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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추억] 봄이 오면 생각나는 대암산 전우들 (2020.04.05)

♤ 봄이 오면 생각나는 대암산 전우들에 부치는 편지 로 펑범한 일상이 멈추고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 '사회적 물리적 거리 유지'를 2주 더 실행하라 한다. 오늘도 마스크를 한채 동네를 한바퀴 걸었다. 봄은 어김없이 찾아와 새싹이 돋고 나무는 꽃을 피운다. 민들레와 제비꽃이 피어나면 봄이 온 것이다. 벚꽃 만발하면 봄이 무르익어 가는 것이다. 목련은 왜 그리도 곱게 피어나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가. 봄이 오면 그 옛날 연분홍 진달래 군락을 물든 대암산의 아름다운 모습이 떠오른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암산 언덕에는 무더기 무더기로 진달래꽃 피어나 집 떠나온 이등병의 마음에 고향 생각 떠오르게 하겠지. 취사장 앞 냇물에도 봄이 찾아와 겨우내 얼었던 얼음물 녹아 흐르고 있겠지.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이 내리던 ..

[명시감상] 노랑제비꽃 반칠환. 풀잎 박성룡, 민들레와 개나리 서흥관 (2020.04.05)

● 노랑제비꽃 / 반칠환 노랑제비꽃 하나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제비꽃 화분이다 ● 민들레와 개나리 / 서흥관 어떤 엄마가 영재 교육 그림책을 펴 놓고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 "이건 민들레!" "이건 개나리!" 의자 바로 밑에는 민들레가 ..

[명시감상] 조팝나무 김종익, 방동사니 김승기, 물푸레나무의 사랑 김병춘 (2020.04.05)

● 조팝나무 꽃 / 김종익 식장산 한적한 계곡 오르다가 조팝나무 하얗게 핀 군락 만나 왈칵 눈물나도록 반가웠다 어린 시절 누나 등에 업혀 오르내리던 언덕 길에 반겨주던 꽃 오랜만에 만난 누나인 듯 어루만지며 서로 안부 물었다 조밥도 배부르게 먹지 못하던 시절 그 누나 조팝나무꽃..

[명시감상] 안부 김시천, 행복 나태주, 잘 지내고 있어요 목필균, 늙어가는 길 윤석구 (2020.04.05)

● 안부 / 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

[명시감상]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이기철, 벚꽃 그녀에게 김종제, 벚꽃나무 유홍준 (2020.04.05)

●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놓고 구름처럼 하이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그러면 늘 ..

[명시감상] 민들레 최동현, 4월 한승주, 수선화에게 정호승, 봉선화 김상옥 (2020.04.05)

● 민들레 / 최동현 먼 산엔 아직 바람이 찬데 가느다란 햇살이 비치는 시멘트 층계 사이에 노란 꽃이 피었다. 나는 배고픈 것도 잊어버리고 잠시 황홀한 생각에 잠긴다 무슨 모진 그리움들이 이렇게 고운 꽃이 되는 것일까 모진 세월 다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살아온 나를 이렇듯 정신없..

[명시감상] 결혼에 대하여 정호승,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다이아나 루먼스, 나무 조이스 킬머 (2020.04.05)

● 결혼에 대하여/ 정호승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 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깍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

[명시감상] 산벚나무가 왕벚나무에게 최두석, 윤판나물 김승기, 각시붓꽃을 위한 연가 복효근 (2020.04.05)

● ​산벚나무가 왕벚나무에게 / 최두석 하산하여 저자로 간 지 오래인 나의 친척이여 요즘 그대 집안의 번창이 놀랍더군 일찌감치 화투장에 삼월의 모델이 될 때부터 알아보았네만 요즘은 사꾸라라고 욕하는 사람도 없이 지역과 거리의 자랑인 양 심어 축제를 열기에 바쁘더군 그대의 ..

[명시감상] 산수유 마을에 갔습니다 강연호, 봄꽃을 보니 김시천, 살구꽃 문신 (2020.04.05)

● 산수유 마을에 갔습니다 / 강연호 지리산 산동마을로 산수유 사러 갔습니다 산동 마을은 바로 산수유 마을이고 그 열매로 차를 끓여 마시면 이명에 좋다던가요 어디서 흘려들은 처방을 핑계 삼았습니다만 사실은 가을빛이 이명처럼 넌출거렸기 때문입니다 이명이란, 미궁 같은 귓바..

[명시감상] 다시 목련 김광균, 목련 후기 복효근, 견앵화유감 한용운 (2020.04.05)

● 다시 목련(木蓮) / 김광균 사월이 오면 목련은 왜 옛 마당을 찾아와 피는 것일까 어머니 가신 지 스물네 해 무던히 오랜 세월이 흘러갔지만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잔디잎이 눈을 뜰 때면 어머님은 내 옆에 돌아와 서셔서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 보신다 하루 아침엔 날이 흐리고 하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