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사색의향기] 하늘바라기 - 백승훈 시인

[사색의향기] 하늘바라기 (g-enews.com) [사색의향기] 하늘바라기 청명한 하늘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하늘은 먹구름에 덮여 수시로 비를 뿌려대곤 했는데, 오늘 아침 바라본 하늘은 티끌 하나 없이 말끔하니 가을빛이 충만하다. 한해살이풀들이 마르기 시작 news.g-enews.com 청명한 하늘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하늘은 먹구름에 덮여 수시로 비를 뿌려대곤 했는데, 오늘 아침 바라본 하늘은 티끌 하나 없이 말끔하니 가을빛이 충만하다. 한해살이풀들이 마르기 시작하는 처서를 기점으로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눈에 띄게 하늘빛이 맑아졌다. 한낮의 햇살엔 여전히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남아 있으나 간간이 불어오는 산들바람 덕분에 산책하는 데엔 별 무리가 없다. 몇 년 전, 지금 사는 곳으로..

[임의진의 시골편지] 판문점 와이파이 비번, 99882314

[임의진의 시골편지]판문점 와이파이 비번, 99882314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판문점 와이파이 비번, 99882314 [경향신문] 촉촉이 봄비 오시는 날. 이은하의 노래 ‘봄비’가 혀끝을 맴돈다.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오늘 이 시간, 오늘 이 시간 너무나 아쉬워 서로가 울면서 창밖을 v.daum.net 촉촉이 봄비 오시는 날. 이은하의 노래 ‘봄비’가 혀끝을 맴돈다.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오늘 이 시간, 오늘 이 시간 너무나 아쉬워 서로가 울면서 창밖을 보네, 헤에~.” 꿈같던 만남을 뒤로하고 각자 뒤돌아 살아가는 날들. 소식이 궁금해서 인터넷을 켰다. 판문점 와이파이 비번이 궁금해. 혹시 99882314가 아닐까. 구십구 세까지 팔팔..

[임의진의 시골편지] 향내 나는 손

[임의진의 시골편지]향내 나는 손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향내 나는 손 [경향신문] 동무들이랑 눈싸움하고 들어온 밤. 어머니는 동동구루무를 손에 잔뜩 발라주셨다. 트고 갈라진 손에 기름기가 물큰하니 퍼졌다. “아가. 손은 밥 먹을 때와 일할 때, 사랑하는 사람을 v.daum.net 동무들이랑 눈싸움하고 들어온 밤. 어머니는 동동구루무를 손에 잔뜩 발라주셨다. 트고 갈라진 손에 기름기가 물큰하니 퍼졌다. “아가. 손은 밥 먹을 때와 일할 때, 사랑하는 사람을 만질 때, 기도할 때도 이렇게 두 손을 모으잖니. 몸 중에서 가장 성스러운 게 손이란다.” 노랗고 노란 달빛 아래서 어머니는 내 손을 오래도록 만지셨다. 함박눈이 내리다가 그치고 또 내리다가 그치고 하던 밤이었다. “낼 누가 오실랑가부..

[임의진의 시골편지]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임의진의 시골편지]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경향신문] 코알라는 ‘물을 마시지 않는다’라는 뜻. 호주 원주민들은 코알라를 제 아기처럼 예뻐한다. 엄마 잃은 코알라를 데려다 키우기도 하는데, 아침마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대령했다. v.daum.net 코알라는 ‘물을 마시지 않는다’라는 뜻. 호주 원주민들은 코알라를 제 아기처럼 예뻐한다. 엄마 잃은 코알라를 데려다 키우기도 하는데, 아침마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대령했다. 코알라는 하루 종일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씹어 먹는다. 이게 밥이고 물인 게다. 다른 잎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잎에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달큰히 먹으면 취기가 돈다. 코알라의 낙천성은 유칼립투스 잎에서 나오는가 보다. 유칼립투..

[임의진의 시골편지] 다방의 푸른 꿈

[임의진의 시골편지]다방의 푸른 꿈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다방의 푸른 꿈 [경향신문] 카페란 말 대신에 다방이라고 쓰면 반갑다. 늙다리 옛사람도 아닌데 그러하다. 이난영의 노래 ‘다방의 푸른 꿈’을 틀어놓는다면 금상첨화겠다. “내뿜는 담배연기 끝에 희미한 옛 v.daum.net 카페란 말 대신에 다방이라고 쓰면 반갑다. 늙다리 옛사람도 아닌데 그러하다. 이난영의 노래 ‘다방의 푸른 꿈’을 틀어놓는다면 금상첨화겠다. “내뿜는 담배연기 끝에 희미한 옛 추억이 풀린다. 고요한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가만히 부른다. 그리운 옛날을 부르느나 부르느나. 흘러간 꿈을 찾을 길 없어 연기를 따라 헤매는 마음. 사랑은 가고 추억은 슬퍼 블루스에 나는 운다. 내뿜는 담배연기 끝에 희미한 옛 추억이 풀린다..

[임의진의 시골편지] 께끼 장수

[임의진의 시골편지]께끼 장수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께끼 장수 [경향신문] 첨벙첨벙 개울을 지나 집으로 오는 길엔 장바구니 가득 아이스크림. 냉동고에 넣어두고 생각나면 꺼내먹을 작정으로다가. 커피 마니아 고종황제는 아이스크림도 맛보았을까. 물뼉다 v.daum.net 첨벙첨벙 개울을 지나 집으로 오는 길엔 장바구니 가득 아이스크림. 냉동고에 넣어두고 생각나면 꺼내먹을 작정으로다가. 커피 마니아 고종황제는 아이스크림도 맛보았을까. 물뼉다구라는 옛 이름은 재미있다. 설탕물을 얼려서 먹을 때 물뼉다구라 했다던가. 언젠가 요코하마에 갔을 때 바샤미치 거리를 구경했다. 일본은 개항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처음 만나게 되는데, 일본 최초로 가로수길에 가스등이 설치되고 가게에선 아이스크림도 팔았단다. 한..

[임의진의 시골편지] 아침 점심 수박 저녁

[임의진의 시골편지]아침 점심 수박 저녁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아침 점심 수박 저녁 [경향신문] 요새 말 줄임 사자성어가 유행. 이부망천이라던가. ‘이’혼하면, ‘부’부가 더 잘되고, ‘망’하면, 알바 ‘천’국에 가면 되징.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수박은 먹고 헤어지자구. v.daum.net 요새 말 줄임 사자성어가 유행. 이부망천이라던가. ‘이’혼하면, ‘부’부가 더 잘되고, ‘망’하면, 알바 ‘천’국에 가면 되징.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수박은 먹고 헤어지자구. 바야흐로 수박이 제철 아닌가. 아점수저. 아침 점심 먹고 수박도 먹고 저녁까지 먹으면 하루가 끝. 저녁 먹고 나서 수박을 먹었다간 자다가 오줌 마려워 깨야 되니까, 수박은 각오하고 먹어야 해. 웅성웅성 모여 나눠 먹을 땐 수..

[임의진의 시골편지] 성자가 된 청소부

[임의진의 시골편지]성자가 된 청소부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성자가 된 청소부 [경향신문] 남들 취미 생활을 일로 삼아 살다보니 취미에 대해 묻는 이는 드물다. 내 취미를 밝히자면 밀고 쓸고 닦는 ‘청소하기’. 가방에다 물티슈를 항상 담고 다니니 별명조차 물티슈. 밥 v.daum.net 남들 취미 생활을 일로 삼아 살다보니 취미에 대해 묻는 이는 드물다. 내 취미를 밝히자면 밀고 쓸고 닦는 ‘청소하기’. 가방에다 물티슈를 항상 담고 다니니 별명조차 물티슈. 밥 먹고 나면 곧바로 설거지를 해놓아야 직성이 풀린다. 글을 쓰기 전엔 책걸상 청소를 마쳐야 개운한 마음가짐. 병적일 정도는 아니나 더럽고 어지럽혀진 곳에 있으면 안절부절 마음조차 산만해진다. 오지여행에선 자포자기하고 침낭을 머리끝까지..

[임의진의 시골편지] 하쿠나 마타타

[임의진의 시골편지]하쿠나 마타타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하쿠나 마타타 [경향신문] 하루는 병아리가 엄마 꼬꼬닭에게 질문했다. “엄마. 우리는 날개도 있는데 왜 하늘을 날지 못하는 거죠?” 엄마는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즉석자판기처럼 대답했다. “얀마! 하늘 v.daum.net 하루는 병아리가 엄마 꼬꼬닭에게 질문했다. “엄마. 우리는 날개도 있는데 왜 하늘을 날지 못하는 거죠?” 엄마는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즉석자판기처럼 대답했다. “얀마! 하늘을 올려다봐. 시퍼렇기만 하고 먹을 게 어디 있겠니. 땅에 먹을 게 이렇게 많은데 뭐하려구 고생하면서 날아다녀.” 병아리가 난데없이 독수리 꿈을 꿀 필요는 없다. 생을 만족하고 오늘을 즐기며 사는 일이 행복 아닌가. 닭도 사람도 땅이 답이렷다...

[임의진의 시골편지] 알로하오에! 하와이

[임의진의 시골편지]알로하오에! 하와이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알로하오에! 하와이 [경향신문] 거지가 깡통을 발로 툭툭 차고 다니자 행인들이 시끄럽다며 쏘아봤다. “나 이사하는 중이라오. 이삿짐 옮기는데 왜들 그러슈.” 참말 간소하게 사는구려. 알짜 땅에다 웅장한 건축 v.daum.net 거지가 깡통을 발로 툭툭 차고 다니자 행인들이 시끄럽다며 쏘아봤다. “나 이사하는 중이라오. 이삿짐 옮기는데 왜들 그러슈.” 참말 간소하게 사는구려. 알짜 땅에다 웅장한 건축물 짓고 사람 불러다 모아 ‘사원, 성전’이라 부르고들 있다. 나는 반항심으로 길 떠나는 자들을 위한 ‘순례자학교’를 열었다. 며칠 전엔 순례자들과 동무해서 제주 섬을 걸었다. 예멘 난민을 초대해 농사일을 맡긴 동생의 허브올레 농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