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 생태 과학 칼럼 모음 2317

[사색의향기] '새싹이 희망이다' 백승훈 시인 (2021.07.27)

■ 새싹이 희망이다 /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모처럼 볕이 따뜻하다.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절에 때 아닌 한파가 들이닥쳐 세상을 꽁꽁 얼리며 봄에 대해 웃자란 기대를 싹둑 자르는가 싶더니 은근하게 어깨를 짚어오는 햇살이 밤새 다투고 돌아섰다가 이내 마음이 풀린 아내의 손길처럼 더없이 따사롭다. 봄바람은 평생을 두고 헤아려도 알 수 없는 여인의 마음만큼이나 변덕스러워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빙점을 사이에 두고 오르내리길 거듭하는 기온 때문에 수시로 옷을 갈아입으면서도 끝내 밖으로 향하는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봄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봄은 다가서고 물러서기를 반복하면서 가까이 다가선다. 3월이 가까워지면서 일조량이 조금씩 늘고 온도계의 수은주도 미세하게 키를 높인다. 겨우내 깊은..

[사색의향기] '봄은 찾아나서는 계절' 백승훈 시인 (2021.07.27)

■ 봄은 찾아나서는 계절 /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이번 설날에는 고향에 가지 못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인해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감염 예방을 위해 내려진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때문이다. 군복무 시절을 빼면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명절 풍경마저 바꾸어 놓은 것이다. 하릴없이 북한산 둘레길을 서성이며 고향에 가지 못하는 답답함과 무료함을 달래었다. 만약에 가까이에 이런 숲마저 없었다면 명절 연휴를 어떻게 보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해진다. 자연은 내게 생존을 위한 마지막 보루와도 같다. 사람들과 만남이 쉽지 않은 코로나 시대에 숲은 우리의 안전한 피난처이자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숨구멍과도 같은 존재라는 게 새삼 드는 생각이다. 연휴 내내 기온이 따..

[사색의향기] '봄 편지' 백승훈 시인 (2021.07.27)

■ 봄 편지 /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여일하신가요? 입춘(立春)이 지난 지 엿새나 되었건만 옷깃을 파고드는 새벽 한기는 냉랭하기 그지없습니다. 전해오는 입춘의 풍습 중에 '아홉차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가난하지만 근면하고 끈기 있게 살라는 교훈적인 세시풍습으로, 이날 각자의 임무에 따라 아홉 번씩 부지런히 일을 되풀이하면 한 해 동안 복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화를 받는다고 믿었습니다. 글방에 다니는 아이는 천자문을 아홉 번 읽고, 나무꾼은 아홉 짐의 나무를 하고, 노인은 아홉 발의 새끼를 꼬고, 계집아이는 나물 아홉 바구니를, 아낙들은 빨래 아홉 가지를 하는 식으로… 또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이라 하여 입춘 날이나 대보름날 전야에 착한 일을 많이 해야 화를 면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러고 ..

[사색의향기] '소년과 개!' 백승훈 시인 (2021.07.27)

■ 소년과 개! /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2월이다. 2021년 새해는 희망보다는 절망이, 기대보다는 체념이, 기쁨보다는 우울이 안개처럼 멀어진 사람과 사람 사이를 떠돌며 답답하게 시작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겨울은 눈도 잦고 한파가 맹위를 떨쳐 가뜩이나 지친 사람들의 마음마저 꽁꽁 얼어붙게 했다. 우리가 이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려 만용을 부리기보다 어떻게든 견뎌내려 애쓰는 동안에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2월에 다다른 것이다. 2월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입춘(2월 4일)이 들어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입춘(立春)은 문자 그대로 봄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혹한의 겨울을 견디느라 잔뜩 움츠렸던 마음속의 봄이 비로소 기지개를 켜는 출발점이 바로 입춘이다. 휴일 아침, 산에 갈까 하다가 ..

[과학 News] '기형아 예방엔 엽산이 효과' 뉴질랜드, 빵가루에 첨가 의무화.. 엽산 folic acid, 葉酸, 비타민 B9 (2021.07.14)

■ “기형아 예방엔 엽산이 효과”.. 뉴질랜드, 빵가루에 첨가 의무화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 정부가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장애나 사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선천성 기형을 막기 위해 이르면 2023년 중반부터 빵가루에 엽산을 첨가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8일 보도했다. 뉴질랜드헤럴드는 식빵 등 주식에 엽산을 첨가하면 뇌, 척추, 척수 등의 선천성 기형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 밝혀지고 있다며 엽산 첨가 배경을 설명했다. 아이샤 버랄 뉴질랜드 식품안전장관은 “이번 조처는 아기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산모의 낮은 엽산 수치가 사산이나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신경관 결함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타민 B..

[책] 나무와 숲에 관한 수상록, '다시, 나무를 보다' 신준환

■ 다시, 나무를 보다 /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 ◇ 책 속의 단상들 “나무는 자신이 무너져 세상이 된다. 온갖 영화로운 꽃과 잎을 다 돌려보내고 몸뚱이까지 스러진다. 수억 년 전부터 이 세상을 가꾸며 살아온 나무는 우리의 미래를 열어줄 지혜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무를 너무 무시한다. 나무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지만 우리는 나무에 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숲은 나에게 공간을 준다. 힘없는 어린아이의 다락방같이 자신만의 공간을 허락해 준다. 그 속에 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 생물의 삶(생태)을 관찰해 보자. 반갑고 정겨운 생물들과 따사로운 햇살, 산들거리는 바람은 나의 감성지수를 높여준다. 일상에서 떨어진 숲에 홀로 있으면 남들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의 감각을 되살려 에너지를 재충..

[삶과 문화] '숲이 주는 면역력' 신원섭 교수 (2021.06.23)

[삶과 문화] 숲이 주는 면역력 /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전 산림청장 나의 일상 중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숲길을 걸어 출퇴근 하는 시간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구룡산’이라 불리는 뒷산이 있고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 내가 근무하는 학교까지 연결돼 있어 가능하면 걸어서 출근하려 노력한다. 걷는 것, 특히 숲과 같은 자연을 교감하며 걷는 것은 만병통치는 아니지만 삶에 건강과 활력, 그리고 행복을 준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가라앉아 있을 때 숲을 걷고 나면 한결 가벼워진다. 숲은 우리의 감정과 무드를 긍정적으로 바꾸어주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숲에서는 너나없이 모두 너그럽고 친절하다. 얼마 전 아주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읽은 적이 있다. 도심을..

[인터뷰] 30년 나무와 숲이 가르쳐 준 지혜 (2021.06.23)

[인터뷰] 30년 나무와 숲이 가르쳐 준 지혜 내 인생의 첫 나무는 낙엽송이었다. 나무심기가 한창이던 1960년대, 초록색 싹눈이 보석같던 한 그루를 얻어와 마당에 심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어린 마음에도 무엇이든 사랑하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나무 공부는 평생의 업이 됐다. 어릴 때부터 힘든 일이 있으면 나무를 찾았다. 거기 기대어 나무의 오랜 세월을 상상하다 보면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에 위안을 얻었다. 서로 어울려 숲이 되는 나무를 보면서 인생과 사회, 생명의 진리를 헤아렸다. 평생 나무처럼 살았다. 햇빛이 들면 놓치지 않고 가지를 뻗었고, 물이 스며들면 주저 않고 뿌리를 뻗었다. 그렇게 책이 있는 곳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몸을 키워갔다. 공부할 시간이 아..

[칼럼] 특별한 상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기네스북과 검은가슴물떼새' (2021.06.15)

■ 특별한 상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 김태욱 스토리엔 대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특별한 상에는 흥미롭고 특별한 탄생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 다이너마이트 개발자의 유언, 노벨상 노벨상(Nobel Prizes)은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Alfred B. Nobel)의 유산을 기금으로 1901년에 제정되어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경제학, 문학, 평화의 6개 부문에서 인류 문명의 발달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뿐 아니라 다른 폭탄들도 개발해 막대한 재산을 모으게 되었고 명성과 부를 동시에 얻었습니다. 노벨이 만든 다이너마이트와 폭탄은 굴착 공사, 수로 발파, 도로 건설에도 사용되었지만 전쟁에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노벨은 사망하기..

[불편당 일기] '끈질지게 살아난 풀이 약성도 강하다, 메꽃' 고진하 목사 (2021.05.30)

[휴심정] 고진하 목사의 불편당 일기: '끈질지게 살아난 풀이 약성도 강하다' 메꽃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유안진의 시 의 부분인데, 맑고 깊은 여운이 느껴지는 시다. 나는 들길을 걷다 아름다운 꽃을 만나도 함부로 꺾지 않는다. 그냥 꿀벌이나 나비처럼 코만 가져다 대고 흠흠 꽃향기를 음미할 뿐. 시인의 절창을 읊을 때마다 나는 평생 농부로 사셨던 우리 어머니의 말씀이 떠오르곤 한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도 쓸데없이 꺾지 말아라! 어머니는 초등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일자무식이었지만,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성스런 생명이라는 것을 당신의 온몸으로 알고 계셨으리라. 봄꽃들이 다 지고 여름꽃들이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