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운동장의 큰 가르침 / 정진권(鄭震權) 내 연구실은 2층에 있다. 이 연구실의 창가에 서면 저 아래로 운동장이 내려다보인다. 이 운동장은 겨우 축구장 하나가 들어갈 만한, 어찌 보면 시골 초등 학교 운동장 같은 아주 작은 규모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운동장을 내려다보면, 내가 다니던 시골 초등 학교의 그 귀여운 운동장이 생각날 때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1학년이었을 때, 나는 그 운동장에서 난생 처음으로 줄 서는 법을 배웠다. 가로세로가 다 같이 똑바른 줄,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뛰어다니던 어린 나에게 그것은 질서에 대한 최초의 눈뜸이었다. 나에게 다소나마 질서 의식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 운동장에서의 그러한 체험 때문일 것이다. 나는 또 그 운동장에서 다른 아이들과 경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