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시인] 이천에서 봄비가 보내온 詩

[♤나도詩人] 엄마의 길, 오늘도 주님만, 설날 김동인 (2010.02.01)

푸레택 2020. 2. 1. 12:33

 

 

 

 

 

● 엄마의 길 / 김동인

 

걷다가 우연히 접어든 길

처음 가보는 낯설고 두려운 길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 같은 길

그 누구도 답을 알려주지 않은 길

책임감 사명감을 짊어지고 가는 길

걱정 근심 아픈 순간에도

눈물자국 밟아가며 가야 하는 길

안개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길

때론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때론 헤아려주지 못한 부족함으로

미안하다 용서를 구하며 걷는 길

긴 실타래를 풀듯 조심스레 걷는 길

감사하며 눈물의 기도로 걷는 길

엄마니까 엄마라서 갈 수 있는 길

 

● 오늘도 주님만 / 김동인

 

동트기 전 이른 아침

무릎의 기도로 하루를 엽니다

주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바라며

오늘을 주님께 온전히 맡깁니다

주님만이 내 삶에 주인 되시길

주님만이 나의 찬양 받으시길

나의 생각이 세상을 향하지 않고

정결하며 교만하지 않길

언제나 나의 중심을 살피시는

주만 사랑하며 주 닮기 원합니다

거룩한 삶으로 나의 십자가를 지고

인내로 주님의 발자취 따라 가길

주의 말씀이 내 길의 빛이 되어

오직 저 천국에 나의 소망을 두길

주의 십자가 보혈 그 사랑으로

겸손히 섬기며 낮아지길 원합니다

오늘도 주님만 의지합니다

 

● 설날 / 김동인

 

경운기를 타고 큰집에 간다

포장되지 않은 울퉁불퉁 흙 길

뿌연 먼지가 멀리 퍼져간다

차가운 바닥 온몸은 꽁꽁 얼고

매서운 겨울바람은 여린 두 볼을

할키듯 긁고 지나간다

곱게 차려입은 새옷이 구겨질까

걱정이 한가득 설렘이 한가득

이 마을 저 마을 고개를 넘고 넘으니

녹슨 양철대문 큰집이 보인다

넓은 마당 저편 커다란 가마솥

뚜껑 사이로 김을 뿜으며 끓고 있다

나무마루 밑 별 대수롭지도 않은

고양이 한마리가 노려본다

반가운 얼굴들 맞잡은 두 손

설날 아침 이른새벽 드려지는 제사

고요한 적막감 향냄새가 퍼진다

떡국 한그릇 먹고는 세배를 한다

주머니 속 집어넣은 손 설레는 순간

아이들은 이미 입이 귀에 거렸다

동네 구멍가게는 시장통이 되고

추위에 발그레한 양 두 볼은

한여름 핑크빛 복숭아 같다

설빔 큰댁 만남 세뱃돈 그 설레임

잠못 이루고 즐거워했던

어린 시절 설날 아침이 그립다

 

/ 2020.02.01 이천에서 보내온 詩 봄비 김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