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석상암 - 이영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석상암/이영진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석상암/이영진 [서울신문]석상암/이영진 이곳에는 스님은 없고 서출동행西出東行하는 약수가 있지 작약밭 밑을 지나 화강암 돌확에 철철 넘쳐나던 생수 속엔 도롱이가 투명한 알을 낳았어 노란 유채밭 속으로 news.v.daum.net 석상암 / 이영진 이곳에는 스님은 없고 서출동행西出東行하는 약수가 있지 작약밭 밑을 지나 화강암 돌확에 철철 넘쳐나던 생수 속엔 도롱이가 투명한 알을 낳았어 노란 유채밭 속으로 꼬리를 감추던 뱀들은 밤이면 문풍지에 그림자를 남기며 암자 처마 밑으로 기어들고 산은 속이 텅 빈 큰 통처럼 뻐꾸기 울음소리를 법당 안으로 실어 날랐다 아무 데나 두드려도 울기 좋은 밤, 약藥 같은 꽃들이 경전처럼 피어나..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 울라부 하우게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울라부 하우게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울라부 하우게 [서울신문]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울라부 하우게 눈이 내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춤추며 내리는 눈송이에 서투른 창이라도 겨눌 것인가 아니면 어린 나무를 감싸 안고 내가 대신 눈 news.v.daum.net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 울라부 하우게 눈이 내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춤추며 내리는 눈송이에 서투른 창이라도 겨눌 것인가 아니면 어린 나무를 감싸 안고 내가 대신 눈을 맞을 것인가 저녁 정원을 막대를 들고 다닌다 도우려고 그저 막대로 두드려 주거나 가지 끝을 당겨 준다 사과나무가 휘어졌다가 돌아와 설 때는 온 몸에 눈을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주전자 - 에쿠니 가오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ceremony/이수진· 주전자/에쿠니 가오리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ceremony/이수진· 주전자/에쿠니 가오리 [서울신문]주전자/에쿠니 가오리 1 주전자를 보고 있었지 집이란 불가사의함 속에서 아빠가 있고 엄마가 있어 평화롭고 햇살은 따스하고 행복하다 해도 좋은데 그저 주전자를 보고 있었어 텅 빈 news.v.daum.net 주전자 / 에쿠니 가오리 1 주전자를 보고 있었지 집이란 불가사의함 속에서 아빠가 있고 엄마가 있어 평화롭고 햇살은 따스하고 행복하다 해도 좋은데 그저 주전자를 보고 있었어 텅 빈 몸으로 집이란 불가사의함 속에서 2 내가 주전자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당신은 아는 줄 알았어 창밖에 하얀 눈 오는 날 난로 위의 주전자 보는 것을 좋..

[임의진의 시골편지] 누나 이름

[임의진의 시골편지] 누나 이름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누나 이름 [경향신문] 태어나기 전에 태명 배냇이름을 짓곤 하지만, 낳고 나서 하는 짓을 보아 보통 이름을 지었다. 할아버지에게 부탁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 작명가가 짓고, 용한 점쟁이나 스님을 찾아가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누나 이름 / 임의진 목사·시인 태어나기 전에 태명 배냇이름을 짓곤 하지만, 낳고 나서 하는 짓을 보아 보통 이름을 지었다. 할아버지에게 부탁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 작명가가 짓고, 용한 점쟁이나 스님을 찾아가 짓기도 해. 요셉이나 요한으로 짓는 건 기독교에 푹 빠진 부모의 신앙 전성기. 아이가 순하면 순 자를 넣기도 하고, 안 순하고 까탈스러우면 순하게 살라면서 순 자를 넣어 이름을..

[임의진의 시골편지] 수도원의 겨울나기

[임의진의 시골편지] 수도원의 겨울나기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수도원의 겨울나기 [경향신문] 주위에 천주교 수도자들이 더러 계신다. 수사, 수녀로 불리는 이들. 잘 모르시던데 개신교에도 수도원이 있긴 해. 정교회나 성공회는 개신교 울타리. 외국엔 장로교나 루터교에도 수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수도원의 겨울나기 / 임의진 목사·시인 주위에 천주교 수도자들이 더러 계신다. 수사, 수녀로 불리는 이들. 잘 모르시던데 개신교에도 수도원이 있긴 해. 정교회나 성공회는 개신교 울타리. 외국엔 장로교나 루터교에도 수도회가 있다. 한적한 시골에 수도원이 보통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도심에도 찾아보면 수도원이 보인다. 예전에 서울 가면 성북동의 한 수도원에 묵곤 했다. 알고 ..

[임의진의 시골편지] 찬 공기

[임의진의 시골편지] 찬 공기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찬 공기 [경향신문] 일명 산사람.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산을 탄다’ 하여 산타, 원조 산타. “산에 산에 산에는, 산에 사는 메아리. 언제나 찾아가서 외쳐 부르면, 반가이 대답하는 산에 사는 메아리.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찬 공기 / 임의진 목사·시인 일명 산사람.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산을 탄다’ 하여 산타, 원조 산타. “산에 산에 산에는, 산에 사는 메아리. 언제나 찾아가서 외쳐 부르면, 반가이 대답하는 산에 사는 메아리.” 붉은 낙엽이 물들 때 산타 할아범처럼 옷을 차려입은 산. 아직 매운 추위와 눈보라가 없어 바삭바삭 낙엽이 밟혀. 옛날 땔감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다닌 기억도 있다. 그러다가..

[임의진의 시골편지] 금메 말시

[임의진의 시골편지] 금메 말시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금메 말시 [경향신문] 가끔 가는 양꼬치구이집 중국인 여사장은 나보다 사투리를 구수하게 잘 써. 중국에서 화장실을 ‘워따 덩싸’라고 한다면 남녘에선 세게 발음하여 ‘뒤깐’이라고 갈쳐줬지. 그러자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금메 말시 / 임의진 목사·시인 가끔 가는 양꼬치구이집 중국인 여사장은 나보다 사투리를 구수하게 잘 써. 중국에서 화장실을 ‘워따 덩싸’라고 한다면 남녘에선 세게 발음하여 ‘뒤깐’이라고 갈쳐줬지. 그러자 “뭘 깐다고 깐이락 한다요잉?”. 당연히 뒤를 까고 일을 봐야지. 찬 바람에 바깥 화장실을 이용하면 아달달, 위아래 치아가 떨려. 대도시에 나가 화장실을 찾으면 영어로 ‘더블유씨’가 큼지막해..

[임의진의 시골편지] 뜨신 물

[임의진의 시골편지] 뜨신 물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뜨신 물 [경향신문] 일본 원주민 아이누족은 늪이나 연못에 자라는 ‘부들’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믿는대. 부들이 껍질을 벗자 알몸 여신으로 변신. 여신이 낳은 아들은 이자나기. 별이 길 안내를 하고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뜨신 물 / 임의진 목사·시인 일본 원주민 아이누족은 늪이나 연못에 자라는 ‘부들’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믿는대. 부들이 껍질을 벗자 알몸 여신으로 변신. 여신이 낳은 아들은 이자나기. 별이 길 안내를 하고 목동들이 이자나기에게 경배했지. 훗날 이자나기는 동생이자 부인 이자나미와 함께했는데, 불의 신을 낳다가 죽고, 이자나기는 다시 홀로 되었지. 가을에 꺾은 부들로 꽃다발을 만들어 놓은 강원도..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생학교’ 학생들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생학교' 학생들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생학교' 학생들 [경향신문] 벽촌에서 ‘국민학교’를 다녔었다. 교과서마다 박정희 장군의 훈시와 그들 집안의 단란한 사진이 등장했지. 사실 학교보다 딸린 도서관이 탐났으나 자물쇠로 잠그고 열어주지 않았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생학교’ 학생들 / 임의진 목사·시인 벽촌에서 ‘국민학교’를 다녔었다. 교과서마다 박정희 장군의 훈시와 그들 집안의 단란한 사진이 등장했지. 사실 학교보다 딸린 도서관이 탐났으나 자물쇠로 잠그고 열어주지 않았어. 도서관에선 곰팡이 냄새가 풀풀. 중학교는 이른바 ‘짐발이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다. 발이 페달에 닿지를 않았어. 십대 꼬맹이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탄 격...

[임의진의 시골편지] 분소의

[임의진의 시골편지] 분소의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분소의 [경향신문] 영하권 날씨. 파드득나물을 먹은 것처럼 개가 추워하길래 장롱에서 헌 옷을 골랐다. 애갱이들에게 주었더니 물어뜯으며 논다. 이래저래 그러모은 옷들이 제법 많더라. 패딩이나 목도 news.v.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분소의 / 영하권 날씨. 파드득나물을 먹은 것처럼 개가 추워하길래 장롱에서 헌 옷을 골랐다. 애갱이들에게 주었더니 물어뜯으며 논다. 이래저래 그러모은 옷들이 제법 많더라. 패딩이나 목도리는 생일선물로 이맘때 받은 게 십년을 애정하며 걸친다. 개들이 노리지만 주지 않았지. 동절기엔 송아지에게 옷을 해 입히는데, 고걸 장난삼아 빼앗아 입어본 적도 있다. 내겐 다운증후군 형이 있었는데, 사람보다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