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의 미래, 세상의 모든 종자 / 조홍섭 1941년 7월 히틀러의 군대가 폴란드를 넘어 소련을 침공했다. 스탈린(Iosif Stalin)은 독일에 빼앗겨서는 안 되는 문화유산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로부터 급히 옮겼다. 거기에는 에르미타시 박물관의 미술품과 함께 현대 작물육종의 창시자인 니콜라이 바빌로프(Nikolay Vavilov)가 전 세계의 풍요로운 농촌을 돌며 수집한 씨앗과 뿌리와 열매의 표본이 들어 있었다. 나치는 레닌그라드를 872일 동안 봉쇄했고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끔찍하게 추웠던 1941~1942년 겨울, 식품 공급이 모조리 끊기고 포탄이 날아다니는 거리에서 사람들은 입에 넣을 수 있는 것이라면 고양이, 개, 쥐, 쓰레기, 심지어 다른 사람까지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