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조길성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Bubbly-flying flowers/권기수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조길성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Bubbly-flying flowers/권기수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조길성 [서울신문]7월 31일까지 아뜰리에 아키 10주년 기획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조길성 참 이상해 마당이 무언가 수상한 기운으로 가득해 숨바꼭질하다가 나 혼자 남겨진 기분이야 자고 나면 오이 news.v.daum.net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조길성 참 이상해 마당이 무언가 수상한 기운으로 가득해 숨바꼭질하다가 나 혼자 남겨진 기분이야 자고 나면 오이순이 호박 줄기가 고춧대가 상추 대가 한 뼘씩 자라는데 온종일 들여다봐도 꼼짝 않다가 자고 나면 또 한 뼘이니 마당엔 분명..

[임의진의 시골편지] 쓸쓸한 여관방

[임의진의 시골편지] 쓸쓸한 여관방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쓸쓸한 여관방 [경향신문] 옛노래 ‘오빠는 풍각쟁이’를 불렀던 가수 박향림. 1940년대 ‘쓸쓸한 여관방’ ‘흐르는 남끝동’을 비롯한 히트곡을 남겼다. ‘레코오드’ 바닥에서 유명해지던 25세에 갑자기 요 news.v.daum.net 옛노래 ‘오빠는 풍각쟁이’를 불렀던 가수 박향림. 1940년대 ‘쓸쓸한 여관방’ ‘흐르는 남끝동’을 비롯한 히트곡을 남겼다. ‘레코오드’ 바닥에서 유명해지던 25세에 갑자기 요절. 배우 심영이 대사를 읊은 뒤 노래는 시작된다. “가슴을 파고드는 싸늘한 바람에 여관방 등잔불이 음~ 가물거린다. 창틈을 새어드는 음~ 휘파람 소리에 아아~ 타향의 그 누구가 타향의 그 누구가 나를 울리나.” 명절마다 여행을..

[임의진의 시골편지] 여행의 기술

[임의진의 시골편지] 여행의 기술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여행의 기술 [경향신문] 거지꼴 수행자와 제자가 길을 가는데 시장통 어귀에서 왈패들이 시비. 조롱하며 욕지거리를 해대는데 스승은 퍼허 웃기만 했어. “스승님. 저런 험한 욕을 듣고도 웃음이 나오십니까 news.v.daum.net 거지꼴 수행자와 제자가 길을 가는데 시장통 어귀에서 왈패들이 시비. 조롱하며 욕지거리를 해대는데 스승은 퍼허 웃기만 했어. “스승님. 저런 험한 욕을 듣고도 웃음이 나오십니까?” “얌마. 저들이 금덩어리를 내게 주었다면 냉큼 받겠지. 고작 욕이나 주는데 내가 받겠냐? 안 받기로 마음먹으니 웃음부터 나오덩만.” 여행을 하다 보면 기분 잡치는 일이 생기는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쏙 흘리면 되는 문제. 하기..

[임의진의 시골편지] 주사기 바늘

[임의진의 시골편지] 주사기 바늘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주사기 바늘 [경향신문] 간호사였던 누나는 5·18 때 적십자병원에서 총상을 입은 부상자를 돌봤다. 내 아래 누이는 수간호사 소리를 듣다가 이직. 또 엄마랑 닮은 막내 이모는 간호부장 출신이었는데, 이모부 news.v.daum.net 간호사였던 누나는 5·18 때 적십자병원에서 총상을 입은 부상자를 돌봤다. 내 아래 누이는 수간호사 소리를 듣다가 이직. 또 엄마랑 닮은 막내 이모는 간호부장 출신이었는데, 이모부는 개인병원 원장. 소독용 알코올 냄새가 풍기는 집안이었다. 그래선지 ‘믿숩니다’ 안수기도 같은 거 안 믿는 목사 집안. 처음 러시아 여행을 갔을 때 탈이 나서 병원을 찾았다. ‘스바시바’ 욕 같은 인사말이 아는 전부인데, ..

[임의진의 시골편지] 개구리 왕자님

[임의진의 시골편지] 개구리 왕자님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개구리 왕자님 [경향신문] 우리말은 하나하나 별처럼 총총해. 어둡다고 하면 뒤따라 밝다고 하는 말이 떠오르지. ‘어둡’ 하면 입을 다물지만 ‘밝’이라고 하면 입을 열지. 콜드플레이와 BTS가 요즘 같이 입 news.v.daum.net 우리말은 하나하나 별처럼 총총해. 어둡다고 하면 뒤따라 밝다고 하는 말이 떠오르지. ‘어둡’ 하면 입을 다물지만 ‘밝’이라고 하면 입을 열지. 콜드플레이와 BTS가 요즘 같이 입을 열어 노래해. “어둠이 내겐 더 편했었지. 길어진 그림자 속에서… 그들은 우리가 함께하지 못할 거라 했지. 우리가 다른 곳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너는 내 별이자 나의 우주. 지금 이 시련도 결국엔 잠시. 너는 언제까지나..

[임의진의 시골편지] 평범한 인생

[임의진의 시골편지] 평범한 인생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평범한 인생 [경향신문] 대학마다 평생교육원, 산학협력단 같은 게 있어서 한 과목씩 가르치는 기회가 생긴다. 나는 음악 선생인데, 클래식과 월드뮤직을 나눔. 이래 봬도 엄마 배 속에서부터 태교를 클래식 news.v.daum.net 대학마다 평생교육원, 산학협력단 같은 게 있어서 한 과목씩 가르치는 기회가 생긴다. 나는 음악 선생인데, 클래식과 월드뮤직을 나눔. 이래 봬도 엄마 배 속에서부터 태교를 클래식 음악과 바흐의 찬송가로 한 몸이시다. 말이 음악이지 관련된 이들을 만나 인생 상담까지 해준다. 수염과 머리를 길게 땋고, 고양이가 제 털을 핥듯 자주 쓰다듬으면서 정치인의 멘토를 자처하는 얼치기 도사 따위는 아니니 염려 마시길. ..

[임의진의 시골편지] 전화교환원

[임의진의 시골편지] 전화교환원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전화교환원 [경향신문] 산밭은 수시변동. 요샌 감밭. 보통 새들에게 다 내주는데, 올핸 제법 감이 많이 달려 절반을 땄다. ‘든부자난거지’ 식으로다가 속배가 부르네. 벌바람이 불더니 밤엔 기온이 뚝. 더 news.v.daum.net 산밭은 수시변동. 요샌 감밭. 보통 새들에게 다 내주는데, 올핸 제법 감이 많이 달려 절반을 땄다. ‘든부자난거지’ 식으로다가 속배가 부르네. 벌바람이 불더니 밤엔 기온이 뚝. 더위와 추위가 일주일 간격을 두고 물똥싸움. 고구마를 캐낸 황토 구릉을 보니 아는 스님 두상만 같구나. 친구 스님 얘기, 동자승 시절 때때중이라 놀렸는데, 그게 그렇게 서러웠다고. 어른이 되니 이젠 민머리를 보고 때까중이라 놀리는..

[임의진의 시골편지] 고야의 귀

[임의진의 시골편지] 고야의 귀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고야의 귀 [경향신문]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거나, 귀를 틀어막고 사는 자들을 보면 배짱이 두둑한 건지 아니면 무시를 하는 건지. 귀가 있으나 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이들을 가리켜 사막의 news.v.daum.net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거나, 귀를 틀어막고 사는 자들을 보면 배짱이 두둑한 건지 아니면 무시를 하는 건지. 귀가 있으나 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이들을 가리켜 사막의 예수는 “들을 귀가 없는 자들”이라 별명을 붙여줌. 장애인이거나 병으로 인해 소리를 잃은 이들은 예외겠지. 음악계의 청각장애인은 베토벤이 유명해. 미술계엔 그렇다면 고야가 있겠다. 사진이 없던 시대 초상화의 대가는 단연코 ..

[임의진의 시골편지] 유기농 밥상 레시피

[임의진의 시골편지] 유기농 밥상 레시피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유기농 밥상 레시피 [경향신문] 땅끝마을 지인이 고구마를 캤다고 한 상자 보내왔다. 상자를 열자마자 흙냄새부터 났다. 토실토실한 자줏빛 고구마. 옛사람들이 겨울이면 주식으로 먹기도 했지. 반가워서 한 소쿠리 news.v.daum.net 땅끝마을 지인이 고구마를 캤다고 한 상자 보내왔다. 상자를 열자마자 흙냄새부터 났다. 토실토실한 자줏빛 고구마. 옛사람들이 겨울이면 주식으로 먹기도 했지. 반가워서 한 소쿠리 일단 찌고 물김치를 꺼내 호호 불며 맛봤다. 밤엔 난롯불에 구워 먹어보기도 했는데, 올해 첫 군고구마였다. 군고구마 장수들이 도회지 골목마다 지키고 섰던 기억들. 이젠 마트에서 기계로 구운 군고구마를 팔기도 하더군. 맛..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기척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기척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기척 [경향신문] 첫눈 소식이 반가워라. “네가 형제를 만났는데, 둘 다 벌써 종이 무더기 속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던 터라, 이제 와서는 뭔가 새롭고 특별한 것을 말하고자 해도 할 말이 없다.” 남태 news.v.daum.net 첫눈 소식이 반가워라. “네가 형제를 만났는데, 둘 다 벌써 종이 무더기 속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던 터라, 이제 와서는 뭔가 새롭고 특별한 것을 말하고자 해도 할 말이 없다.” 남태평양 사모아 섬마을 추장 투비아비가 이방인 빠빠라기에게 남긴 말. 이 글도 신문에 실린다만, 잠시 종이 무더기를 덮고 창문 밖의 만추와 황홀한 첫눈을 내다볼 일이다. 산골엔 온종일 기다려도 인기척도 없고, 대신 새들이나 들고양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