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싹이 희망이다 /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모처럼 볕이 따뜻하다.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절에 때 아닌 한파가 들이닥쳐 세상을 꽁꽁 얼리며 봄에 대해 웃자란 기대를 싹둑 자르는가 싶더니 은근하게 어깨를 짚어오는 햇살이 밤새 다투고 돌아섰다가 이내 마음이 풀린 아내의 손길처럼 더없이 따사롭다. 봄바람은 평생을 두고 헤아려도 알 수 없는 여인의 마음만큼이나 변덕스러워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빙점을 사이에 두고 오르내리길 거듭하는 기온 때문에 수시로 옷을 갈아입으면서도 끝내 밖으로 향하는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봄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봄은 다가서고 물러서기를 반복하면서 가까이 다가선다. 3월이 가까워지면서 일조량이 조금씩 늘고 온도계의 수은주도 미세하게 키를 높인다. 겨우내 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