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임의진의 시골편지] 간지럼

[임의진의 시골편지] 간지럼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간지럼 [경향신문] 아이들과 종종 놀게 돼. 간지럼을 태우고 노는 게 가장 재밌다. 애 엄마들이 쪼아보며 말리지만 재밌는걸 뭐. ‘웅크리다’라는 말을 여기선 ‘쪼글시다’라 하는데, 몸을 접으면 뒤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간지럼 / 임의진 목사·시인 아이들과 종종 놀게 돼. 간지럼을 태우고 노는 게 가장 재밌다. 애 엄마들이 쪼아보며 말리지만 재밌는걸 뭐. ‘웅크리다’라는 말을 여기선 ‘쪼글시다’라 하는데, 몸을 접으면 뒤에서 또 간지럼. 웃다가 결국 아이가 흘겨본다. “눈곰치냐?” 이쪽 동네 말로 번역기를 돌리자면. 아이 눈에서 레이저가 뿜어져 나와. 간지럼 놀이는 울기 직전에 그칠 줄 알아야 또 놀 수 있다..

[임의진의 시골편지] 북극곰 날씨

[임의진의 시골편지] 북극곰 날씨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북극곰 날씨 [경향신문] 곰이 물고기를 덥석 물듯 바닷가에 회 먹으러 갔어. 발길이 이어져 벗이 목회하는 순천 연향동의 한 교회도 방문. 최근 조각가 최병수 선생이 기후위기 속에서 아기곰을 데리고 유랑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북극곰 날씨 / 임의진 목사·시인 곰이 물고기를 덥석 물듯 바닷가에 회 먹으러 갔어. 발길이 이어져 벗이 목회하는 순천 연향동의 한 교회도 방문. 최근 조각가 최병수 선생이 기후위기 속에서 아기곰을 데리고 유랑하는 북극곰 작품을 교회당 한쪽에 설치했다. 중매를 섰던 사람으로 그도 구경차. 엄마곰 아기곰, 곰이 두 마리, 곰곰이. 뉴스에 바짝 마른 체중으로 간신히 걷고 있는 북극곰이 ..

[임의진의 시골편지] 흰 가래떡

[임의진의 시골편지] 흰 가래떡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흰 가래떡 [경향신문] 할매들은 ‘융복합 보험’으로다가 다 믿는다. 예수님도 믿고 부처님도 믿고 몰라신이나 알라신도 믿고, 주먹도 믿고 아무튼 다 믿고 보는 것. 사실 안 믿는 것보다 믿는 편이 남는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흰 가래떡 / 임의진 목사·시인 할매들은 ‘융복합 보험’으로다가 다 믿는다. 예수님도 믿고 부처님도 믿고 몰라신이나 알라신도 믿고, 주먹도 믿고 아무튼 다 믿고 보는 것. 사실 안 믿는 것보다 믿는 편이 남는 장사인 게, 떡이라도 한 개 더 얻어먹을 수 있지. 유한하며 허술한 인생살이. 의지하고 안도하고자 뭘 섬기고 믿는 법인데, 복 받기를 바라는 기복신앙을 나무랄 수만은 없는 노릇. ..

[임의진의 시골편지] 우기 워드간

[임의진의 시골편지] 우기 워드간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우기 워드간 [경향신문] 명절에 아가씨들이 친척집에 가면 보통 듣는 소리 ‘언제 결혼할 거냐. 애인은 있느냐’ 요샌 그런 말도 안 한대. ‘결혼 같은 거 하지 마라’ 헉, 엄청 세다. 멸치 아가씨와 오징어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우기 워드간 / 임의진 목사·시인 명절에 아가씨들이 친척집에 가면 보통 듣는 소리 ‘언제 결혼할 거냐. 애인은 있느냐’ 요샌 그런 말도 안 한대. ‘결혼 같은 거 하지 마라’ 헉, 엄청 세다. 멸치 아가씨와 오징어 총각이 수산시장에서 사내연애를 오래 하고, 멸치 아가씨 집엘 찾아갔어. 근데 멸치 부모님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침. 이유는 오징어가 뼈대 없는 집안이라서. 구석기 시대 ..

[임의진의 시골편지] 산장의 여인

[임의진의 시골편지] 산장의 여인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산장의 여인 [경향신문]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 권혜경은 전성기 때 병치레가 잦았다. 작사가 반야월 선생에게 왜 하필 나에겐 이런 슬픈 노래만 주어 병들게 했냐면서 농반진반 따졌다고 한다. “아무도 날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산장의 여인 / 임의진 목사·시인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 권혜경은 전성기 때 병치레가 잦았다. 작사가 반야월 선생에게 왜 하필 나에겐 이런 슬픈 노래만 주어 병들게 했냐면서 농반진반 따졌다고 한다.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 단풍잎만 차곡차곡 떨어져 쌓여 있네. 세상에 버림받고 사랑마저 물리친 몸. 병들어 쓰라린 가슴을 부여안고 나 홀로 재생의 길 찾으며 외로이 살..

[임의진의 시골편지] 목화송이 솜눈

[임의진의 시골편지] 목화송이 솜눈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목화송이 솜눈 [경향신문] 신학교에서 흑인 해방신학자 제임스 콘의 책을 처음 접하곤 가슴이 쿵쾅 뛰었던 기억. 불교에도 구원이 있다 설파한 변선환 학장과 함께 거리로 내쫓긴 김준우 샘. 오래전 먼 걸음 하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목화송이 솜눈 / 임의진 목사·시인 신학교에서 흑인 해방신학자 제임스 콘의 책을 처음 접하곤 가슴이 쿵쾅 뛰었던 기억. 불교에도 구원이 있다 설파한 변선환 학장과 함께 거리로 내쫓긴 김준우 샘. 오래전 먼 걸음 하여 아우를 찾아오신 날. 밤새껏 시와 노래를 나누던 날을 잊지 못한다. 그때는 탐진강 줄기에 살았는데 시방은 영산강 줄기에 누옥을 틀었다. 어느메 강가에 누가 사나 생..

[임의진의 시골편지] 말이 필요 없어

[임의진의 시골편지] 말이 필요 없어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말이 필요 없어 [경향신문] 노래를 들을 때 가사를 모르고 들어도 가슴에 훅 와닿는 느낌. 동창 중에 영어 수업마다 잠만 핑핑 자던 녀석이 있었는데 팝송은 좔좌르르 외워 불렀어. 알고 보니 음반 테이프를 반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말이 필요 없어 / 임의진 목사·시인 노래를 들을 때 가사를 모르고 들어도 가슴에 훅 와닿는 느낌. 동창 중에 영어 수업마다 잠만 핑핑 자던 녀석이 있었는데 팝송은 좔좌르르 외워 불렀어. 알고 보니 음반 테이프를 반복해서 틀고 받아 적은 것. “아저씨~콜 투쎄 알라뷰.” 스티비 원더의 노래에 아저씨가 나오는 지경. 그래도 뭐 우리는 그게 사랑 노래인지, 빨리 전화해달란 소리..

[임의진의 시골편지] 처갓집

[임의진의 시골편지] 처갓집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처갓집 [경향신문] 수도원 맥주를 좋아하는데, 수도승들은 맥주 창고를 처갓집이라 불렀단다. 수도사와 수녀에게 배필이 있을 리 없고, 그만큼 맥주 창고에 가면 ‘성모, 주모, 시모, 장모’ 사랑을 입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처갓집 / 임의진 시인 수도원 맥주를 좋아하는데, 수도승들은 맥주 창고를 처갓집이라 불렀단다. 수도사와 수녀에게 배필이 있을 리 없고, 그만큼 맥주 창고에 가면 ‘성모, 주모, 시모, 장모’ 사랑을 입는다는 뜻이겠지. 그러고 보니 한때 ‘처갓집 양념통닭’이란 상호도 먹자골목마다 성황을 이루곤 했었어. 지질하고 못난 사내를 가리킬 때 ‘처가살이하는 사위’를 꼽았는데, 요샌 그도 재복이요 타고난..

[임의진의 시골편지] 다리미

[임의진의 시골편지] 다리미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다리미 [경향신문] 물건을 어디 뒀는지 찾느라 허둥지둥. 겨울옷 드라이를 맡겨놓고 왔으면서 찾느라 한참 옷장을 뒤졌어. 운전 중에 마시려고 커피를 내려 보온병에 담아뒀는데, 빈손으로 출발. 자주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다리미 / 임의진 목사·시인 물건을 어디 뒀는지 찾느라 허둥지둥. 겨울옷 드라이를 맡겨놓고 왔으면서 찾느라 한참 옷장을 뒤졌어. 운전 중에 마시려고 커피를 내려 보온병에 담아뒀는데, 빈손으로 출발. 자주 그런다. 수다나 떨고 앉았을 노는 친구는 없고, 무엇보다 커피값이 비싸 커피집은 패스. 집에 놓고 온 맛난 커피가 계속 아른거려. 거절을 못해 금방 물고기처럼 잊고 낚싯바늘을 물곤 해. 이혼이란..

[임의진의 시골편지] 녹음 테이프

[임의진의 시골편지] 녹음 테이프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녹음 테이프 [경향신문] 소싯적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를 갖고 있는데, 축구를 마치고 돌아와 헐레벌떡 숨찬 목소리로 뭐라 뭐라 경기평을 해대는 소리. 축구를 사랑하는 한국 사람인 나도 한때 매일 축구를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녹음 테이프 / 임의진 목사·시인 소싯적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를 갖고 있는데, 축구를 마치고 돌아와 헐레벌떡 숨찬 목소리로 뭐라 뭐라 경기평을 해대는 소리. 축구를 사랑하는 한국 사람인 나도 한때 매일 축구를 즐겼다. 축구 종주국 영국 사람 조지 오웰의 학창 시절도 축구 얘기로 자욱하더군. 그이의 산문 가운데 ‘즐거웠던 지난날들’이란 글이 있는데, “날마다 축구는 악몽 같았다. 싸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