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월의 여유 / 김동인 숲에 여유가 찾아왔다 이른 봄의 재촉에 못이겨 부지런히 싹 티우고 꽃 피우던 숲이 이제서야 잠시 여유를 부린다 불어오는 바람에 나무도 한들거리고 지저귀는 새소리 메아리치며 울리고 맑은 계곡물 소리 점점 우렁차니 잎사귀는 더욱 청록하다 오롯이 홀로 즐기는 여유로움 가을이 오기까지 한동안은 조용하겠지 ■ 수선 / 김동인 옷을 사니 키가 작아 이것도 크고 저것도 크고 맞춤이 아니니 그럴 수 밖에 조금만 더 컸더라면 인생도 옷가지처럼 수선하며 살 일이 많지 자르고 메우고 꼬메야 될 일 수선 많은 인생살이 정장인생 부럽지만 내 몸에 딱 맞는 옷 아니라도 접어 입으면 되지 줄여가며 늘려가며 입으면 되지 인생도 그렇게 살면 되는거지 가장 편한 옷은 잘 때 입는것처럼 내 인생도 편한 잠옷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