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임의진의 시골편지] 단벌 신사

[임의진의 시골편지] 단벌 신사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단벌 신사 [경향신문] 연애할 때는 머릴 기대면 “피곤하나봐. 기대서 푹 자~” 혀에 꿀을 발라 날름날름 하던 말. 나이 들어 아내가 머리를 기대면 “팔 저린다. 호박 치워라”. 징한 세월이 사랑을 지워버 news.v.daum.net 연애할 때는 머릴 기대면 “피곤하나봐. 기대서 푹 자~” 혀에 꿀을 발라 날름날름 하던 말. 나이 들어 아내가 머리를 기대면 “팔 저린다. 호박 치워라”. 징한 세월이 사랑을 지워버리고 애증으로들 웃어넘기며 산다. 리카라는 일본 친구가 쓴 《행복기술 70》(원제)에 보면 다시 사랑을 찾기 위해 시간 활용과 습관을 바꿔보라 권하더군. “날마다 일기를 쓰라. 한 번쯤 고급스러운 맛집에 가라. 꽃과 식물로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목숨 - 박팔양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Green Waltz/허보리 · 목숨/박팔양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Green Waltz/허보리 · 목숨/박팔양 [서울신문]목숨/박팔양 친구께서는 길을 가시다가 길가의 한 포기 조그만 풀을 보신 일이 있으실 것이외다 짓밟히며, 짓밟히면서도 푸른 하늘로 작은 손을 내저으며 기어이 기어이 살아보겠다 news.v.daum.net 목숨 / 박팔양 친구께서는 길을 가시다가 길가의 한 포기 조그만 풀을 보신 일이 있으실 것이외다 짓밟히며, 짓밟히면서도 푸른 하늘로 작은 손을 내저으며 기어이 기어이 살아보겠다는 길가의 한 포기 조그만 풀을 목숨은 하늘이 주신 것이외다 누가 감히 이를 어찌하리까? 푸른 하늘에는 새떼가 날으고 고요한 바다에 고기떼 뛰놀 때 그대와 나는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젤로 좋은 때는, 숨 - 김청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젤로 좋은 때는, 숨/김청미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젤로 좋은 때는, 숨/김청미 [서울신문]젤로 좋은 때는, 숨/김청미 게으름 피지 말고 부지런히 내쉬면 되지라 그것이 뭣이 어렵다고 그라고 엄살이오 워메 이 양반이 어째 말을 이라고 험하게 해부까 나라고 그리 안 해봤겄 news.v.daum.net 젤로 좋은 때는, 숨 / 김청미 게으름 피지 말고 부지런히 내쉬면 되지라 그것이 뭣이 어렵다고 그라고 엄살이오 워메 이 양반이 어째 말을 이라고 험하게 해부까 나라고 그리 안 해봤겄소 그것이 암상토 안 할 때는 식은 죽 먹기보다 쉽지라 가슴이 쑤시고 씀벅거림서부터 요상시럽게 안 되야 시상사가 다 그렇지만 소중헌 줄 모를 때가 질로 좋은 때여라 그때 챙기고 생각허..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나무 - 조이스 킬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나무/조이스 킬머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나무/조이스 킬머 [서울신문]나무/조이스 킬머 내 결코 보지 못하리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를 단물 흐르는 대지의 가슴에입을 대고 젖을 빠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잎 무성한 두 팔 들어 기도하는 나무 눈 news.v.daum.net 나무 / 조이스 킬머 내 결코 보지 못하리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를 단물 흐르는 대지의 가슴에 입을 대고 젖을 빠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 잎 무성한 두 팔 들어 기도하는 나무 눈은 품 안에 쌓이고 비와 정답게 어울려 사는 나무 시는 나 같은 바보가 만들지만 나무를 만드는 건 오직 하느님뿐 수양버들 나무를 좋아한다. 봄이 되면 수양버들 나무는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꽃은 노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고용 - 니르거라즈 라이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서낭당나무와 돌장승/장재민 · 고용/니르거라즈 라이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서낭당나무와 돌장승/장재민 · 고용/니르거라즈 라이 [서울신문]고용/니르거라즈 라이 나는 어느 회사의 직원입니다우리 사장님은 이 도시에서 수많은굶주림과 결핍의 신입니다 어느 날 사장님께 말했지요사장님 당신은 내 굶주림의 신이시며내 news.v.daum.net 고용 / 니르거라즈 라이 나는 어느 회사의 직원입니다 우리 사장님은 이 도시에서 수많은 굶주림과 결핍의 신입니다 어느 날 사장님께 말했지요 사장님 당신은 내 굶주림의 신이시며 내 삶은 당신의 은덕입니다 그래서 생일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요 휴가를 주세요 사장님이 말씀하셨어요 내 덕분에 너는 오래 살 거야 이번에는 일이 많다 내..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천변 아이 - 박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천변 아이/박준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천변 아이/박준 [서울신문]천변 아이/박준 게들은 내장부터 차가워진다 마을에서는 잡은 게를 바로 먹지 않고맑은 물에 가둬 먹이를 주어 가며닷새며 열흘을 더 길러 살을 불린다 아이는 심부름 길에 몰래게를 news.v.daum.net 천변 아이 / 박준 게들은 내장부터 차가워진다 마을에서는 잡은 게를 바로 먹지 않고 맑은 물에 가둬 먹이를 주어 가며 닷새며 열흘을 더 길러 살을 불린다 아이는 심부름 길에 몰래 게를 꺼내 강물에 풀어준다 찬 배를 부여잡고 화장실에 가는 한밤에도 낮에 마주친 게들이 떠올라 한두 마리 더 집어 들고 강으로 간다 슬프다. 아무리 생각해도 시 속의 아이와 겹쳐지는 내 어린 시절 추억은 없다. 월..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이 도시의 트럭들 - 나희덕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Eraser1/홍지연 · 이 도시의 트럭들/나희덕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Eraser1/홍지연 · 이 도시의 트럭들/나희덕 [서울신문]이 도시의 트럭들/나희덕 돼지들은 이미 삶을 반납했다움직일 공간이 없으면 움직일 생각도 사라지는지분홍빛 삶이 푸대자루처럼 포개져 있다 트럭에 실려가는 돼지들은당신에게 어 news.v.daum.net 이 도시의 트럭들 / 나희덕 돼지들은 이미 삶을 반납했다 움직일 공간이 없으면 움직일 생각도 사라지는지 분홍빛 삶이 푸대자루처럼 포개져 있다 트럭에 실려가는 돼지들은 당신에게 어떤 기억을 불러일으키는가 짝짓기 직전 개들의 표정과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들의 눈망울에서 당신은 어떤 비애를 읽어내는가 아니, 그 표정들은 당신에게 무엇..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난희에게 - 김옥종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난희에게/김옥종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난희에게/김옥종 [서울신문]난희에게/김옥종 감기를 옮길까 봐등 돌린 당신의폐에서순록 떼의 마른 발자국소리 들립니다옮겨버리면 얼른 낫는다고 해서입술로 덮습니다차갑게 사랑하고뜨겁게 헤어지고픈그런 news.v.daum.net 난희에게 / 김옥종 감기를 옮길까 봐 등 돌린 당신의 폐에서 순록 떼의 마른 발자국 소리 들립니다 옮겨버리면 얼른 낫는다고 해서 입술로 덮습니다 차갑게 사랑하고 뜨겁게 헤어지고픈 그런 밤이었습니다 난희. 시인의 연인은 이름이 곱다. 이름에서 가을밤 숲 냄새가 난다. 환한 달빛 속에 난초 꽃 한 송이 바람에 흔들린다. 어쩌나? 연약하고 고운 연인이 독감에 걸렸다. 등 뒤에서 가만히 껴안으니 연인의 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