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노래는 아무것도 - 박소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노래는 아무것도/박소란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노래는 아무것도/박소란 [서울신문] 노래는 아무것도/박소란 폐품 리어카 위 바랜 통기타 한 채 실려간다 한시절 누군가의 노래 심장 가장 가까운 곳을 맴돌던 말 아랑곳없이 바퀴는 구른다 길이 덜컹일 때마다 악보에 news.v.daum.net [서울신문] 노래는 아무것도 / 박소란 폐품 리어카 위 바랜 통기타 한 채 실려간다 한시절 누군가의 노래 심장 가장 가까운 곳을 맴돌던 말 아랑곳없이 바퀴는 구른다 길이 덜컹일 때마다 악보에 없는 엇박의 탄식이 새어나온다 노래는 구원이 아니어라 영원이 아니어라 노래는 노래가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어라 다만 흉터였으니 어설픈 흉터를 후벼대는 무딘 칼이었으니 칼이 실려간다 버려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그 여름의 끝 - 이성복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그 여름의 끝/이성복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그 여름의 끝/이성복 [서울신문] 그 여름의 끝/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news.v.daum.net 그 여름의 끝 / 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나는 발자국을 짓밟으며 미래로 간다 - 심보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수탉머리의 여자'/다발킴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수탉머리의 여자'/다발킴 [서울신문]나는 발자국을 짓밟으며 미래로 간다/심보선 가장 먼저 등 돌리데 가장 그리운 것들 기억을 향해 총을 겨눴지 꼼짝 마라, 잡것들아 살고 싶으면 차라리 죽어라 역겨워, 지겨워, 왜 영 news.v.daum.net 나는 발자국을 짓밟으며 미래로 간다 / 심보선 가장 먼저 등 돌리데 가장 그리운 것들 기억을 향해 총을 겨눴지 꼼짝 마라, 잡것들아 살고 싶으면 차라리 죽어라 역겨워, 지겨워, 왜 영원하다는 것들은 다 그 모양이야 십장생 중에 아홉 마릴 잡아 죽였어 남은 한 마리가 뭔지 생각 안 나 옛 애인이던가, 전처던가 그미들 옆에 쪼르르 난 내 발자국이던가 가장 먼저 사라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왕십리 - 김소월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왕십리/김소월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왕십리/김소월 [서울신문] 왕십리/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 news.v.daum.net 왕십리 /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다오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이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이제 장마도 끝이다 싶어 여름 내내 가..

[사색의향기] 비 오는 숲을 생각하며 - 백승훈 시인

[사색의향기] 비 오는 숲을 생각하며 (g-enews.com) [사색의향기] 비 오는 숲을 생각하며 빗소리에 잠이 깬 아침, 커튼을 젖히고 창밖을 본다. 늘 가까이 보이던 도봉의 흰 이마도 오늘은 우연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건너편 초등학교 운동장 가에 서 있는 몇 그루의 대왕참나무도 내리 news.g-enews.com [사색의향기] 비 오는 숲을 생각하며 / 백승훈 시인 빗소리에 잠이 깬 아침, 커튼을 젖히고 창밖을 본다. 늘 가까이 보이던 도봉의 흰 이마도 오늘은 우연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건너편 초등학교 운동장 가에 서 있는 몇 그루의 대왕참나무도 내리는 비가 반가운 듯 다소곳이 비를 맞고 있다. 일찍 찾아든 더위와 긴 가뭄으로 비가 간절하던 참이었는데 하늘을 보니 그리 많은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임의진의 시골편지] 구세군

[임의진의 시골편지] 구세군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구세군 [경향신문] 광고심리학에선 ‘3가지 B이론’이란 게 있다더라. 미인 Beauty, 어린이 Baby, 그리고 동물 beast. 성탄절은 그러고 보면 이 ‘3B’가 맞아떨어진다. 추운 겨울엔 엄마와 아기, 그리고 눈밭 news.v.daum.net [경향신문] 광고심리학에선 ‘3가지 B이론’이란 게 있다더라. 미인 Beauty, 어린이 Baby, 그리고 동물 beast. 성탄절은 그러고 보면 이 ‘3B’가 맞아떨어진다. 추운 겨울엔 엄마와 아기, 그리고 눈밭에 뛰노는 강아지와 뜨신 아궁이를 찾는 고양이, 아~ 설국의 순록도 아슴아슴 생각나. 아기 예수의 곁에 있었다는 양떼와 목동들, 사막 나라의 추운 밤에 시린 손을 비비며 처음 캐럴..

[임의진의 시골편지] 동생들

[임의진의 시골편지] 동생들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동생들 [경향신문] 감옥살이를 하는 것 같아. 어딜 못 가고 문 잠근 채 살다보니 움츠린 형들과는 소원해지고 동생들과 가까워진다. 요쪽 동네에선 장가들고 나이 먹으면 자동적으로다가 아재가 된다. news.v.daum.net 감옥살이를 하는 것 같아. 어딜 못 가고 문 잠근 채 살다보니 움츠린 형들과는 소원해지고 동생들과 가까워진다. 요쪽 동네에선 장가들고 나이 먹으면 자동적으로다가 아재가 된다. 불경에도 나오기를 “아재아재 봐라 아재. 봐라 성(형) 아재”라고 있지 않던가. ‘성동상(형동생)’, 성수(형수)나 동상우덕(동생댁)까지 어우러지면 조직폭력배보다 짱짱하고 근사해진다. 아재는 혹부리 영감처럼 ‘아재 개그’를 탑재하고 다니기에 재..

[임의진의 시골편지] 주식 밥상

[임의진의 시골편지] 주식 밥상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주식 밥상 [경향신문] “주식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밥상의 공깃밥이라도 말하겠어요.” 이게 내 꼬락서니다. 주식을 들여다보며 사는 사람들은 그래도 여윳돈이 있어서 그러리라 생각한다. 선대로부터 news.v.daum.net “주식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밥상의 공깃밥이라도 말하겠어요.” 이게 내 꼬락서니다. 주식을 들여다보며 사는 사람들은 그래도 여윳돈이 있어서 그러리라 생각한다. 선대로부터 땅 한 평 물려받은 일 없는 나로선 모든 게 소작농. 여윳돈이 없으니 주식 밥상부터가 시급하다. 누굴 만나나 주식이야기가 꼭 나온다. 군대에서 맨발로 축구한 이야기는 원로(?)들이나 하는 거고 요샌 군대에서 인터넷으로 게임하는 이야기가 주종. 작금..

[임의진의 시골편지] 산채 비빔밥

[임의진의 시골편지] 산채 비빔밥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산채 비빔밥 [경향신문] 식인종들이나 밥맛 잃었을 때 “에잇 살맛이 안 나네” 그런다고 한다. 에잉. 식인종들은 ‘산채 비빔밥’을 최고로 친다는데, 여긴 산골이라서 진짜 산채 비빔밥으로도 유명해. 입 news.v.daum.net 식인종들이나 밥맛 잃었을 때 “에잇 살맛이 안 나네” 그런다고 한다. 에잉. 식인종들은 ‘산채 비빔밥’을 최고로 친다는데, 여긴 산골이라서 진짜 산채 비빔밥으로도 유명해. 입맛이 떨어지는 겨울엔 김장김치에 막 비벼가지고 먹으면 입꼬리가 귀 끝에 걸린다. 식인종들도 우리 동네 와서 입맛을 바꾸길. 어제 오늘 흰 눈이 펑펑. 소녀 애너벨 리를 얼어 죽게 만든 한밤의 차가운 바람, 에드거 앨런 포의 바닷가 왕국..

[임의진의 시골편지] 어흥!

[임의진의 시골편지] 어흥!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어흥! [경향신문] 지금도 그렇지만 나이키가 유행이었다. 믿거나 말거나 스님들도 흰 고무신에 유성펜으로 나이키를 그려서 신고 다녔다. 나이키가 나오자 짜가 짝퉁 나이스가 뒤따라 나왔다. 변비에 news.v.daum.net 지금도 그렇지만 나이키가 유행이었다. 믿거나 말거나 스님들도 흰 고무신에 유성펜으로 나이키를 그려서 신고 다녔다. 나이키가 나오자 짜가 짝퉁 나이스가 뒤따라 나왔다. 변비에 고생인 할아버지는 변소에 앉아 신문을 죄다 읽는데 할매가 두드리면 “나 있수”. 나이키와 나이스, 아니 나 있수가 점령한 세계였다. 요샌 단어가 잘 안 떠올라 발전기까지 돌려도 무리. 일본에 여행을 가면 자주 듣는 말 무리 데스렷다. 캠핑복으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