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과 집착 사이 / 조동례 이가 나기 시작하면 젖을 떼야한다고 남들은 당부하는데 마땅히 줄 게 없던 나는 차마 아이가 돌이 지나도록 젖을 물렸다 왼젖을 빨릴 땐 오른젖을 손에 쥐어주고 오른젖을 빨릴 땐 왼젖을 손에 쥐어주었다 세상을 거머쥔 듯 어미를 독차지한 아이의 눈빛 그윽히 바라보던 나도 세상을 품안에 안아보던 순간이어서 젖통이 쪼글쪼글 비워지기를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다 비웠구나 안심하던 찰나 자즈러질 듯 비명이 터지고 배가 부를 대로 부른 아이는 제법 자란 앞니로 젖꼭지를 덥썩 깨물어 놓고 도리어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어이없는 능청에 나도 온통 웃고 말았는데 그렇다 필요할 때 무조건 주는 게 사랑이라면 필요 이상으로 주는 건 집착이다 나는 세상에게 너무 오래 젖을 물리고 있었던 것이다 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