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귀하지 않은 것은 없다 /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얼마 전 모르는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낯선 전화번호라 잠시 망설이다 받았는데 나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대뜸 '산딸나무 꽃'이란 시의 저자가 맞느냐고 물었다. 습관처럼 꽃에 대한 시를 써 온 탓에 불행히도 나는 내가 쓴 시를 다 기억하지 못한다. 제목만으로는 알 수 없으니 시를 한 번 들려주면 알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수화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시는 내가 쓴 시가 틀림없었다. 일일이 기억은 못 해도 읽어보면 용케도 내가 쓴 시는 알아볼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봄이 깊어지면/ 산딸나무 꽃이 핀다// 흰 나비 떼 내려앉은 듯/초록 위에 수를 놓는 산딸나무 꽃// 눈길 사로잡는 네 장의 흰 꽃잎은/ 실은 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