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백꽃과 동박새 / 권오길 동백꽃을 놓고 조촐함이 매화보다 낫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살을 에는 이 한겨울에도 싸~싸~ 출렁이는 바닷물소리 들으며 '빨갛게 멍든 꽃'을 흐드러지게 달고 외롭게 서있을 고결한 네가 그립다. 가끔은 강한 해풍에 흩날려 온 짠 소금물을 뒤집어쓰고 벌벌 떨고 있겠지. 겨울채집을 하면서 허기진 배를 너의 화밀(花蜜, 꽃물)로 달래던 그 처참함이 이제는 아스라이 그리움으로 돌아오는구나. 꽃잎을 통째로 따서 주둥이를 입에 넣어 쭉쭉 빤다. 나를 구황(救荒)한 고맙기 그지없는 달큼했던 너! 실은 세한(歲寒)의 설중동백(雪中冬栢)인 너에게서 고맙게도 인고를 배웠었지. 동백나무는 딱딱하고 매끄러운 줄기에다 광택 나는 이파리, 새빨간 꽃이 특징이다. 주로 바닷가에 군락을 이루는데, 섣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