랄프 왈도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

[명시감상] 인생과 같다-하루살이 이생진, 게으름 연습 나태주, 쑥부쟁이 사랑 정일근, 인생의 벗이 그리워질 때 이채 (2019.07.16)

● 인생과 같다-하루살이 / 이생진 인생은 초로(草露) 초로 같은 인생(人生) 하듯이 하루살이도 그렇게 말했다 'Ephemera'라는 학명은 희랍어로 짧은 생명이라는 말이다 만일 지금이라도 조물주가 하루살이에게 무엇이 되겠느냐고 다시 묻는다면 하루살이가 되겠다고 하지 않을 거다 조물주..

[명시감상] 산다는 것은 기다림과 여행하는 것 김정한,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조병화,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2019.07.16)

● 산다는 것은 기다림과 여행하는 것이다 / 김정한 산다는 것은 무언가를 끝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눈을 뜨면 인터넷으로 메일도 확인하고 아직 잉크냄새가 진하게 베어 있는 새벽 신문부터 세금고지서, 사랑하는 사람 미운 사람과의 만남부터 이별까지를 기다려야 한다. 그 기다림이 ..

[명시감상] 느리게 사는 즐거움 젤린스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쉬킨, 청춘 사무엘 울만 (2019.07.16)

● 느리게 사는 즐거움 / 어니 젤린스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해 보라.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지는 않은가? 만일 그렇다면 생각을 바꾸어라. 가던 길을 멈추고 노을진 석양을 바라보며 감탄하기에 가장 적당한 순간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생각..

[명시감상] 전야(前夜) 초소에서 안도현, 금강초롱 송수권, 순간의 평화 정세훈, 애국자가 없는 세상 권정생 (2019.07.15)

● 전야(前夜) / 안도현 늦게 입대하는 친구와 둘러앉아 우리는 소주를 마신다 소주잔에 고인 정든 시간이 조금씩 일렁이기 시작하는 이 겨울밤 창 밖에는 희끗희끗 삐라 같은 첫 눈이 어둠 속을 떠다니고 남들이 스물 갓 넘어 부르던 군가를 꽃 피는 서른이 다되어 불러야 할 친구여, 식..

[명시감상] 꼭, 그 숲에 자전거 타고 가는 이채강 (李明子) 보성고 1학년 시절을 그리며..(2019.07.11)

● 꼭 / 이채강 그대가 날마다 내게로 오고 있다 하여 나는 날마다 그대를 기다렸다 그대는 날마다 나를 만나고 갔지만 나는 한번도 그대를 만나지 못했다 그대는 날마다 나와 헤어졌지만 나는 한번도 그대와 헤어지지 못했다 내가 그대와 그렇게 한번도 만난 적 없고 한번도 헤어진 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