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임의진의 시골편지] 자영업자

[임의진의 시골편지] 자영업자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자영업자 [경향신문] 초면에 말을 붙이는 대다수가 무턱대고 ‘사장님’이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유독 자영업자들이 많다보니 중장년층에게 사장님이라고 불러도 뭐 대충 맞히게 된다. 또 사장님 우대 news.v.daum.net 초면에 말을 붙이는 대다수가 무턱대고 ‘사장님’이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유독 자영업자들이 많다보니 중장년층에게 사장님이라고 불러도 뭐 대충 맞히게 된다. 또 사장님 우대 존칭은 물신의 염증이 촘촘하게 퍼진 사정이겠다. 건물 임대 장사를 하고 구멍가게 몇 개 꾸리면서들 ‘회장님 가마’에도 올라탄다. 회장님도 흔하디흔해. 동네 부녀회장도 회장님이라고 불러줘야 좋아하지 무슨 떡(댁), 누구 할매라고 불렀다간 눈 흘김을 당하..

[사색의향기] 대왕참나무 이야기 - 백승훈 시인

[사색의향기] 대왕참나무 이야기 (g-enews.com) [사색의향기] 대왕참나무 이야기 나태주 시인은 풀꽃을 두고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했지만 그게 어디 비단 꽃뿐이랴. 아침에 창을 열 때마다 멀리 보이는 초록숲 위로 우뚝 솟은 도봉산의 바위 봉 news.g-enews.com 나태주 시인은 풀꽃을 두고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했지만 그게 어디 비단 꽃뿐이랴. 아침에 창을 열 때마다 멀리 보이는 초록숲 위로 우뚝 솟은 도봉산의 바위 봉우리도, 초등학교 담장 너머 바람을 타는 초록의 나무들도 보면 볼수록 예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새봄을 맞아 저마다 색색의 꽃을 피워 달던 나무들이 꽃을 버리고 일제히 초록 일색으로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요즘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그 말을 들었다 - 천양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그 말을 들었다/천양희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그 말을 들었다/천양희 [서울신문]그 말을 들었다/천양희 나룻배를 타고 가다 뒤집히는 꿈을 꾸었다갑상선에 이상이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기능이 결핍된 상태라 한다결핍에 더듬이를 댄 것이다나는 그 말이 가난 news.v.daum.net 그 말을 들었다 / 천양희 나룻배를 타고 가다 뒤집히는 꿈을 꾸었다 갑상선에 이상이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기능이 결핍된 상태라 한다 결핍에 더듬이를 댄 것이다 나는 그 말이 가난하지만 가련하지는 않다는 말로 들렸다 몇 해 전 무릎에 갑자기 나타난 퇴행성보다는 덜 적막했다 퇴행성이 어느 별자리인가 갑상선이 뉘 집 나룻배인가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노화가 시작되면 신체 기능이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나는 발자국을 짓밟으며 미래로 간다 - 심보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수탉머리의 여자'/다발킴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수탉머리의 여자'/다발킴 [서울신문]나는 발자국을 짓밟으며 미래로 간다/심보선 가장 먼저 등 돌리데 가장 그리운 것들 기억을 향해 총을 겨눴지 꼼짝 마라, 잡것들아 살고 싶으면 차라리 죽어라 역겨워, 지겨워, 왜 영 news.v.daum.net 나는 발자국을 짓밟으며 미래로 간다 /심보선 가장 먼저 등 돌리데 가장 그리운 것들 기억을 향해 총을 겨눴지 꼼짝 마라, 잡것들아 살고 싶으면 차라리 죽어라 역겨워, 지겨워, 왜 영원하다는 것들은 다 그 모양이야 십장생 중에 아홉 마릴 잡아 죽였어 남은 한 마리가 뭔지 생각 안 나 옛 애인이던가, 전처던가 그미들 옆에 쪼르르 난 내 발자국이던가 가장 먼저 사라지데..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몸 - 이영광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신정희 '부부 시리즈 1'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신정희 '부부 시리즈 1' [서울신문]몸/이영광 몸은 제 몸을 껴안을 수가 없다 사랑할 수가 없다 빵처럼 부풀어도 딴 몸에게 내다 팔 수가 없다 탈수하는 세탁기처럼 덜덜덜덜덜덜덜덜덜, 떨다가 안간힘으로 조용히 멈춘 news.v.daum.net 몸 / 이영광 몸은 제 몸을 껴안을 수가 없다 사랑할 수가 없다 빵처럼 부풀어도 딴 몸에게 내다 팔 수가 없다 탈수하는 세탁기처럼 덜덜덜덜덜덜덜덜덜, 떨다가 안간힘으로 조용히 멈춘다, 벗을 수가 없구나 몸은 몸속에서 지쳐 잠든다 몸은 결국 이렇게 죽는다 인류는 몸에 갇혀 살다가 몸속에서 죽음을 맞는 종(鍾)이다. 한숨 쉬고, 울고, 웃고, 먹고, 똥오줌을 싸고, 사랑..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눈의 묵시록 - 송종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눈의 묵시록/송종찬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눈의 묵시록/송종찬 [서울신문]눈의 묵시록/송종찬 갈 데까지 간 사랑은 아름답다 잔해가 없다 그곳이 하늘 끝이라도 사막의 한가운데라도 끝끝내 돌아와 가장 낮은 곳에서 점자처럼 빛난다 눈이 따스한 것은 모든 news.v.daum.net 눈의 묵시록 / 송종찬 갈 데까지 간 사랑은 아름답다 잔해가 없다 그곳이 하늘 끝이라도 사막의 한가운데라도 끝끝내 돌아와 가장 낮은 곳에서 점자처럼 빛난다 눈이 따스한 것은 모든 것을 태웠기 때문 눈이 빛나는 것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기 때문 촛불을 켜도 눈의 점자를 읽는 밤 눈이 내리는 날에는 연애도 전쟁도 멈춰야 한다 상점도 공장도 문을 닫고 신의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 서체를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어떤 성화(聖畫) - 이시영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어떤 성화(聖畫)/이시영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어떤 성화(聖畫)/이시영 [서울신문] 어떤 성화(聖畫)/이시영 아기 예수가 오셨다는 영하 17도의 성탄 전야, 우성아파트 가는 언덕길 초입에서 군고구마장수 부부가 장작불이 이글거리는 화덕의 연통을 양쪽에서 꼭 끌어 news.v.daum.net 어떤 성화(聖畫) / 이시영 아기 예수가 오셨다는 영하 17도의 성탄 전야, 우성아파트 가는 언덕길 초입에서 군고구마장수 부부가 장작불이 이글거리는 화덕의 연통을 양쪽에서 꼭 끌어안은 채 칼바람을 맞고 있었는데, 나무뿌리처럼 강인하게 얽힌 그들의 두 팔을 지상의 그 누구도 다시는 떼어놓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누가 나라 살림을 다 말아먹어도 여전히 나라가 돌아가는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내 귓가에 - 문태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내 귓가에/문태준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내 귓가에/문태준 [서울신문]내 귓가에/문태준 귓가에 조릿대 잎새 서걱대는 소리 들린다 이 소리를 언제 들었던가 찬 건넛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자매가 가끔 소곤대고 있다 부엌에는 한알 전구가 켜져 있다 머 news.v.daum.net 내 귓가에 / 문태준 귓가에 조릿대 잎새 서걱대는 소리 들린다 이 소리를 언제 들었던가 찬 건넛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자매가 가끔 소곤대고 있다 부엌에는 한알 전구가 켜져 있다 머리에 수건을 두른 어머니는 조리로 아침쌀을 일고 있다 겨울바람은 가난한 가족을 맴돌며 핥고 있다 눈밭에 젖어 밤새 언 운동화를 부뚜막에 올려놓고 군불을 때던 어머니가 있었다. 밥이 익을 즈음이면 그도 뽀송하게..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보고 싶은 친구에게 - 신해욱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보고 싶은 친구에게/신해욱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보고 싶은 친구에게/신해욱 [서울신문] 보고 싶은 친구에게/신해욱 열두 살에 죽은 친구의 글씨체로 편지를 쓴다. 안녕. 친구. 나는 아직도사람의 모습으로 밥을 먹고사람의 머리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오늘은 너에게나를 news.v.daum.net 보고 싶은 친구에게 / 신해욱 열두 살에 죽은 친구의 글씨체로 편지를 쓴다 안녕 친구 나는 아직도 사람의 모습으로 밥을 먹고 사람의 머리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오늘은 너에게 나를 빌려주고 싶구나 냉동실에 삼 년쯤 얼어붙어 있던 웃음으로 웃는 얼굴을 잘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구나 너만 좋다면 내 목소리로 녹음을 해도 된단다 내 손이 어색하게 움직여도 너라면 충분히 너..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백자의 숲 - 이상협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달항아리(201407-7)/강민수 · 백자의 숲/이상협 (daum.net)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달항아리(201407-7)/강민수 · 백자의 숲/이상협 [서울신문]달항아리(201407-7)/강민수높이 64cm, 몸체 지름 63cm 단국대 도예과 대학원 졸업. 1998년 국제 공예공모전 입상 백자의 숲/이상협 불탄 목적지는 이해하기 쉽고 나는 도착하는 길이 계절마 news.v.daum.net 백자의 숲 / 이상협 불탄 목적지는 이해하기 쉽고 나는 도착하는 길이 계절마다 다릅니다 구운 흙은 울기 좋습니다 깨어질 듯 그러했습니다 밖에 누가 있나요 안에 누구 없습니다 나는 나의 작은 균열을 찾는 중입니다 금 간 서쪽 무늬를 엽니다 나는 획의 기울기를 읽는 데 온밤을 씁니다 중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