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당에 일이 없어 / 유성원(柳誠源)
草堂에 일이 없어 거문고를 베고 누워
太平盛代를 꿈에나 보려터니
門前에 數聲漁笛이 잠든 나를 깨와라
[뜻풀이]
*초당(초당): 안채와 떨어져 있으며, 짚이나 띠풀로 지붕을 이은 별채를 이른다.
*태평성대(太平盛代): ‘어진 임금이 다스리는 평화로운 시대’를 이른다. 곧 나라에 혼란 따위가 없어 백성들이 편안히 지내는 시대.
*문전(門前): 문 앞.
*수성어적(數聲漁笛): 고기잡이하는 사람들이 부는 몇 마디의 피리 소리. 어부들의 노래소리.
*깨와라: 깨우도다의 옛말. 깨우는구나!
[풀이]
초당(草堂)에 앉아있어도 별로 하고싶은 일이 없었으므로, 거문고를 베고 드러누워서, 태평한 성대(盛代)를 꿈에나 볼까 하였더니, 채 꿈도 이루기 전에, 문밖에서 떠들썩하는 어부들의 노래 소리가 잠들었던 나를 기어이 깨워 놓는구나!
[지은이]
유성원(柳誠源: ?~1456):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으로, 본관(本貫)은 문화(文化)이다. 자(字)는 태초(太初), 호(號)는 낭간(瑯玕)이며, 아버지는 사인(舍人)사근(士根)이다.1444년(세종26) 식년문과에 급제했다. 1445년 집현전저작랑(集賢殿著作郞)으로 《의방유취(醫方類聚)》의 편찬에 참여했으며 1447년 문과중시에 합격했다. 수양대군(首陽大君)이 김종서(金宗瑞)를 죽이고서 그 공(功)을 주공단[周公旦: 주공왕(周公王)의 동생]에 견주어 집현전의 학사들에게 송덕문(頌德文)을 지으라고 명(命)하자, 다들 자리를 피하고 홀로 유공(柳公)이 남아있다가 기초(起草)하기를 협박당하고서 집에 돌아가 통곡을 하였다고 한다. 단종족위(端宗復位)를 도모하다가 발각되자, 성균관(成均館) 사성(司成)으로 있던 그는 급히 집으로 돌아가서 사당(祠堂) 앞에서 자결(自決)하였다.
[참고]
수양대군(首陽大君)이 왕권찬탈(王權簒奪)의 제일단계(第一段階)로서 김종서(金宗瑞)를 암살(暗殺)한 것을 보고 읊었다고 한다. 수양대군은 이어서, 황보인(皇甫仁)과 자신의 동생인 안평대군(安平大君)을 죽이고 영의정(領議政)에 올랐다가, 2년 후에 단종(端宗)을 내치고 다시 그 이듬해에는 성삼문(成三問)등 사육신(四六臣)을 살해(殺害)하였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 2021.11.12 옮겨 적음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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