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읽기] 「창백한 달」 송병수 (2020.02.10) ● 창백한 달 / 송병수 이른 아침이다. 아래층에서 전축을 요란하게 틀어 댄다. 딸 옥주의 짓이다. 신들린 무당의 푸닥거리 같은 팝송가락이 온통 집안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ㅡ 슈가, 오호 호니 호니… 톰 존스라나 누구인지는 어정쩡하지만 참 지랄 같은 노래다. 도무지 시끄러워 견딜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10
[소설읽기] 「쑈리 킴」 송병수 (2020.02.08) ● 쇼리 킴 / 송병수 바로 언덕 위, 하필 길목에 벼락맞은 고목나무(가지는 썩어 없어지고 꺼멓게 그을린 밑둥만 엉성히 버틴 나무)가 서 있어 대낮에도 이 앞을 지나기가 께름하다. 하지만 이 나무 기둥에다 총 쏘기나 칼 던지기를 하기는 십상이다. 양키들은 그런 장난을 곧잘 한다. 쑈리..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08
[소설읽기] 「독목교」 곽학송 (2020.02.07) ● 독목교(獨木橋) / 곽학송 주야 연 사흘, 백 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내고 점령한 고지를 그대로 도로 적의 손에 넘겨 주는 것이 지휘관으로선 여간 괴로운 노릇이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승산이 없는 전투를 작명[作戰命令]을 무시하면서까지 계속하자는 중대장 이덕호 중위의 의도를 영수..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07
[소설읽기] 「까치소리」 김동리 (2020.02.05) ● 까치 소리 / 김동리 단골 서점에서 신간을 뒤적이다 「나의 생명을 물려 다오」하는 얄팍한 책자에 눈길이 멎었다. '살인자의 수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생명을 물려준다, 이것이 무슨 뜻일까. 나는 무심코 그 책자를 집어 들어 첫 장을 펼쳐 보았다. '책머리에'라는 서문에 해당하..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05
[소설읽기] 「등신불」 김동리 (2020.02.05) ● 등신불(等身佛) / 김동리 등신불(等身佛)은 양자강(楊子江) 북쪽에 있는 정원사(淨願寺)의 금불각(金佛閣) 속에 안치되어 있는 불상(佛像)의 이름이다. 등신금불(等身金佛) 또는 그냥 금불이라고도 불렀다. 그러니까 나는 이 등신불, 등신금불로 불리어지는 불상에 대해 보고 듣고 한 그..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05
[소설읽기] 「무녀도」 김동리 (2020.02.05) ● 무녀도(巫女圖) / 김동리 뒤에 물러 누운 어둑어둑한 산, 앞으로 질펀히 흘러내리는 검은 강물, 산마루로 들판으로 검은 강물 위로 모두 쏟아져 내릴 듯한 파아란 별들, 바야흐로 숨이 고비에 찬 이슥한 밤중이다. 강가 모랫벌엔 큰 차일을 치고, 차일 속엔 마을 여인들이 자욱히 앉아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2.05
[♤나도詩人] 엄마의 길, 오늘도 주님만, 설날 김동인 (2010.02.01) ● 엄마의 길 / 김동인 걷다가 우연히 접어든 길 처음 가보는 낯설고 두려운 길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 같은 길 그 누구도 답을 알려주지 않은 길 책임감 사명감을 짊어지고 가는 길 걱정 근심 아픈 순간에도 눈물자국 밟아가며 가야 하는 길 안개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길 때론 지켜주지 .. [나도시인] 이천에서 봄비가 보내온 詩 2020.02.01
[소설읽기] 「가자, 우리의 둥지로」 윤정모 (2020.01.31) ● 가자, 우리의 둥지로 / 윤정모 녀석은 탁자에 이마를 박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는 잔과 술병을 놓고 소리가 나게 위스키를 따랐다. 그래도 녀석은 얼굴을 들지 않았다. 술 한잔이면 정신이 나겠다더니 어째 기척이 없을까. 머리가 벗겨져 민 듯한 속살이 보이는 녀석의 정수리엔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1.31
[소설읽기] 「분례기」 방영웅 (2020.01.31) ● 분례기 / 방영웅 제 1부 전불(典佛)에서 수철리(水鐵里)를 넘어가는 계곡을 따라 냇물이 은빛을 발하며 흘러내린다. 어떻게 보면 살얼음이 앉은 것도 같고 어떻게 보면 아침 햇살을 받아 그렇게 빛나는 것도 같다. 계곡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냇물은 조용히 흘러내린다. 골짜기에 죽..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1.31
[소설읽기] 「지붕」 최창학 (2020.01.29) ● 지붕 / 최창학 이상한 일이었다. 죽어 저세상에 가면서도 가능하면 한겨울의 강추위는 피해 가자는 것일까. 날씨가 풀리면서 죽는 식구들이 더 많았다. 아직 추위가 완전히 가신 건 아니나 우선 햇살과 바람이 한겨울의 그것과는 분명히 달랐다. 그래서 그런지 사흘이 멀다 하고 죽는 ..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20.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