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詩人] 외할머니, 소나기, 8월의 구름 김동인 (2019.08.01)
● 외할머니 / 김동인 어린 시절 외할머니댁에 가는 날 엄마 큰 보따리 두 개 큰 오빠 보따리 하나 작은 오빠 보따리 하나 나는 엄마 옷자락 잡고 쫄랑쫄랑 따라간다 버스를 갈아 타고 또 갈아 타고 서너 시간 발품 팔아 도착한 곳 명륜동 골목에 들어서면 생선 가게 과일 가게 신기한 나라 시골 촌 아이 눈엔 없는 게 없다 오르고 걷고 긴 계단을 또 오르면 초록 대문 조그만 마당 어서 온나 고생했다 외할머니 반갑게 우릴 맞으신다 하얀 머리 곱게 빗은 외할머니 아직도 눈에 선한 커다란 벽시계 하얀 피부에 틀니를 끼시던 고운 나의 외할머니 전화도 없던 시절 그 긴 그리움 할머니 할머니 나의 할머니 할머니가 없는 명륜동은 그저 공허한 울림일 뿐 ● 소나기 / 김동인 인생 살다보면 만나게 되는 소나기 예고 없이 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