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 생태 과학 칼럼 모음 2317

[권오길의생물의신비] '곤충계의 폭군 사마귀'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2021.09.13)

■ 곤충계의 폭군 사마귀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생물학 '버마재비'는 범처럼 무서운 곤충이란 뜻 교미 중 암컷이 느닷없이 수컷 잡아먹기도 ‘사마귀’란 살갗이 유두종(乳頭腫)바이러스에 감염돼 너무 많이 자라는 병으로 도도록하게 낟알만 한 군살이 돋는다. 우리가 소싯적엔 손등에 그리도 많이 생기더니만 요즘은 눈을 닦고 봐도 없다. 못 먹어 생기는 병인가 보다 하며 이 사마귀를 곤충사마귀에게 뜯게 했다. 장맛비가 한 줄기 하고 나니 그새 잡풀이 범이 새끼 칠 만큼 우거졌다. 그놈들 매느라 낑낑거리고 있을라치면 아직 덜 자란 새끼사마귀가 도망을 간다. 곤충에도 같은 이름의 사마귀가 있으니 녀석들이 다 자라고 나면 낫날과 흡사한 앞다리를 치켜들고, 뾰족하고 날카로운 주둥이에 역삼각형의 머리와 방울 같은 큰 눈..

[권오길의생물의신비] '칡나무와 등나무에서 배우는 지혜'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2021.09.13)

■ 칡나무와 등나무에서 배우는 지혜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생물학 '갈등'은 칡과 등의 조합에서 비롯한 말 내 속의 굽은 마음 둘, 두 식물 보는 듯 같은 콩과식물에 드는 칡(葛)나무와 등(藤)나무 이야기다. 칡은 다년생 덩굴식물로 줄기가 해마다 굵어지기에 나무에 속하고,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데 줄기는 20m 이상 뻗으며, 뿌리도 매년 커진다. 칡넝쿨은 길게 자라면서 다른 물체를 둘둘 감고 올라가고, 잎은 겹잎(복엽)으로 3장의 작은잎(소엽)으로 돼 있다. 꽃은 8월에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으로 피고, 꽃모양은 나비와 흡사하며, 열매는 천생 콩꼬투리를 닮았다. 우리가 어릴 때 많이 캐먹은 칡뿌리(갈근)는 예부터 구황식물로 쓰였고, 건강식품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뿌리녹말인 갈분(葛粉)은 녹두가루..

[휴심정] 고진하 목사의 불편당 일기 22: 메꽃, '끈질지게 살아난 풀이 약성도 강하다' (2021.09.11)

■ 끈질지게 살아난 풀이 약성도 강하다 / 고진하 목사 시인 [휴심정] 고진하목사의 불편당 일기]불편당 일기 22: 메꽃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유안진의 시 「들꽃 언덕에서」의 부분인데, 맑고 깊은 여운이 느껴지는 시다. 나는 들길을 걷다 아름다운 꽃을 만나도 함부로 꺾지 않는다. 그냥 꿀벌이나 나비처럼 코만 가져다 대고 흠흠 꽃향기를 음미할 뿐. 시인의 절창을 읊을 때마다 나는 평생 농부로 사셨던 우리 어머니의 말씀이 떠오르곤 한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도 쓸데없이 꺾지 말아라! 어머니는 초등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일자무식이었지만,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성스런 생명이라는 것을 당신의 온몸..

[김민철의 꽃이야기] '77세 작가는 99세 엄마를 어떤 꽃에 비유했을까' (2021.09.10)

[김민철의 꽃이야기] 77세 작가는 99세 엄마를 어떤 꽃에 비유했을까 2016년 77세 작가 한승원은 ‘달개비꽃 엄마’라는 장편소설을 냈다. 등단 50년을 맞은 작가가 99세에 별세한 어머니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이다. 소설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다. 「무덤 앞에 엎드려 절을 하고 났을 때 (중략) 금잔디를 밟고 선 내 발 앞으로 국숫발같이 오동통한 달개비 덩굴 한 가닥이 기어나왔다. 그 덩굴의 마디마디에서 피어난 닭의 머리를 닮은 남보랏빛 꽃 몇 송이가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몇 해 전, 토굴 마당의 잔디밭에서 달개비, 바랭이풀, 명아주풀, 비름풀, 환삼덩굴 들을 뽑아 동백나무 밑에 쌓아 두었는데, 다른 풀들은 시들어 죽어갔지만 달개비풀 혼자만 살아남아서 남보라빛의 꽃을 피워내었다...

[김민철의 꽃이야기] '칡꽃에 대해 잘 모르는 세 가지' (2021.09.10)

[김민철의 꽃이야기] 칡꽃에 대해 잘 모르는 세 가지 김동리의 대표적인 단편 중 하나인 ‘역마(驛馬)’는 옥화의 어미와 아들 등 3대에 걸친 가족 인연을 바탕으로 토속적인 의식세계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화개장터가 주무대인데, 칡이 많이 나오고 있다. 화개장터에서 주막을 하는 옥화는 역마살을 없애려고 아들 성기를 쌍계사에 보낸다. 옥화는 그의 어미가 젊은 남사당의 진양조 가락에 빠져 하룻밤 풋사랑으로 태어난 딸이었고, 아들 성기는 옥화가 구름 같이 떠도는 중과 인연을 맺어 낳은 자식이었다. 어느날 체장수 영감이 딸 계연을 데려와 맡기고 장삿길을 떠난다. 자연스럽게 성기와 계연은 서로 연정을 품는다. 다음은 성기가 칠불암에 책값을 받으러 갈 때 계연을 데려가는 장면이다. 「성기는 아가위나무 가지로 앞에서 칡..

[김민철의 꽃이야기] 왕고들빼기, '야생초의 왕'인 이유 (2021.09.10)

[김민철의 꽃이야기] 왕고들빼기, '야생초의 왕'인 이유 / 김민철 지난 주말 영종도 옆 신도·시도·모도를 자전거로 돌다가 몇번이나 브레이크를 잡았습니다. 근사한 왕고들빼기 꽃이 많아서 그때마다 멈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요즘 곳곳에서 잎이 깃 모양으로 갈라져 있고 연한 노랑색 꽃이 막 피는 식물을 볼 수 있는데, 왕고들빼기입니다. 숲 가장자리, 논밭가는 물론 서울 광화문에서도 작은 공터에서 왕고들빼기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황대권은 책 ‘야생초편지’에서 왕고들빼기를 야생초의 왕이라 했습니다. 야생미 넘치는 잎 모양, 엄청난 번식력 등 ‘야생초의 모든 조건을 탁월하게 갖추고 있는 데다 덩치 또한 크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왕고들빼기는 다 자라면 1~2m까지 크는 식물입니다. 깊게 파인 잎이 크고..

[사색의향기] '자연의 불언지교(不言之敎)' 백승훈 시인 (2021.09.09)

■ 자연의 불언지교(不言之敎) /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하루가 다르게 높아만 가는 파란 하늘과 자주 일었다 스러지는 구름을 보며 가을을 느낀다. 마스크를 쓰고 두 번째 맞는 가을이다. 누군가는 낙엽 한 장에서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했지만 나는 날마다 한 뼘씩 키를 높이는 하늘을 보며 가을이 당도했음을 절감한다. 딱히 하늘이 아니더라도 문밖만 나서면 가을의 징후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산들바람 부는 천변을 달리거나 잠시 짬을 내어 단풍나무들이 줄 지어 서 있는 산책로만 걸어도 어렵지 않게 가을을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늘은 아무 말이 없어도 계절은 어김없이 순환하며 만물은 저절로 생장하여 가을이 되면 열매를 맺는다. 얼마 전에 썼던 꼬리명주나비에 관한 칼..

[서울 쏙 과학] ⑤ 측정기에 쓰이는 관성의 법칙과 베타선의 원리.. 도로변 미세먼지 측정기에 담긴 뉴턴과 퀴리의 세계 (2021.09.08)

■ 도로변 미세먼지 측정기에 담긴 뉴턴과 퀴리의 세계 서울 쏙 과학 ⑤ 측정기에 쓰이는 관성의 법칙과 베타선의 원리 [서울&] [서울 쏙 과학] 을지로4가 등 도로변 잿빛 컨테이너 그 속에 뭐가 있을까 항상 궁금했던 곳 전문가의 도움 받아서 그 문을 연 순간 뉴턴·퀴리 원리 담은 측정기기들 ‘가득’ 뉴턴의 ‘관성의 법칙’ 따른 포집기가 큰 입자 내보내고 미세먼지만 모은 뒤 퀴리가 발견한 ‘방사능’ 원리에 의해 흡수 베타입자 양으로 미세먼지 측정 한 번, 들여다보고 싶었다. 청계천을 지나다 우연히 봤던 ‘그것’. 을지로4가 인도 한편, 도로변 점포들이 부려놓은 듯한 자재와 오토바이들 사이에 오도카니 서 있던 잿빛 컨테이너. 그 위에는 작은 삿갓을 쓴 막대기 세 개가 꽂혀 있었고, 풍향계 또한 돌고 있었다...

[서울 쏙 과학] ⑨ 코로나 진단에 쓰이는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의 과학원리.. 코로나 진단 원리로 가짜 광어회, 유전자변형도 찾는다 (2021.09.08)

■ 코로나 진단 원리로 가짜 광어회, 유전자변형도 찾는다 서울 쏙 과학 ⑨ 코로나 진단에 쓰이는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의 과학원리 [서울&] [서울 쏙 과학] 미세한 양 DNA를 PCR 장비로 증폭 장비 온도 95도, DNA 이중나선 풀려 다시 54도로 낮춘 뒤, 74도로 높이면 타깃 DNA 가닥이 두 개로 늘어나 이를 여러번 반복해 수만 개로 늘려 타깃 DNA 확인, 어떤 물체인지 파악 영등포구 보건소에서 남편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목은 칼칼하지만 다른 의심증상은 없다고 했다. 그래도 남편은 다음날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불안은 짧게 끝났다. 17시간 뒤 남편의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떴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녁 자리에서 남편이 자랑스레 말했..

[서울 쏙 과학] ⑩ 열섬 현상 막는 증발산의 과학원리.. 도심에 '물을 심으면' 한여름 폭염이 사라진다 (2021.09.08)

■ 도심에 '물을 심으면' 한여름 폭염이 사라진다 서울 쏙 과학 ⑩ 열섬 현상 막는 증발산의 과학원리 [서울&] [서울 쏙 과학] 서울의 열섬 현상 ‘날씨’가 주요 변수 햇볕 쨍쨍하면 도심 속 습도 낮아지며 온도는 크게 높아지는 현상 나타나 자연은 빗물 품고 ‘증발’로 온도 낮춰 도심은 물이 빨리 말라 온도 높아져 화단 등 ‘빗물저금통’↑면 ‘도시 온도’↓ 서울엔 보이지 않는 섬이 있다. 햇빛이 강렬한 날, 그 섬은 도심에서 투명한 불꽃처럼 아른거리며 나타난다. 비가 오면 사라진다. 아지랑이 같다. 잡을 수 없다. 그 섬을 우리는 ‘열섬’(Heat Island)이라 부른다. 도시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열섬을 비롯한 다양한 도시 현상을 서울시는 사물인터넷(IoT) 복합센서 ‘에스닷’(S-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