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시인] 이천에서 봄비가 보내온 詩

[♤나도詩人] 일상 메아리 되어, 긴 기다림, 가을이 왔나 봐요 / 김동인 (2019.08.24)

푸레택 2019. 8. 24. 18:44

 

 

 

 

 

 

 

● 일상, 메아리 되어 / 김동인

 

자명종 소리 울리고

늘 그렇듯 오늘이

나를 맞는다

같은 시간 밥을 먹고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어제의 태양이 나를 비추고

나는 또 배가 고파온다

일상은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오늘도 나에게 와 있다

저무는 저 해처럼

사라지는 듯 보이지만

일상은

작은 행복, 그리움 그리고

추억이 되어 내게

다시 돌아온다

일상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메아리 되어 내게

다시 들려올 때

행복한 미소 지을 수 있도록

오늘을 살아야겠다

 

● 긴 기다림 / 김동인

 

이른 새벽 눈을 뜨니

엄마 아빠 안계시고

밭 일 가셨구나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이제 아이는 안다

혼자가 싫은 아이는

문간에 걸터 앉아

덜 깬 눈 비벼대며

밭으로 가는 길목만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제나 저제나 언제 오려나

아이도 밭에 가고만 싶다

거기 가면 방아깨비도 잡고

들꽃 꺾어 꽃다발 만들고

복숭아 나무 위에 올라

노래도 실컷 부를 텐데

따라가지 못한 아쉬움에

배만 더욱 고파오고

언제 오려나 언제 오려나

바람에 삐걱대는 문짝 소리만

아이를 달래주는구나

 

● 가을이 왔나 봐요 / 김동인

 

가을이 왔나 봐요

나뭇잎이 붉은 옷 갈아 입어요

가을이 왔나 봐요

푸르던 논이 황금 물결 되었어요

 

가을이 왔나 봐요

서늘한 바람 내마음 설레게 해요

가을이 왔나 봐요

푸른 하늘이 맑은 바다 같네요

 

가을 햇살은 아름다워요

가을은 우리를 사랑스럽게 만들죠

고운 가을 빛 마음에 담으니

미움도 사라지는 마법에 걸리죠

 

가을은 사랑도 풍성해져요

가을은 가난도 잠시 잊게 만들죠

알알이 맺힌 곡식들 넉넉한 마음

서로서로 나누니 모두 다 부자예요

 

두눈 감으니 가을 향기 나네요

지저귀는 새들도 가을을 노래하죠

떨어지는 나뭇잎 한겹 두겹 쌓이는

가을이 가을이 왔나봐요

 

/ 봄비 김정인 2019.08.24(토) 이천에서 보내온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