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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 여름에 아름다운 병산서원 배롱나무

[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 여름에 아름다운 병산서원 배롱나무 (daum.net) [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 여름에 아름다운 병산서원 배롱나무 배롱나무의 계절, 붉은 여름이다. 여름에 백일 넘게 붉은 꽃을 피워서 ‘백일홍나무’라고 부르다가 배롱나무라는 남다른 이름을 얻은 이 나무는 햇살 뜨거운 여름이면 가지 끝에서 고깔 모양 news.v.daum.net 배롱나무의 계절, 붉은 여름이다. 여름에 백일 넘게 붉은 꽃을 피워서 ‘백일홍나무’라고 부르다가 배롱나무라는 남다른 이름을 얻은 이 나무는 햇살 뜨거운 여름이면 가지 끝에서 고깔 모양의 붉은 꽃차례를 피운다. 주름투성이의 꽃잎 6장 안쪽에 40개의 수술이 돋는데, 가장자리에 자리한 6개의 노란 수술이 유난히 길어서 아름답다. 대개는 붉은빛이지만, 흰색 ..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국어사전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국어사전 (daum.net)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국어사전 장난감의 매력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고도 아무런 잔소리도 뒤끝도 없다. ‘어른의 아버지’인 통찰력 있는 아이들은 그걸 재빨리 알아차리고 공룡, 자동차, 레고, 인형을 가까이 news.v.daum.net 장난감의 매력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고도 아무런 잔소리도 뒤끝도 없다. ‘어른의 아버지’인 통찰력 있는 아이들은 그걸 재빨리 알아차리고 공룡, 자동차, 레고, 인형을 가까이한다. 어른이 되고서도 장난감 하나 장만하면 좋다. 아무런 군말 없이 항상 나를 기다리는 책도 참 그윽한 장난감이다. 노후를 대비하여 옥편과 국어사전을 곁에 두기로 했다. 노안으로 흐릿해진 전방처럼 그동안 너무 대충 알고 ..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냉면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냉면 (daum.net)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냉면 강원도 심산유곡의 어느 암자에 있는 해우소는 그 깊이가 하두 깊어서 힘 한번 주고 나서 반응을 기다리며 귀를 쫑긋해도 영 기척이 없다가 남은 근심의 덩어리를 모조리 다 짜내고 허리띠를 후 news.v.daum.net 강원도 심산유곡의 어느 암자에 있는 해우소는 그 깊이가 하두 깊어서 힘 한번 주고 나서 반응을 기다리며 귀를 쫑긋해도 영 기척이 없다가 남은 근심의 덩어리를 모조리 다 짜내고 허리띠를 후련하게 졸라매며 엉성한 문을 빼꼼 열고 바깥으로 나오면, 그때서야 궁금해하던 그 야릇한 소리가 긴 침묵의 낭떠러지를 뚫고 비로소 올라온다고 한다. 최근 가뭄이 몹시 심하더니 곧바로 장마가 들이닥쳤다. 비는 오늘도 내렸다. 새로 이..

[임의진의 시골편지] ‘보해미안’ 랩소디

'보해미안' 랩소디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보해미안' 랩소디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막심 고리키는 혹독한 유년기를 보냈다. 그때 만난 이웃사촌을 평생 잊지 못했다. 시인과 매춘부, 나환자와 수녀, 부두노동자, 무덤 파는 인부, 묘지 경비원, 교수형 집행인, 도둑과 news.v.daum.net 막심 고리키는 혹독한 유년기를 보냈다. 그때 만난 이웃사촌을 평생 잊지 못했다. 시인과 매춘부, 나환자와 수녀, 부두노동자, 무덤 파는 인부, 묘지 경비원, 교수형 집행인, 도둑과 거지, 소매치기 사기꾼, 살인 수배자, 양치기, 열쇠와 시계제조공, 이발사, 마법사, 고물상, 곱사등이, 새장수, 낚시꾼 어부, 재봉사, 결핵환자, 떠돌이 악사들. 공동묘지 파는 인부는 무덤 팔 때도 아코디언..

[임의진의 시골편지] 북극여우와 여관

북극여우와 여관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북극여우와 여관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강원도에선 여우를 영깽이라고 한다. 강원도민 율곡 선생이 십만 양병설을 주장할 때도 영깽이를 들먹이셨다는 우스갯소리. “왜눔들이 움메나 빡신지 영깽이(여우) 같애가지고요. news.v.daum.net 강원도에선 여우를 영깽이라고 한다. 강원도민 율곡 선생이 십만 양병설을 주장할 때도 영깽이를 들먹이셨다는 우스갯소리. “왜눔들이 움메나 빡신지 영깽이(여우) 같애가지고요. 조총이란 것을 맹글었는데요. 쪼그마한 구녕을 뚤봐서 눈까리를 들이대고 존주어서리 들이 쏘며는요. 쎄사리가 빠지쟌소. 일이만은 택도 없고 십만 군사는 길러내야 떼까리로 뎀비도 끄떡없지비요.” 조선시대에도 야생에 흔했던 여우, 여시, 영..

[임의진의 시골편지] 수고한 이들에게

수고한 이들에게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수고한 이들에게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라틴어 ‘라보라레(Laborare)’에는 ‘일하다’라는 뜻과 함께 ‘고생하다’라는 뜻도 포함된다. 수도승 ‘프란체스코 드 살’은 말하기를 “각자의 구두에 작은 돌멩이들을 집어넣은 news.v.daum.net 경향신문] 라틴어 ‘라보라레(Laborare)’에는 ‘일하다’라는 뜻과 함께 ‘고생하다’라는 뜻도 포함된다. 수도승 ‘프란체스코 드 살’은 말하기를 “각자의 구두에 작은 돌멩이들을 집어넣은 뒤 그걸 신고 길을 나선 것이 바로 우리 인생”이라고 했다. 다들 발바닥이 얼마나 아플까. 어느 라디오 방송에선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인사말로 방송문을 연다. 찡하니 마음에 위로가 되는 멘트다..

[임의진의 시골편지] 근사한 유리창

근사한 유리창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근사한 유리창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겨울엔 고구마를 간식 삼아 자주 먹는다. 난롯불에 구운 고구마는 혀에 닿자마자 녹는다. 나도 먹고 강아지도 먹이고 하면서 둘이 볼살이 통통 올랐다. 고구마를 먹으면서 창문 밖을 news.v.daum.net 겨울엔 고구마를 간식 삼아 자주 먹는다. 난롯불에 구운 고구마는 혀에 닿자마자 녹는다. 나도 먹고 강아지도 먹이고 하면서 둘이 볼살이 통통 올랐다. 고구마를 먹으면서 창문 밖을 똑같이 바라본다. 하루 일과의 꽤 많은 시간을 창문 밖 구경에다 쓴다. 신문 방송에서 보는 다사다난한 바깥 세계와는 다른 ‘내면과 자연의 세계’를 마주하는 유리창. 나란한 신발과 얼멍얼멍 자란 수풀과 아물거리는 별빛이 내다보이..

[임의진의 시골편지] 오십대

오십대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오십대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만화가 ‘히로카네 겐시’는 오십대 중년 시기를 잘 사는 6가지 비법을 소개했는데, 1. 작은 욕심 부리기(예컨대 따뜻한 찌개를 안주 삼아 마시는 술 한 잔의 즐거움. 싸고 맛있는 세 news.v.daum.net 만화가 ‘히로카네 겐시’는 오십대 중년 시기를 잘 사는 6가지 비법을 소개했는데, 1. 작은 욕심 부리기(예컨대 따뜻한 찌개를 안주 삼아 마시는 술 한 잔의 즐거움. 싸고 맛있는 세계의 즐거움이 있음), 2. 과거 따위 돌아보지 않기(묵은 감정 깨끗이 정리하고 이름조차 잊기. 가슴 뛰지 않는 물건 버리기), 3. 망설임 없이 즐거움으로 향하기(언제 죽을지 모르니 매일을 진지하게 즐기고, 오래 살지 모르니 배우..

[임의진의 시골편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밤새 목화꽃처럼 탐스러운 눈이 소르르 내렸다. 개울가 수렁논배미도 딱딱하게 얼어붙어 고두밥만큼 부풀었다. 성크름한 바람이 불긴 하지만 햇살이 따뜻해설랑 눈은 아침나절에 녹 news.v.daum.net 밤새 목화꽃처럼 탐스러운 눈이 소르르 내렸다. 개울가 수렁논배미도 딱딱하게 얼어붙어 고두밥만큼 부풀었다. 성크름한 바람이 불긴 하지만 햇살이 따뜻해설랑 눈은 아침나절에 녹아버렸다. 마당에 있는 바위옹두라지에 개가 앉아 털을 고르면서 해바라기를 즐겼다. 개처럼 사람들도 가만히 앉아 비루하고 추저분한 인생을 추스를 짬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염치도 부끄러움도 없이 다시..

[임의진의 시골편지] 그리운 사람의 별명

그리운 사람의 별명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그리운 사람의 별명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북쪽 황해도에선 장인을 가시아바이, 장모는 가시오마니라고 부르고 친정은 가싯집이라 한단다. 신혼초야를 마치고 가싯집에 인사를 가는데, 닭과 술과 떡을 장만했다. 바보 신랑은 news.v.daum.net 북쪽 황해도에선 장인을 가시아바이, 장모는 가시오마니라고 부르고 친정은 가싯집이라 한단다. 신혼초야를 마치고 가싯집에 인사를 가는데, 닭과 술과 떡을 장만했다. 바보 신랑은 닭이 생각이 안 나 ‘꺽거덕 푸드덕’. 술은 ‘울르렁 출르렁’. 떡은 ‘찐덕찐덕’. “허허. 이름도 하나 기억을 못하는 바보천치 사위를 얻었구먼. 불쌍한 내 딸.” 가시오마니는 열불이 터져 울었다. 신랑은 주는 대로 덥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