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풀에서 과학 줍는 식물학자 ‘김준민’ / 윤재석 국민일보 논설위원 (2010. 3. 24) 바로 저쪽에선 금방 집채라도 무너트릴 것 같은 장대비가 내리꽂히는데, 이쪽은 거짓말처럼 햇빛이 쨍쨍, 국지성 호우가 시도 때도 없이 이 작은 강토 곳곳을 유린한다. 기상청은 예측 불가를 이유로 올해부터 장마 예고를 아예 없애버렸다. 준동하던 게릴라성 호우가 잠시 소강국면을 보인 7월 중순 어느 주말, 경기도 과천의 한 빌라를 찾았다. 한국 식물생태학의 태두, 하담(夏譚) 김준민(金遵敏) 선생을 뵙기 위해서였다. 1914년생이니 올해 만 95세. 백수(白壽)를 4년 앞두고 있음에도 그의 기억은 또렷했고 음성은 카랑카랑했다. Q. 오랜만에 뵙습니다. 선생님께 식물학 강의를 들은 게 1972년이었으니, 근 40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