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임의진의 시골편지] 기억력

[임의진의 시골편지] 기억력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기억력 [경향신문] 건망증이 심해 걱정이던 아무개가 택시를 탔다. “마장동 갑시다.” “넵. 손님, 벨트 매시고요.” 한참을 달렸는데, “저 죄송한데 기사님. 제가 어디로 가자했나요? 왜 택시를 탔는 news.v.daum.net 건망증이 심해 걱정이던 아무개가 택시를 탔다. “마장동 갑시다.” “넵. 손님, 벨트 매시고요.” 한참을 달렸는데, “저 죄송한데 기사님. 제가 어디로 가자했나요? 왜 택시를 탔는지 도통 기억이 안 나서요.” 그러자 택시기사는 한 술 더 떴다지. “그런데 손님은 언제 타셨어요?” 나도 요즘 기억력이 여간 떨어진 게 아니어서 사고를 치고 있다. 최근에는 차 키를 잃어버렸다. 서비스센터에 물었더니 비싸서 보조키로 ..

[임의진의 시골편지] 포도주가 익는 마을

[임의진의 시골편지] 포도주가 익는 마을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포도주가 익는 마을 [경향신문] 계속된 폭우에 태풍까지 빈발해 밭작물은 망해먹었다. 상추와 고추, 추자 돌림은 쬐끔 따다 먹었으나 토마토를 생각하면 ‘달구똥’만 한 눈물이 쏟아져분당. 옆밭의 할매가 ‘불구 news.v.daum.net 계속된 폭우에 태풍까지 빈발해 밭작물은 망해먹었다. 상추와 고추, 추자 돌림은 쬐끔 따다 먹었으나 토마토를 생각하면 ‘달구똥’만 한 눈물이 쏟아져분당. 옆밭의 할매가 ‘불구녕 지르듯’ 내게 그랬다. “비 없으라고 밤 새두룩 기도를 해싸도 소양 없재라? 하늘이 맴을 묵으믄 그러코롬 되부러라잉.” 귀엽게 꼬는 소리를하신다. 할매는 발목까지 덮는 스란치마를 입고, 모기에 뜯기면서 밭을 서성이는 허술..

[임의진의 시골편지] 곡식 곡간

[임의진의 시골편지] 곡식 곡간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곡식 곡간 [경향신문] 오래전 서울 살던 이문구 선생은 강연차 전남 땅을 밟았는데 누가 말을 건넨다. “나 여그 사는 아무개요. 아따 더운디 뭘라고 따분허게 앉어 있소. 쩌그 가서 입주(술 신고)나 허게 news.v.daum.net 오래전 서울 살던 이문구 선생은 강연차 전남 땅을 밟았는데 누가 말을 건넨다. “나 여그 사는 아무개요. 아따 더운디 뭘라고 따분허게 앉어 있소. 쩌그 가서 입주(술 신고)나 허게 나오씨쇼.” 이문구는 소설가 송기숙과 이렇게 만났다. “말거시기 잔이란 생맥주 큰 잔으로 날씨보다도 뜨거운 정종대포 마시는 법, 국수가락 같은 세발 낙지를 졸도시켜 통째로 욱여먹는 법, 문저리라는 망둥이를 된장 양념으로 한입에..

[임의진의 시골편지] 이러쿵저러쿵

[임의진의 시골편지] 이러쿵저러쿵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이러쿵저러쿵 [경향신문] 영화 를 보면 성탄 즈음에 감옥에서 나온 금자씨. 13년 반 감옥에서 살다나온 금자씨 앞에 목사가 두부를 건넨다. “두부처럼 하얗게 살라고, 다시는 죄짓지 말란 뜻으 news.v.daum.net 영화 를 보면 성탄 즈음에 감옥에서 나온 금자씨. 13년 반 감옥에서 살다나온 금자씨 앞에 목사가 두부를 건넨다. “두부처럼 하얗게 살라고, 다시는 죄짓지 말란 뜻으로 먹는 겁니다.” 그러자 금자씨는 두부를 길바닥에 내동댕이치며 한마디 한다. “너나 잘하세요.” 영화가 끝났지만 배우 이영애가 주먹만 한 눈알을 궁굴리며 심드렁하게 내뱉는 말 ‘너나 잘하세요’는 유행어가 되었다. 게다가 “저 개종했어요”로 목사에게 최..

[임의진의 시골편지] 돈오리 비해피

[임의진의 시골편지] 돈오리 비해피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돈오리 비해피 소금기 없이 짐짐한 수육. 냄새만으로도 불콰해지는 홍어, 푹 짠 내가 스민 묵은지로 저녁을 걸게 얻어먹었어. 음식솜씨로 소문난 분이 마련한 전시 뒤풀이였다. 오래전 광주학살을 묵인한 미국 news.v.daum.net 소금기 없이 짐짐한 수육. 냄새만으로도 불콰해지는 홍어, 푹 짠 내가 스민 묵은지로 저녁을 걸게 얻어먹었어. 음식솜씨로 소문난 분이 마련한 전시 뒤풀이였다. 오래전 광주학살을 묵인한 미국에 분개한 미대생들이 성조기가 찢긴 장면의 걸개그림을 그렸는데, 미국도 아닌 한국의 국가보안법으로 모진 고문과 옥살이. 그림 때문에 국가보안법이 적용된 것은 국내 처음이었는데, 그 한 사람이 바로 이상호 화백. 이후 고..

[임의진의 시골편지] 곡예사의 첫사랑

[임의진의 시골편지] 곡예사의 첫사랑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곡예사의 첫사랑 옛날 노래는 제목부터 재미나.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 ‘수덕사의 여승’ ‘카츄사의 노래’,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곡 ‘곡예사의 첫사랑’. 1978년 MBC 서울국제가요제 대상은 윤복희의 ‘ news.v.daum.net 옛날 노래는 제목부터 재미나.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 ‘수덕사의 여승’ ‘카츄사의 노래’,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곡 ‘곡예사의 첫사랑’. 1978년 MBC 서울국제가요제 대상은 윤복희의 ‘여러분’, 듀엣 ‘산이슬’의 24세 가수 박경애가 부른 ‘곡예사의 첫사랑’은 금상. 박경애는 인천여상 친구 주정이씨와 듀엣으로 활동하다 솔로로 데뷔, ‘곡예사’를 불러 큰 인기를 탔고 50세에 그만 병으로 세..

[임의진의 시골편지] 당근 말밥

[임의진의 시골편지] 당근 말밥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당근 말밥 도서관 일로 보기로 했다가 역병 땜시 미뤄진 이혜미 시인과의 만남. 해가 지나고 그이가 쓴 먹방 에세이를 떠들어보니 당근이 고개를 내밀며 인사를 청하네. 마침 나도 닭볶음탕을 해 먹을까 news.v.daum.net 도서관 일로 보기로 했다가 역병 땜시 미뤄진 이혜미 시인과의 만남. 해가 지나고 그이가 쓴 먹방 에세이를 떠들어보니 당근이 고개를 내밀며 인사를 청하네. 마침 나도 닭볶음탕을 해 먹을까 하고 당근을 한 개 샀는데, 정작 닭살이 좍 오른 닭의 살갗에 비위가 상해설랑 당근만 달랑 집어들고 왔어. 생으로, 아니 쌩으로 씹어먹어 볼까. 가끔 엄마가 카레 요리를 하다가 남은 당근 토막을 입에 넣어주신 기억. “당근을 손..

[임의진의 시골편지] 니얼굴

[임의진의 시골편지] 니얼굴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니얼굴 다운증후군 발달장애인이었던 형과 나는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는데, 그림물감 색깔로 치자면 검은색. 형은 애초 말을 못했고, 나는 말을 잃은 아이였다. 우리는 주로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는데 news.v.daum.net 다운증후군 발달장애인이었던 형과 나는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는데, 그림물감 색깔로 치자면 검은색. 형은 애초 말을 못했고, 나는 말을 잃은 아이였다. 우리는 주로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는데, 땅바닥에다 나뭇가지로 죽죽 좍좍. 예수도 땅에다 그림을 그렸다고 성경에 나와 있더군. 그 친구도 째지게 가난했나봐. 그림은 깨끗한 도화지에 그린다는 걸 알았지만 식구는 많고 공책도 아껴 썼다. 형이 교과서며 공책마다 낙서를 해버리..

[이동순의 추억과 사유] 어린이날 떠오르는 선한 미소 ‘정채봉’

[이동순의 추억과 사유] 어린이날 떠오르는 선한 미소 ‘정채봉’ – 아시아엔 THE AsiaN [이동순의 추억과 사유] 어린이날 떠오르는 선한 미소 ‘정채봉’ Next News Network. 아시아 각국 베테랑 필진이 기고하는 아시아 뉴스 플랫폼 kor.theasian.asia 아동문학가 정채봉(丁埰琫, 1946~2001)이 5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지도 어느 덧 스무 해가 넘는다. 전남 승주군의 바닷가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마저 일본으로 떠나 고아와 같았다. 할머니 손에 성장했으며 광양농고에 진학해서 다녔다. 처음엔 학교 온실관리 당번을 하다가 어느 날 실수로 난로 불을 꺼뜨려 화초들이 모두 얼어죽었다. 이후 도서관 당번으로 쫓겨가서 그의 운명적 길이 환히 열리게 되었다. 동서..

[이동순의 추억과 사유] “권정생 선생님” 나직이 불러봅니다

[이동순의 추억과 사유] “권정생 선생님” 나직이 불러봅니다 – 아시아엔 THE AsiaN [이동순의 추억과 사유] “권정생 선생님” 나직이 불러봅니다 Next News Network. 아시아 각국 베테랑 필진이 기고하는 아시아 뉴스 플랫폼 kor.theasian.asia 안동시 일직면 조탑안길 57-12, 권정생(權正生, 1937~2007) 선생이 사시던 집, 이 작고 초라한 오두막집에서 대작 “강아지똥”, “몽실언니”를 쓰셨다. 작은 밥상에서 원고를 쓰다보면 책더미 틈에서 생쥐가 나와 돌아다녔다. 70년대 말, 정호경 신부 주관으로 안동독서회가 조직되어 마리스타수도회관에서 독서토론을 할 때 핼쓱한 얼굴로 벽에 기대어계시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모두가 함께 같은 방에서 잘 때 통증으로 신음하시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