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1) 채식주의와 차가운 악(惡)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1) 채식주의와 차가운 악(惡) (daum.net)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 (1) 채식주의와 차가운 악(惡) 한국서 소수자인 채식주의자로 산다는 것은..어느 때부터인가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떠돌았다. 인문학의 위기는 곧 삶의 위기이다. 우리 삶이 위험 사회 속에서 방치되고 있는 걸 보면 인문학 v.daum.net 한국서 소수자인 채식주의자로 산다는 것은… 어느 때부터인가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떠돌았다. 인문학의 위기는 곧 삶의 위기이다. 우리 삶이 위험 사회 속에서 방치되고 있는 걸 보면 인문학이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그 인문학이 다시 살아나 돌아오고 있다는 징후들이 위기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문학이라는 말은 라틴어 '후마니타스(hum..

[임의진의 시골편지] 짝달비

[임의진의 시골편지] 짝달비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짝달비 음악 공부하는 한 친구가 “비야 날 좀 바라봐~” 엉뚱한 노랫말. 비가 아니라 ‘희야’라고 정정해 주었다. 록그룹 ‘부활’ 1집에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둘이 비에 젖는 날이면 v.daum.net 음악 공부하는 한 친구가 “비야 날 좀 바라봐~” 엉뚱한 노랫말. 비가 아니라 ‘희야’라고 정정해 주었다. 록그룹 ‘부활’ 1집에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둘이 비에 젖는 날이면 헷갈리기도 하겠어. 장맛비 속에서 어딜 싸돌아 다니질 못하니 친구들과 수다가 는다. 희야는 어디 사시옹? 영희, 순희, 경희, 은희, 숙희, 선희…. 예전에는 앞에 이름자 빼고 ‘희야!’ 하고 부르기도 했지. 엄청 느끼하지만 연인들은 크..

[임의진의 시골편지] 또옵써

[임의진의 시골편지] 또옵써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또옵써 섬 전역에 퍼진 수국은 축제 그 자체. 쇠소깍의 검은 모래와 몽돌 구르는 소리. 안개가 가득한 중산간도로가 그리워서 제주섬에 다녀왔다. 수영도 잠깐 즐겼어. 1년 전 제주 한 실내수영장에서 v.daum.net 섬 전역에 퍼진 수국은 축제 그 자체. 쇠소깍의 검은 모래와 몽돌 구르는 소리. 안개가 가득한 중산간도로가 그리워서 제주섬에 다녀왔다. 수영도 잠깐 즐겼어. 1년 전 제주 한 실내수영장에서 허리도 굽고 빼빼 마른 할머니가 자유형을 거뜬히 몇 바퀴. 나는 그야말로 어설픈 해적수영. 그날 결심했지. 수영을 정식으로 배우겠노라. 드디어 상급반 정도는 된다. 언젠가 제주섬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돌았지. 지독한 습기와 뙤약볕에 죽을동..

[임의진의 시골편지] 도시가스

[임의진의 시골편지] 도시가스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도시가스 도시가스공사, 도시가스설비. 같은 나라에 살지만 시골가스는 없다. 똑같이 세금을 내고 선거권도 있으나 열외. 고유가 시대, 여기선 가스마저 천신을 못하고 살아. 풋고추, 매실장아찌, 찬밥에 v.daum.net 도시가스공사, 도시가스설비. 같은 나라에 살지만 시골가스는 없다. 똑같이 세금을 내고 선거권도 있으나 열외. 고유가 시대, 여기선 가스마저 천신을 못하고 살아. 풋고추, 매실장아찌, 찬밥에 물 말아 먹고 거기다가 찬물에 샤워까지 하면 여름에도 얼어죽어. 미숫가루와 얼음 두어 알이면 만족하지만, 무덥다고 찬물에 무작정 샤워를 했다간 심장마비로 꼴까닥. 물을 햇볕에 받아놓고, 고마운 해가 종일토록 데운 물로 목욕을 한다. ..

[임의진의 시골편지] 제자리 마음공부

[임의진의 시골편지] 제자리 마음공부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제자리 마음공부 무를 바닥에 깔고 하물하물 푹 익힌 갈치전골로 친구들과 밥을 먹었는데, 한 친구가 오랜 날 심리학 상담공부로 얻은 재미난 얘길 꺼내더라. 혼자든 여럿이든 우울증을 앓는 이가 사는 집엘 가 v.daum.net 무를 바닥에 깔고 하물하물 푹 익힌 갈치전골로 친구들과 밥을 먹었는데, 한 친구가 오랜 날 심리학 상담공부로 얻은 재미난 얘길 꺼내더라. 혼자든 여럿이든 우울증을 앓는 이가 사는 집엘 가보면 3가지 무덤이 있대. 첫째는 ‘신발 무덤’. 아파트나 어디 문을 열면 현관에 오만가지 신발이 다 나와 나뒹군대. 신발이 삐툴빼툴 놓인 집엔 들어가고 싶지 않아. 둘째는 ‘옷 무덤’. 거실에서부터 군데군데 옷무더기들이 마..

[임의진의 시골편지] 메리지아레

[임의진의 시골편지] 메리지아레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메리지아레 이름조차 ‘쉼’, 휴식을 주는 시인 ‘쉼보르스카’를 좋아해. 그녀의 시엔 ‘더 좋아한다’는 말을 반복하는 시가 한 편 있어. 우리말로 옮기자면, “영화를 좋아해. 고양이를 더 좋아해. 초록 v.daum.net 이름조차 ‘쉼’, 휴식을 주는 시인 ‘쉼보르스카’를 좋아해. 그녀의 시엔 ‘더 좋아한다’는 말을 반복하는 시가 한 편 있어. 우리말로 옮기자면, “영화를 좋아해. 고양이를 더 좋아해. 초록색을 더 좋아해. 뜻밖에 뜬금없는 게 더 좋아.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걸 더 좋아해. 의사들이랑 병이 아닌 다른 일로 떠드는 게 좋아. 시를 안 써서 조롱을 당하느니 시를 써서 조롱당하는 편이 더 좋아. 침략하는 나라보다 침략당하..

[임의진의 시골편지] 사막학교

[임의진의 시골편지] 사막학교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사막학교 한번은 테레네 사막(사하라 복판)엘 갔었어. 낙타몰이꾼이 말하길, 전에는 소금을 싣고 사막을 건넜다던가. 낙타 대상 무리가 사막을 행진하는 장관을 온갖 제스처를 동원해 설명. 사막의 뜨거 v.daum.net 한번은 테레네 사막(사하라 복판)엘 갔었어. 낙타몰이꾼이 말하길, 전에는 소금을 싣고 사막을 건넜다던가. 낙타 대상 무리가 사막을 행진하는 장관을 온갖 제스처를 동원해 설명. 사막의 뜨거운 햇빛을 쬐노라면 포크록 밴드 ‘시인과 촌장’의 노래 ‘나무’에 등장할 법한 가시투성이 나무가 반갑고 소중해. 종려나무가 늘어선 오아시스엔 마을이 들어서고, 마을 초입에 우물을 파고 학교와 병원을 지었지. 나는 나무 그늘에 주저앉아 아기..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생과 몀생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생과 몀생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생과 몀생 울 동네에선 동물 친구끼리 사랑하는 걸 ‘대붙는다’고 하는데, 개며 염소며 집짐승들은 타고난 요령껏 자손을 번성시켜, 이렇게 빼닮은 걸 ‘타갰다’고 말한다. 외탁이든 친탁이든 ‘타갠’ v.daum.net 울 동네에선 동물 친구끼리 사랑하는 걸 ‘대붙는다’고 하는데, 개며 염소며 집짐승들은 타고난 요령껏 자손을 번성시켜, 이렇게 빼닮은 걸 ‘타갰다’고 말한다. 외탁이든 친탁이든 ‘타갠’ 후대를 보게 되는데, 성질머리조차 타갰다. 특히 고집불통의 대명사인 염소는 진짜 주인 말을 안 들어. 염소를 끌고 가는 주인네들 보면 힘에 부쳐서 질질 끌려다닌다. 염소를 ‘몀생’이라 부르는데, 인생이나 몀생이나 괜한 고집과 땡깡을 부려..

[임의진의 시골편지] 업두꺼비

[임의진의 시골편지] 업두꺼비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업두꺼비 엉거주춤 굼뜬 걸음걸이. 뚜루뚜루 뚜뚜뚜 두꺼비가 기어가는, 아니 굴러가는 풀마당. 두꺼비가 나랑 한 울타리 안에서 살고 있다. 돌무더기에 굴을 파고 사는 거 같다. 보일러는 놓고 사는지, v.daum.net 엉거주춤 굼뜬 걸음걸이. 뚜루뚜루 뚜뚜뚜 두꺼비가 기어가는, 아니 굴러가는 풀마당. 두꺼비가 나랑 한 울타리 안에서 살고 있다. 돌무더기에 굴을 파고 사는 거 같다. 보일러는 놓고 사는지, 신문도 보고 지내는지 모르겠지만 매일 멀뚱멀뚱 사방을 둘러보고 눈을 끔벅거리면서 순찰을 돈다. 나라 걱정도 하고 생각이 많은 표정이렷다. 두꺼비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소리인데, 과거 김근태 장관을 비롯한 ‘민주화운동청년연합’ 간판 심..

[임의진의 시골편지] 깻잎 동포

[임의진의 시골편지] 깻잎 동포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깻잎 동포 요전날 클래식 음악 공부하는 친구들과 소풍을 갔는데, 같이 간 친구가 현지 회원네 살강에 있는 깨를 꺼내어 요리에 담뿍. 국산 깨라서 씹히는 고소함이 어찌나 진하던지. 텃밭의 깻잎도 따다 v.daum.net 요전날 클래식 음악 공부하는 친구들과 소풍을 갔는데, 같이 간 친구가 현지 회원네 살강에 있는 깨를 꺼내어 요리에 담뿍. 국산 깨라서 씹히는 고소함이 어찌나 진하던지. 텃밭의 깻잎도 따다 전어회를 된장과 함께 싸 먹었다. 아직도 입안에 깻잎의 알싸함이 남아 있는 듯해. 도쿄 조선대의 영양학 교수인 김정숙 샘이 북조선을 다니면서 음식 이야기를 썼는데, 이란 책을 반갑게 읽었다. 무엇보다 북조선의 밑반찬인 깻잎 절임은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