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물머리 강 되어 / 김동인
남한강과 북한강
각자의 물길따라 흘러가다
한 길 되어 만나는 이곳
두 물줄기 파도 칠만도 한데
늘 만나던 친구처럼
강은 잠잠하다
가슴으로 서로를 품고는
어떻게 흘러 왔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서로는 묻지 않는다
이곳 두물머리 오기까지
숱한 고난과 아픔과 역경이
셀 수 없이 많이 지나갔음을
알 수 없는 깊이 만큼이나
서로는 이미 알고 있다
저 강처럼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다면
알 수 없는 깊이 만큼이나
세상을 품어 줄 수 있었다면
나도 강이 되어 이곳
한 길을 유유히 지나갈 수
있었을 것을
● 가을은 / 김동인
가을은 그리운 것을 더욱 그립게 한다
쓸쓸한 바람소리마저
나를 그리움에 사무치게 만들어 놓는다
그리운 사람 그리운 시절 그리고
서럽도록 그리운 추억들이
가을 바람을 타고 저 하늘로 날리우니
그리운 것들은 빛바랜 필름처럼
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
가을은 그리운 것을 더욱 그립게 한다
그리움은 나의 입가에 미소를
나의 두 눈에 눈물을 맺혀 놓는다
가을은 그리운 것을 더욱 그립게 한다
● 코스모스 / 김동인
가냘픈 줄기 타고 곧게 자라나
방긋 웃는 얼굴로 바람을 맞고
반가워 몸을 흔드는 꽃이여
코스모스 순수한 이름처럼
가을의 맑은 하늘을 담고 있구나
수줍은 듯 하늘거리는 꽃잎들
따사로운 햇살은 너를 비추고
가을, 가을은 코스모스의 계절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는 꽃이여
가을 사랑의 향기를 가득 품고는
한들한들 바람따라 나누어 주는
사랑의 코스모스 꽃이여
이 가을 누구의 가슴을 울리려고
그리 예쁘게 피어 있는가
/ 이천에서 봄비 김동인
'[나도시인] 이천에서 봄비가 보내온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도詩人] 금붕어, 하늘은 아이들 닮았지 김동인 (2019.09.01) (0) | 2019.09.01 |
---|---|
[♤나도詩人] 살다보니, 감사하세요 김동인 (2019.09.01) (0) | 2019.09.01 |
[♤나도詩人] 김치전, 할미꽃,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아프게 하였는가 김동인 (2019.08.30) (0) | 2019.08.31 |
[♤나도詩人] 일상 메아리 되어, 긴 기다림, 가을이 왔나 봐요 / 김동인 (2019.08.24) (0) | 2019.08.24 |
[♤나도詩人] 아버지의 장날, 용서는 사랑이에요, 지금 너와, 마음을 나누어요 김동인 (2019.08.18) (0) | 2019.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