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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추억] '화려한 청춘의 축제' 김재화 방송작가 교수, 측지 남병덕 조달청 단장, 1679부대 833포병대대 전우 (2019.11.28)

● 화려한 '청춘의 축제' / 김재화 (방송작가, 교수) 30대 이상의 대한민국 모든 남자가 자주 꾸는 꿈(夢)이 있다. 꿈은 때로는 그야말로 몽매에도 그리웠던 사람을 만나고,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호기이며, 황홀하기 그지없는 섹스도 하련만 이 땅의 중년 남자들이 꾸는 그 꿈은 나갈 곳을 다시 주저앉는 참담함뿐이다. 군대 꿈. 현실과 달리 제대가 되지 않는 이상한 엉킴. 병(病)을 미워하면 오히려 그 병이 빨리 떠나지 않고 친해지면 오히려 금방 떠난다고 하던가. 나는 그 방법을 쓰기로 했다. 내게 군대가 무엇이었던가. 다시 그 옛날을 생각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 아, 대번에 놀라운 변화가 왔다. 처음 한동안 그토록 절망적이던 꿈이 이제는 다시 가고픈 내 인생의 가장 화려한 모습을 상영하는 것이다. ..

[노래인생] KBS '트로트가 좋아' 최종 우승자 조명섭 '이별의 부산 정거장' 응원 댓글 모음 (2019.11.25)

■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지켜본 '트로트가 좋아' 최종 우승자 결정 왕중왕전 지난 11월 23일 토요일 오전, 기다리고 기다리던 KBS '트로트가 좋아' 프로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았다. 지난 5주 각 회의 우승자 다섯 명이 모여 최종 우승자를 결정하는 왕중왕전이다. 어찌나 초조하고 긴장되던지 마치 내 아들의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요즈음 EBS '세계테마기행' 이외에는 뉴스는 물론이고 드라마며 예능 프로그램이며 전혀 TV를 보지 않는 내가 이날은 알람까지 설정해 놓고 본방을 사수했다. 몇 주 전 우연히 조명섭 군이 부르는 '신라의 달밤' 노래를 들은 것이 화근(禍根)(?)이었다. 마치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같아 하도 신기하여 찾아 보니 조명섭이라는 21살 청년이 KBS '트로..

[군대추억] 전선야곡.. 옛 노래에 얽힌 군대 시절의 단상, 1679부대 833포병대대, 대암산 아래에서 보낸 젊은 날의 추억을 그리며... (2019.11.22)

● 옛 노래에 얽힌 군대 시절의 단상(斷想) 며칠 전 스물한 살 청년 조명섭 군이 KBS 경연 프로그램인 '트로트가 좋아'에서 부른 '신라의 달밤' 노래를 들은 이후로 명섭 군 목소리가 내 삶을 사로잡아 늪에 빠진 듯 헤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천상의 소리가 있다면 바로 이런 소리일까, 스물 한살 청년 조명섭 군의 노래를 들으니 문득 명섭 군과 같은 그 젊음의 시절, 내 젊음을 두고온 곳 그곳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노래부르던 푸른 제복의 전우들 모습이 떠오른다. 그 서럽고 고된 나날, 내게 힘이 되어주었던 전우들의 노랫소리가 기억의 저편에서 아련히 들려오는 듯하다. 그리운 목소리는 아침 구보때마다 우렁차게 불렀던 '겨레의 늠름한 아들로 태어나조국을 지키는 보람찬 길에서...' 이런 군가가 아니다. 저녁 ..

[노래인생] KBS '트로트가 좋아' 조명섭 '신라의 달밤'에 중독되다 (2019.11.20)

● 군계일학(群鷄一鶴), 천상의 목소리 조명섭 '신라의 달밤' 늪에 빠져들다 우연히 들은 조명섭 군의 '신라의 달밤'. 들으면서 내 눈과 귀를 의심했다. 아니 세상에 지금 2019년도에, 대한민국 최고의 미성(美聲) 가수라고 하는 1950년대 남인수를 닮은 목소리로 흉내내기도 어렵다는 현인의 '신라의 달밤' 노래를 저렇게 유려하고 아름답게 부르는 사람이 있다니. 아니 이럴 수가, 도대체 저 청년이 누구지? 저 친구가 지금 직접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건가, 설마 축음기 유성기를 틀어놓고 입만 벙긋벙긋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놀란 가슴 진정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이 영상은 KBS '트로트가 좋아'라는 트로트 스타를 발굴하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트로트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트로트가 좋아' 5회까지 참여한 모든 ..

[소설읽기] 「장난감 도시」 이동하 (2019.11.19)

● 장난감 도시 / 이동하 1 학예회 우리 가족이 고향을 떠난 것은, 내가 국민학교 4학년 때였다고 기억된다. 전쟁이 멈춘 것은 이보다 한두 해 전의 일이다. 내가 이 무렵의 일을 비교적 잘 기억하고 있는 까닭은 오로지 학예회(學藝會)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도 그럴 것이, 매년 한 번씩 갖기로 되어 있는 학예회를 전쟁통에 여러 해나 걸러 오다가 그해에야 우리는 비로소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만 해도 학예회란, 특히 시골 학교로서는 운동회와 더불어 연중 가장 큰 행사의 하나였다.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도 대단했기 때문에 그것은 학생들만의 행사라기보다는 차라리 면민(面民) 전체를 위한 축제 같은 것이었다. 막을 올리기 한 달 앞서부터 우리는 열심히 공연 준비를 했다. 우리 4학년이 기획한 것은 ..

[♤나도詩人] 비 젖은 낙엽, 돌아오세요, 주님 나의 마음이 김동인 (2019.11.17)

● 비 젖은 낙엽 / 김동인 11월 겨울비가 내린다 수북히 쌓인 낙엽들은 가을을 아직 다 보내지도 못 했는데 후두둑 후두둑 그 낙엽들 위로 차가운 겨울비가 떨어진다 쓸쓸히 비를 맞고 있는 낙엽들 알 수 없는 미련들 새해 새날들은 곧 다가오는데 미련 가득한 비 젖은 낙엽은 초라해 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