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협한 이타성/ 박한선 정신과 전문의·신경인류학자 우리는 대개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종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기독교인의 절반 이상이 어머니로부터 종교를 물려받는다. 열 명 중 여덟 명의 불교인이 어머니와 종교가 같다. 종교는 어느 정도 ‘초깃값’이다. 종교의 선택을 유보하다가, 19세가 되어서야 여러 종교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라는 문화는 없다. 역사적으로 종교는 가족의 전통이자 집단의 의무였다. 개종은 목숨을 건 행동이었다. 광장에 목이 내걸리거나 황야로 추방될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지금도 일부 문화에서는 여전히 그렇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의 사회에서 종교는 개인의 자유다. 조금 옛날 자료이지만, 2005년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종교인의 16.2%가 개종한 종교인이었다. 지금은 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