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 생태 과학 칼럼 모음 2317

[세상읽기] '편협한 이타성' 박한선 정신과 전문의 (2021.09.06)

■ 편협한 이타성/ 박한선 정신과 전문의·신경인류학자 우리는 대개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종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기독교인의 절반 이상이 어머니로부터 종교를 물려받는다. 열 명 중 여덟 명의 불교인이 어머니와 종교가 같다. 종교는 어느 정도 ‘초깃값’이다. 종교의 선택을 유보하다가, 19세가 되어서야 여러 종교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라는 문화는 없다. 역사적으로 종교는 가족의 전통이자 집단의 의무였다. 개종은 목숨을 건 행동이었다. 광장에 목이 내걸리거나 황야로 추방될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지금도 일부 문화에서는 여전히 그렇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의 사회에서 종교는 개인의 자유다. 조금 옛날 자료이지만, 2005년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종교인의 16.2%가 개종한 종교인이었다. 지금은 훨..

[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물 위의 스케이터 소금쟁이'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2021.09.05)

■ 물 위의 스케이터 ‘소금쟁이’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잔털 덕분에 파도에 휩쓸려도 가라앉지 않아.. 물결 파동 이용해 먹이사냥·짝짓기에 나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산자락의 숲길을 걷는다. 중간에 들르는 옹달샘에서 때때로 소금쟁이 한 마리를 만난다. 그 먼 곳까지 어떻게 왔는지 모르지만, 녀석은 신기하게도 물에 안 빠지고 유유자적(悠悠自適)하게 물 위를 떠다닌다. 소금쟁이는 노린재목, 소금쟁잇과에 속하는 수서(수생) 곤충으로 세계적으로 1700여 종이 알려졌고, 우리나라에서는 5속 9종이 서식한다고 한다. 이들 중 90%는 민물(담수)에 살고 나머지 10%는 바다(해수)나 민물과 짠물이 섞이는 기수(汽水)에 산다. 소금쟁이(Aquarius paludum)는 물 위를 미끄러지듯 휘젓고 다니면서 성큼성큼..

[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기름을 얻는 유료작물(油料作物) 들깨'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2021.09.05)

■ 기름을 얻는 유료작물(油料作物) 들깨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 줄이고 면역체계 강화.. 독특한 향 있어 삼겹살을 싸먹고, 매운탕 비린내 없애는 데도 효과 우리 속담에 “들깨가 참깨 보고 짧다고 한다”란 말이 있는데 이는 자신의 흉은 모르고 남의 허물만 탓함을 이르는 말이다. 또 “참깨·들깨 노는데 아주까리 못 놀까”라는 말은 남들도 다 하는데 나도 한몫 끼어 하자고 불쑥 나설 때 쓰는 말이다. 들깨는 꿀풀과의 한해살이풀로 자소(紫蘇) 또는 일본자소라 한다. 인도나 중국 중남부 산악지대가 원산지로 여기는데 한국·중국·일본 등지에서 자생한다. 쐐기풀을 닮았고, 박하 비슷한 향이 나기에 들깨박하라고도 하며, 바질(basil) 냄새를 풍긴다. 들깨(wild sesame)..

[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배고프면 자기 다리 먹는 대게'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2021.09.05)

■ 배고프면 자기 다리 먹는 대게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암(Cancer)이라는 병명도 파고드는 게 속성서 유래.. 공급 부족해 대게 대신 홍게·킹크랩도 인기 게는 같은 갑각류(甲殼類)인 새우나 바닷가재처럼 겉이 아주 딱딱한 외골격(겉뼈대)을 가진다. 몸은 등딱지로 둘러싸인 커다란 머리가슴(두흉부, 頭胸部)과 일곱 마디의 배(복부, 腹部)로 나뉘는데 배딱지(복갑, 腹甲)는 등딱지(배갑, 背甲)에 비해 아주 작다. 따라서 지식이나 재주 따위가 아주 짧거나 보잘것없는 것을 빗대어 “게꽁지만 하다”고 한다. 배딱지크기는 암컷과 수컷이 다르다. 수컷배딱지는 매우 길쭉하면서 작고 좁은 반면, 암컷의 것은 사방 넓적하고 펑퍼짐해 알을 듬뿍 달라 붙이기에 알맞다. 그리고 두흉부의 앞 끝부분에는 1쌍의 또렷한 눈과..

[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뇌를 보살펴 주는 당귀'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2021.09.04)

■ 뇌를 보살펴 주는 당귀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치매 유발 베타아밀로이드 억제하고 활성산소 제거 효과… 몸에 피를 보충하고 혈액순환 원활하게 해주는 약초 약용식물인 당귀(當歸)는 세계적으로 50여 종이 있고, 주로 북반부에 분포한다. 한국에는 참당귀(Angelica gigas)가 있고, 그것과 아주 유사한 것으로 중국당귀(A. sinensis)와 왜당귀(A. acutiloba)가 있으며, 모두 뿌리를 말려 쓴다. 이 약재 맛은 달착지근하면서도 매운데, 참당귀가 중국당귀나 일본당귀에 비해 단맛은 덜하고 매운맛이 더 세다. 당귀는 특히 여성에게 좋기에 ‘여성용 인삼(female ginseng)’이란 별명에다 ‘한국당귀(Korean angelica)’라 불리는 ‘참당귀’는 여성 생리나 부인병에 좋다고 알..

[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기중기(크레인)도 두루미(crane)를 닮았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2021.09.04)

■ 기중기(크레인)도 두루미(crane)를 닮았다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학익진, 학수고대 등 다양한 일상 언어에 활용돼.. 일부일처로 살며 돈독한 부부애와 정절로 유명 우리나라에서는 두루미를 장수·행운·평화와 고매한 기품·기상을 나타내는 새로 섬긴다. 그리고 두루미는 다름 아닌 학(鶴, crane)이다. 그래서 우리 500원짜리 동전에 두루미 문양이 찍혀있고, 또 두루미는 일본항공(Japan Airlines, JAL)의 공식 로고(logo)로 높은 고도를 비행하는 것을 상징한다. 여러 평범한 사람 가운데 뛰어난 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러 “뭇 닭 속의 봉황이요 새 중의 학 두루미다”라고 한다. 두루미를 학(鶴)·백학(白鶴)·선학(仙鶴)·야학(野鶴)이라고도 부르고, 높은 고층건물을 지을 때 긴 팔을 ..

[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오작교 놓을 만큼 영리한 까막까치' (2021.09.04)

■ 오작교 놓을 만큼 영리한 까막까치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일부일처로 평생 지내는 까치… 수백 마리 눈 마주치며 집단 맞선 겨우내 먹을 식량 숨겼다 잊기도… “까마귀 고기 먹었나” 속담 유래 까막까치란 까마귀와 까치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고, 한자로는 오작(烏鵲)이다. 그래서 칠월칠석날 저녁에 견우와 직녀를 만나게 하기 위해 까마귀와 까치가 은하수에 놓는다는 다리가 오작교(烏鵲橋)가 아니던가. 먼저 까마귀부터 보겠다. 머리 위를 떼 지어 맴돌면서 죽음을 부른다는 깍깍하는 살기 밴 날카로운 까마귀 소리에 얼른 고개를 치뜨고 공중에다 대고 폐, 폐, 폐 세 번 침을 내뱉는다. 서양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일본인은 까마귀를 길조(吉鳥)로 여기지만 우리는 흉조(凶鳥)로 삼는다. 하지만 우리도 한때는 까마귀를 신..

[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도요새가 1만2000㎞ 날아와 찾는 칠게'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2021.09.04)

■ 도요새가 1만2000㎞ 날아와 찾는 칠게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차고 넘치게 많다는 뜻… 집게발 들고 춤추듯 갯벌 누벼 매립·남획으로 개체 줄어, 먹이 부족해진 새들 생존 위기 광주전남연구원의 김준 책임연구위원이 한 언론사에 연재 중인 ‘김준의 맛과 섬’ 가운데 ‘칠게 간장게장’ 이야기를 소개하려 한다. ‘고흥 지역에 유명한 기사 식당에서 칠게장을 만났다. 영광이 고향인 장모님이 즐겨 드셨던 칠게장이다. 배고픈 시절 전라도에서 밥반찬으로 즐겨 먹었다. 꼬챙이에 끼워 구워 간식으로 먹기도 했다. (중략) [자산어보]에는 ‘화랑해(花郞蟹)’라 했다는데, 기어 다닐 때 집게발을 치켜드는 모습이 춤추는 것 같아 ‘춤추는 남자’라는 뜻으로 ‘화랑’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중략) 칠게를 좋아하는 것은 인..

[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보리수나무'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2021.09.04)

■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보리수나무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독일서는 숭배의 대상이자 ‘사랑의 나무’로 여겨져 보리자나무를 인도보리수로 착각하는 경우도 세상에 동명이목(同名異木)인 ‘보리수나무’가 셋이 있다. 우리나라 토종인 보리수나무(보리똥나무)와 부처님께서 그 나무 밑에서 성불(成佛)했다는 인도보리수(印度菩提樹), 또 독일가곡 보리수(Lindebaum)가 그것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우리 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는 보리수나뭇과의 낙엽관목으로 높이 2~4m이고, 산비탈의 숲 가장자리나 하천가에 난다. 그렇다. 열매의 씨앗이 보리같다고 하여, 또 열매 볼에 이똥(치태, 齒苔)이 묻은 것 같다 해 보리똥나무라고도 한다. 어릴 때 소 먹이러 가서 소목에다 고삐를 칭칭 감아서 산..

[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위기 땐 다리까지 자르는 ‘둔갑의 귀재’ 문어'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2021.09.04)

■ 위기 땐 다리까지 자르는 ‘둔갑의 귀재’ 문어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몸 모양·색깔 순식간에 바꾸는 ‘바다의 카멜레온’ 무척추동물 중 몸집 대비 뇌 가장 크고 지능 높아 '여덟 가랑이 대문어(大文魚)같이 멀끔하다’란 말은 무엇이 미끈미끈하고 번지르르하거나 생김새가 훤함을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제 패거리끼리 서로 헐뜯고 비방하거나 자기의 밑천·재산을 차츰차츰 까먹음을 ‘문어 제 다리 뜯어먹는 격’이라 비유하고, 사업을 여러 갈래로 확장하는 것을 두고 ‘문어발식 경영’이라 한다. 그리고 ‘문어(文魚)’란 ‘글을 쓰는 고기’라는 뜻이나 문어가 글을 쓴다는 게 아니고 문어먹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먹물을 먹다’라는 말은 책을 읽어 글공부함을 의미하니 ‘먹물(잉크)’하면 배움이 많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