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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9월 오세영,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복효근, 코스모스 꽃밭 도종환, 9월에 부르는 노래 최영희 (2019.08.30)

● 9월 / 오세영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고개를 들면 벌써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 태양은 황도에서 이미 기울었는데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 코스모스 피어나는 9월은 그렇게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 ●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 복효근 어둠이 한기처럼 스며들고 배 속에 붕어 새끼 두어 마리 요동을 칠 때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을 지나는데 먼저 와 기다리던 선재가 내가 멘 책가방 지퍼가 열렸다며 닫아..

[역사산책]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간직한 곳 남산 '기억의 터',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2019.08.28)

●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한여름 불볕 더위가 한풀 꺾인 지난 8월 18일 일요일 오후,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남산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를 찾았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만나 명동성당을 둘러본 후 남산 쪽으로 조금 걸어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가 보이고 왼쪽 길로 접어드니 바로 '기억의 터'가 나타난다. '기억의 터'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리고 그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추모 공간으로 19,755명의 시민 기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기억의 터는 '위안부' 문제가 단지 피해 할머니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역사임을 인식하고 알리고 해결하기 위해 2016년 8월 29일 서울 중구 남산공원 옛 통감관저터..

[명시감상] 시집 《연리근》 정구조 시인, 관악고 잠신고 광양고 교감 (2019.08.27)

● 서시序詩 - 연리근(連理根) / 정구조 무에 그리 보고 싶고 무에 그리 절절하여 밤마다 손 내밀어 한 몸이 되었을까? 오가는 젊은 가슴에 열어 보인 그 속내 ● 해바라기를 보며 / 정구조 도로 표지판 옆 틈새를 비집고 솟아오른 너를 우연히 보았다 하필이면 척박하다고 말하기에도 미안..

[명시감상] 성민희 시인의 시집 '미리내 속에 웅크리고 앉아 생각해 본다' (2019.08.26)

■ 이 詩, 나는 이렇게 썼다 겨울 보리, 그 건강한 생명력 / 성민희 (시인) 사랑하는 아이야 나를 꼭꼭 밟아다오 싫고 귀찮아도 모른 척 지나가지 말고 제발 나를 밟아다오 밟으면 밟을수록 더 힘차게 일어나는 싹 아프면 아플수록 더욱 푸르게 꿈틀거리는 생명 사랑하는 아이야 춥다고 웅크리고 있지 말고 밖으로 뛰어나와 내 몸을 꼭꼭 밟아다오 어서 나를 밟아다오 - 졸시,「 겨울보리」전문 어느 겨울에 남도에 간 적이 있다. 서울에서 나서 한 번도 서울을 떠나서 살아본 적이 없는 내가 남쪽지방에서 겨울을 보내게 되었다. 겨울이 되면 서울에서는 앙상한 나뭇가지만 볼 수 있었고 겨울은 정말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계절이었는데, 남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밭에는 시금치, 홍당무가 파릇파릇 심겨져 있었고, 여기저기 배..

[♤나도詩人] 일상 메아리 되어, 긴 기다림, 가을이 왔나 봐요 / 김동인 (2019.08.24)

● 일상, 메아리 되어 / 김동인 자명종 소리 울리고 늘 그렇듯 오늘이 나를 맞는다 같은 시간 밥을 먹고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어제의 태양이 나를 비추고 나는 또 배가 고파온다 일상은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오늘도 나에게 와 있다 저무는 저 해처럼 사라지는 듯 보이지..

[소설읽기] 「어느 이등병의 편지」 문형렬 장편소설, 군에 입대하는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2019.08.23)

● '어느 이등병의 편지'를 읽고 소설 책 한 권을 단숨에 읽었다. 문형렬의 장편소설 '어느 이등병의 편지'. 1982년에 쓰기 시작하여 30년 만에 완성된 소설이며 안타깝게 너무도 일찍 우리 곁을 떠나간 가수 김광석이 책이 나오면 '이등병의 편지'를 불러주겠다고 했던 소설이라고 한다. '어느 이등병의 편지'는 철책선 전방에서 근무했던 문형렬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병사들의 일기이며, 이 땅의 모든 병사들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군대 체험 소설인 '어느 이등병의 편지'는 공교롭게도 내가 군복무를 했던 강원도 양구와 인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양구 해안면과 방산면, 남면, 동면 원당리와 후곡리, 임당리, 월운리, 팔랑리 그리고 인제 서화리와 천도리에서 군복무를 했던 사람들은 이 소설이 자신의 이..

[문화산책] 물 흐르듯 구름 흘러가듯 작은 인연의 아름다움 (2019.08.20)

● 작은 인연(因緣)들로 아름다운 인생(人生) 토요일 저녁, 부산에서 올라온 고교 친구 이진표 교수와 함께 대학로에 있는 유니플렉스에서 이충주 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연극 '어나더 컨트리'를 관람했다. 나의 친구 이진표 교수는 이 연극에서 주인공 토미 저드역으로 나오는 뮤지컬 배우 이충주의 이버지다. 이충주는 재작년 jtbc '팬텀싱어' 시즌2에 출연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노래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우리 가족은 모두 이충주 팬이다. '팬텀싱'어 시즌2를 보면서 가족 모두 이충주를 응원했고, 재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잠실 롯데콘서트홀을 찾아 이충주를 비롯한 팬텀싱어 가수들이 나오는 공연 'Feliz Navidad 펠리스 나비다'를 관람하기도 했다. 오늘은 이충주가 주연으로 나오는 연극 '어나더..

[♤나도詩人] 아버지의 장날, 용서는 사랑이에요, 지금 너와, 마음을 나누어요 김동인 (2019.08.18)

● 아버지의 장날 / 김동인 주룩주룩 비가 오는날 마침 오늘이 장날이야 일손 바쁜 농부에겐 이런 날 장보기 딱 좋지 주머니에 돈은 몇푼 없지만 쏠쏠한 눈구경은 할 수 있어 간만에 이사람 저사람 번잡함도 느껴보고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 잠시 잊고 구경 삼매경 필요한 건 많지만 다는 ..

[대한민국] 광복 74주년, 이 소녀를 아십니까? 고양 600년과 소녀상 이야기 (2019.08.17)

● 이 소녀를 아십니까? 고양 600년과 소녀상 이야기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또한 올해 8월 15일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강제 통치에서 해방된 광복 74년이 되는 날이다. 광복절이 이틀 지난 오늘 일산문화공원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이곳 ..

[보성普成] 100년 명문 보성고, 文과 柔로 쌓은 ‘명문사학’ 전통, 교육구국 3·1운동 대열 선두 (2019.08.15)

나는 1975년에 혜화동 시절 보성고(61회)를 졸업하였다. 나이가 드니 가끔씩 지난 젊음의 시절, 푸른 꿈 키우던 보성중고 시절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오늘은 보성고 개교 100주년을 앞둔 2005년 어느 주간지 기사를 읽으며 그 시절을 그려본다. ● 커버스토리 100년 명문高 / 보성고(普成高) 文과 柔로 쌓은 ‘명문사학’ 전통 순수한 민족자본으로 설립 ‘교육구국’ 이념 실천 3·1운동 대열 선두에서 시위대 이끌어 "35회 선배들이 유도장으로 우리를 집합시켰어요. 그때 선배들이 한 말은 ‘너희는 나라 잃은 백성이다. 나라를 찾아야 한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국권회복을 위해서다’였습니다." 10월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자랑스러운 보성인’ 시상식 및 정기총회. 이날 이성락(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