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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의 시골편지] 요롤레이 요롤레이

[임의진의 시골편지]요롤레이 요롤레이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요롤레이 요롤레이 [경향신문] 기러기 떼를 보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러다가도 아프고 힘들어하는 친구가 보이면 가운데 자리를 내어주어 한 마리도 낙오 없이 종주를 마친다. 게임에서 이기고 지고, 금·은·동 v.daum.net 기러기 떼를 보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러다가도 아프고 힘들어하는 친구가 보이면 가운데 자리를 내어주어 한 마리도 낙오 없이 종주를 마친다. 게임에서 이기고 지고, 금·은·동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함만이 아니다. 발맞추어 함께 달리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축제를 즐겼다는 게 가장 눈부신 역사.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는 놀이마당. 평화를 선포하며 단일기 아래서 한 팀, 한 몸이었던 남북한 선수들. 진정한 챔피언들..

[임의진의 시골편지] 귀하고 귀한 것

[임의진의 시골편지]귀하고 귀한 것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귀하고 귀한 것 [경향신문] 새싹 봄싹이 싹싹 올라왔다. 뒷산 골짝 참꽃과 산목련도 만개가 머지않았다. 아침나절 그토록 기다리던 봄비가 내렸다. 따스한 침묵을 깬 후둑 후두둑 빗소리에 가슴까지 흠씬 파고 v.daum.net 새싹 봄싹이 싹싹 올라왔다. 뒷산 골짝 참꽃과 산목련도 만개가 머지않았다. 아침나절 그토록 기다리던 봄비가 내렸다. 따스한 침묵을 깬 후둑 후두둑 빗소리에 가슴까지 흠씬 파고들었다. 성북동 길상사 관세음보살상이 성모 마리아상을 닮았듯 그만그만 빼닮은 잎싹들이 도처에서 피어나고 있어라. 살아 있는 모든 게 참말 귀한 순간들이다. 어원을 살펴보면 귀하지 않을 때 ‘귀찮다’라고 한단다. 하기 싫거나 성가시면 ‘귀찮다..

[임의진의 시골편지] 신문지 한 장

[임의진의 시골편지]신문지 한 장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신문지 한 장 [경향신문] 씨눈들이 사람 눈처럼 또랑거리는 ‘봄봄’. 산수유는 벌써 노랗게 피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별들이 아침에도 돌아가지 않은 게 꽃이란다. 나무마다 별꽃이 피어 이쪽 말로 ‘버큼( v.daum.net 씨눈들이 사람 눈처럼 또랑거리는 ‘봄봄’. 산수유는 벌써 노랗게 피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별들이 아침에도 돌아가지 않은 게 꽃이란다. 나무마다 별꽃이 피어 이쪽 말로 ‘버큼(거품)’ 같아. 부풀어 오르다가 쭉 가라앉으면 다음엔 풀들이 땅별을 덮으며 차오르겠지. 쑥 캐던 할매들은 신문지 한 장 바닥에 깔고서는 멍 때리고 앉아 봄바람을 쐰다. 막심 고리키의 에세이집 엔 이런 얘기가 있다. “신문은 구독 안 합니까?” ..

[임의진의 시골편지] 차력사

[임의진의 시골편지]차력사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차력사 [경향신문] 요새 아이들은 차력사가 무엇인지 모를 거다. 약장수랑 둘이 쿵짝짝이던 차력사. 약장수들은 마블 주인공처럼 생긴 차력사를 한 명 대동하고 동네에 나타났다. 공터에다 간이무대를 v.daum.net 요새 아이들은 차력사가 무엇인지 모를 거다. 약장수랑 둘이 쿵짝짝이던 차력사. 약장수들은 마블 주인공처럼 생긴 차력사를 한 명 대동하고 동네에 나타났다. 공터에다 간이무대를 마련하고 구경꾼들을 그러모았다. 차력사는 근육질 몸에 반질반질 기름을 바르고, 장발 머리엔 띠를 동여매고서 붉은 신호등 같은 얼굴을 반짝거렸다. 약장수는 낯선 경상도 말을 썼다. 차력사와 “롱가서 묵을라꼬예(나눠 먹겠다).” 고급 경상도 말을 처음 듣게 된 나..

[임의진의 시골편지] 유행가

[임의진의 시골편지]유행가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유행가 [경향신문] 매주 한 차례 ‘만나면 좋은 친구’ 방송국, 유행가 가락 소개하는 프로에 출연하고 있다. 강원도 올림픽 기간에는 가수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길’을 들려드렸다. 한 인터뷰에서 김 v.daum.net 매주 한 차례 ‘만나면 좋은 친구’ 방송국, 유행가 가락 소개하는 프로에 출연하고 있다. 강원도 올림픽 기간에는 가수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길’을 들려드렸다. 한 인터뷰에서 김현철이 그랬다. “재수 시절에 여자 친구랑 춘천 가는 기차를 입석으로 탔어요. 근데 완행열차라 너무 힘들었죠. 중간인 강촌역에서 그냥 내려버렸어요. 곡 제목을 강촌 가는 기차라고 했어야 맞습니다. 춘천에 다녀온 셈치고 춘천 가는 길이라고 지었죠. 가사에도..

[임의진의 시골편지] 리틀 포레스트

[임의진의 시골편지]리틀 포레스트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리틀 포레스트 [경향신문] “자랑자랑(자장자장) 웡이 자랑, 금도 자랑 효도 자랑. 우리 아기 자는 소리. 곤밥(쌀밥) 먹엉 자는 소리. 놈의 아기 우는 소리, 고치(같이) 먹엉 우는 소리. 저래 가는 깜동 개야, 우리 v.daum.net “자랑자랑(자장자장) 웡이 자랑, 금도 자랑 효도 자랑. 우리 아기 자는 소리. 곤밥(쌀밥) 먹엉 자는 소리. 놈의 아기 우는 소리, 고치(같이) 먹엉 우는 소리. 저래 가는 깜동 개야, 우리 아기 재와 두라. 느네 아기 재와 주마, 이래 오는 깜동 개야. 아니 재와주민(안 재워주면), 솔진솔진(날카로운) 촐(풀) 베려당(베어) 손발 꽁꽁 묶엉이네, 지푼지푼(깊디깊은) 천지 소레(물구덩이) 들이쳤..

[임의진의 시골편지] 당나귀 귀

[임의진의 시골편지]당나귀 귀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당나귀 귀 [경향신문] 좋아하는 신발 뒤축이 닳아서 구둣방을 찾았다. 뒤축을 새로 붙이면 새신처럼 신을 수 있단 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나귀나 되는 것처럼 수선한 신발을 신고 발길질을 해 보고, 푸 v.daum.net 좋아하는 신발 뒤축이 닳아서 구둣방을 찾았다. 뒤축을 새로 붙이면 새신처럼 신을 수 있단 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나귀나 되는 것처럼 수선한 신발을 신고 발길질을 해 보고, 푸륵푸륵 콧김도 날려봤다. 중동 지방이나 인도, 네팔, 머나먼 남미 안데스 산길을 여행하면 당나귀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돌길을 오를 때 당나귀를 타기도 하는데 힘이 천하장사. 당나귀와 몇날 며칠 같이한 적도 있었다. 짐을 나르기도 하고 나를 태..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웃음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웃음 (daum.net)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웃음 웃음은 농담이나 조크에 대한;생리적 반응인가?.. 아니다, 얼굴의 메커니즘이 아니다웃음은 불안과 무기력 넘어서려는 내면의 명령서 나오는 생명의 충동..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이 웃어라![세계 v.daum.net 웃음은 농담이나 조크에 대한 생리적 반응인가?… 아니다, 얼굴의 메커니즘이 아니다. 웃음은 불안과 무기력 넘어서려는 내면의 명령서 나오는 생명의 충동…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이 웃어라! 이것은 몸속 650개의 근육 중에서 231개의 근육과 206개의 뼈가 동시에 움직이게 하고, 숨을 헐떡이게 하고, 더러는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생명의 파동, 불안의 해소, 기계적 경직에서의 도피, 무위(無爲)에 대한 반동,..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디지털세상이 줄 수 없는 것들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디지털세상이 줄 수 없는 것들 (daum.net)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디지털세상이 줄 수 없는 것들 디지털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속도'.. 잉여의 속도는 편리함을 주는 대신 군중과 자아의 균형을 앗아가버려인터넷을 끄고 스마트폰을 놓아라디지털세상에서도 자아의 행복은 광속이 아닌 아날 v.daum.net 디지털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속도'… 잉여의 속도는 편리함을 주는 대신 군중과 자아의 균형을 앗아가버려 인터넷을 끄고 스마트폰을 놓아라 디지털세상에서도 자아의 행복은 광속이 아닌 아날로그 속도로 온다 우리는 디지털 세상으로 들어와 있다. 그 말은 우리 삶이 무수히 많은 '외부'들과 끊임없이 '접속'하고 '연결'하는 삶을 산다는 뜻이다. 이것은 다른 한편으로 우리의 말..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아버지로 산다는 것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아버지로 산다는 것 (daum.net)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아버지로 산다는 것 아버지는 '가정의 선장'.. 가족의 희로애락 보듬는 지휘자[세계일보]잘 가게, 여름이여. "서쪽 편으로 흘러가는 꽃구름 한 편"(박정만, '꽃구름 한 편')처럼 여름은 홀연 사라졌다. 도처에 가을이 v.daum.net 아버지는 '가정의 선장'… 가족의 희로애락 보듬는 지휘자 잘 가게, 여름이여. "서쪽 편으로 흘러가는 꽃구름 한 편"(박정만, '꽃구름 한 편')처럼 여름은 홀연 사라졌다. 도처에 가을이다. 비온 뒤 파릇하던 쑥갓과 상추들, 채소 잎사귀 뒤쪽에 숨은 달팽이, 연못을 가득 메운 노랑어리연꽃, 밤의 허공에 푸른 사파이어로 점점이 떠돌던 반딧불이도 더는 볼 수 없고, 바위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