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고시조] (24) '수양산 바라보며' 성삼문(成三問) (2021.11.14)

푸레택 2021. 11. 14. 09:25

■ 수양산 바라보며 / 성삼문(成三問)

首陽山 바라보며 夷齊를 恨하노라
주려 죽을진들 採薇도 하는 것가
아무리 푸새엣것인들 긔 뉘 땅에 났더니

[뜻풀이]

*수양산(首陽山): 중국 산서성(山西省)남서쪽에 있는 산.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殷)나라를 칠 때, 백이(伯夷)와 숙제(叔齊)가 절의(絶義)를 지키려고 이곳에 은거하며 고사리를 캐어 먹다가 굶어 죽었다고 한다.
*이제(夷齊):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를 아울러 이르는 말.
*죽을진들: 죽을지라도, 죽을망정.
*채미(採薇): 고사리를 캐다.
*하는 것가: 하는 것인가?
*푸새엣것: ‘푸새의 것’의 준말. ‘푸새’는 ‘산이나 들에 절로 나는 모든 풀’을 가리킨다. 원래 ‘푸’는 푸지다, 많다의 뜻이며, ‘새’는 남새의 준말로, 반찬으로 먹기 위하여 밭에 심어 기르는 농작물을 이르는 말로, 무, 배추, 상추, 오이, 당근 따위를 이른다.
*긔: ‘그것이’의 준말.

[풀이]

수양산(首陽山)을 바라보며 그 옛날 맑은 절개를 세우고자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다 죽었다고 하는 백이와 숙제를 생각하면, 나는 이들을 마땅치않게 생각한다. 그토록 마음이 굳었으면 차라리 굶어 죽을 것이지 어찌하여 고사리를 캐 먹었단 말인가? 아무리 대수롭지않은 풀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누구의 땅에서 자란 것인데 그것을 먹었단 말인가? 그들 역시 그대들이 섬길 수 없었던 주(周)나라 무왕(武王)의 땅에서 나온 것이 아니던가?

[지은이]

성삼문(成三問: 1418~1456):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으로,자(字)는 근보(謹甫)·눌옹(訥翁),호(號)는 매죽헌(梅竹軒)이며, 창녕(昌寧) 사람이다. 아버지는 도총관 승(勝)이고, 외가인 홍주(洪州) 노은골에서 출생할 때 하늘에서 “낳았느냐” 하고 묻는 소리가 3번 들려서 삼문(三問)이라 이름지었다는 일화가 전한다. 집현전(集賢殿)의 학사(學士)로서 글씨와 문장에 능하였다. 세종(世宗)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할 때, 당시 요동(遼東)에 귀양와 있던 명나라의 한림학사 황찬(黃瓚)에게 13차례나 왕래하며 정확한 음운(音韻)을 배워 오고, 명나라 사신을 따라 명나라에 가서 음운과 교장(敎場)의 제도를 연구 해오는 등, 1446년 훈민정음 반포에 큰 공헌을 했다. 벼슬이 승지(承旨)에 올랐으나, 단종복위(端宗復位)를 앞장서서 도모하다가 발각되니 모진 고문(拷問) 끝에 39세(歲)라는 한창나이에 형장(刑場)의 이슬로 사라졌는데, 그도 박팽년(朴彭年)과 한가지로 세조(世祖)를 끝내 ‘나으리’라고만 불렀다고 한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 2021.11.12 옮겨 적음

https://blog.daum.net/thddudgh7

 

일소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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