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541

[풀꽃이름] 매발톱꽃, 며느리밥풀, 분꽃, 은방울꽃, 범꼬리

[풀꽃이름] 매발톱꽃 / 임소영 풀꽃이름은 보통 예쁘고 순한데, '매발톱' 같은 겁나는 이름도 있다. '매발톱'의 존재는 1990년대 초 한-중 수교 이후 백두산 생태를 관찰한 식물 애호가들 덕분에 널리 알려졌다. '매발톱꽃'이라는 이름은 꽃잎 뒤쪽에 있는 '꽃뿔'이라고 하는 꿀주머니가 매발톱처럼 생긴 것에 말미암은 것이다. 하늘과 맞닿은 높은 곳에 피어 '하늘매발톱', 산골짝에 피어 '산매발톱/골짝발톱', 한자말로 '누두채'(漏斗菜)라고도 한다. 풀꽃이 아닌 '매발톱나무'는 다른 종류인데, 줄기에 날카롭고 긴 가시가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오늘날 매를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마는 동물과 식물이 하나로 이어졌던 옛사람들의 통합적 자연을 그 이름에서 본다. 매발톱이 오므리며 꽃으로 내려앉고, 꽃은 발톱을 세..

[풀꽃이름] 파리지옥풀, 쇠뜨기, 달맞이꽃, 부처손, 괭이눈

[풀꽃이름] 파리지옥풀 / 임소영 인터넷에서 별 걸 다 파는데 그 중엔 벌레잡이 식물도 있다. 애완동물 기르기에서 뱀이나 이구아나처럼 화초 가꾸기의 특별목록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잠잘 때 곁에다 벌레잡이제비꽃을 놓아두어 이나 빈대를 피했다는 얘기도 전해 온다. 이렇게 해로운 벌레도 잡고 신기함도 있으니, 동영상도 나오고 교육용 전시도 가끔 한다. 주로 다루는 품종은 파리지옥풀을 비롯하여 끈끈이주걱, 벌레잡이통풀 등이다. 식충식물은 냄새·색·꿀 따위로 벌레를 끌어들여 잡아먹는데, 한 동호회는 아예 '벌레잡이 식물원'을 만들고 나섰다. 파리지옥풀은 원산지는 미국이고 영어이름은 '파리 덫'(fly-trap)이거나 '파리(날벌레) 잡이'(fly-catcher) 정도인데, 수입되는 과정에서 '파리지옥풀'로 이름 붙..

[김서정의 숲속 인생 산책] 숨결과 강원도 삼척 덕봉산 순비기나무 (2021.12.16)

[김서정의 숲속 인생 산책] - 숨결과 강원도 삼척 덕봉산 순비기나무 < 김서정의 숲속 인생 산책 < 전문가칼럼&동영상 < 기사본문 - 오피니언타임스 (opiniontimes.co.kr) [김서정의 숲속 인생 산책] - 숨결과 강원도 삼척 덕봉산 순비기나무 - 오피니언타임스 [김서정=숲해설가 겸 작가] “나무의 날숨에서 나오는 게 산소이지요. 우리의 들숨이 됩니다. 우리의 날숨이 이산화탄소이지요. 나무의 들숨이 됩니다. 우리는 숨을 멈추어도 나무는 숨을 쉴 수 www.opiniontimes.co.kr

[우리 나무의 세계] 버드나무(Korean Willow, 柳) (2021.12.05)

■ 버드나무(Korean Willow, 柳) 분류 버드나무과 학명 Salix koreensis 버드나무 종류는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나무다. 버들은 물을 좋아하여 개울이나 호숫가에 터를 잡는다. 봄을 알리는 아름다운 꽃들이 얼굴 치장으로 여념이 없을 때 버들은 간단히 물세수만 하고 가녀린 몸매 하나로 승부수를 던진다. 가물거리는 아지랑이 사이로 늘어진 버들가지는 이리저리 산들바람에 실려 몸을 비튼다. 부드러움과 연약함으로 사람들의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킨다. 가냘픈 여인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버들은 남녀의 사랑으로 승화된다. 지금 서울 정릉에 묻혀 있는 신덕왕후가 태조 이성계와 만나는 과정에는 버들과의 인연이 등장한다. 정조 23년(1799)에 임금은 “일찍이 고사를 보니, 왕후께서 시냇물을 떠서 그 위에 ..

[우리 나무의 세계] 은사시나무(Suwon Poplar) (2021.12.05)

■ 은사시나무(Suwon Poplar) 분류 버드나무과 학명 Populus alba X P. glandulosa 1970~1980년대의 우리나라 산은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산이 대부분이었다. 취사와 난방에 나무를 사용하던 시절이다 보니 산에 나무가 남아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이 되면서 빠른 시간 내에 산을 푸르게 하고 목재로서도 가치가 있는 나무를 찾아내는 일이 급선무였다. 이 일의 연구를 맡은 세계적인 임목육종학자 현신규 교수는 우선 자람이 다른 나무보다 훨씬 빠른 이태리포플러를 수입하여 심었다. 그러나 이 나무는 수분이 많은 평지나 강가밖에 심을 수 없다는 큰 단점이 있었다. ‘산에서도 빨리 자라는 나무가 없을까?’ 하고 고심하던 그는 새로운 나무를 만들어내는 일에 눈을 돌린다. 유럽이 원..

[우리 나무의 세계] 사시나무(David Popular, 白楊) (2021.12.05)

■ 사시나무(David Popular, 白楊) 분류 버드나무과 학명 Populus davidiana 전래 민요에 나무 이름을 두고 “덜덜 떨어 사시나무, 바람 솔솔 소나무, 불 밝혀라 등나무, 십리 절반 오리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죽어도 살구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그렇다고 치자 치자나무, 거짓 없다 참나무” 등 재미있는 노래 가사가 많다. 크게 겁을 먹어 이빨이 서로 부딪칠 만큼 덜덜 떨게 될 때 우리는 흔히 ‘사시나무 떨듯 한다’라는 비유를 종종 쓰곤 한다. 왜 하고 많은 나무 중에 하필이면 사시나무에 비유한 것일까? 사시나무 종류는 다른 나무보다 몇 배나 가늘고 기다란 잎자루 끝에 작은 달걀만 한 잎들이 매달려 있다. 자연히 사람들이..

[우리 나무의 세계] 미루나무(Eastern Cottonwood, 美柳) (2021.12.05)

■ 미루나무(Eastern Cottonwood, 美柳) 분류 버드나무과 학명 Populus deltoides 2000년 가을에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는 당시의 남북화해 무드를 타고 ‘대박’을 터뜨린 영화로 유명하다. 민족의 비극이 응어리져 있는 판문점, 1976년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려 보면 아슬아슬한 순간이 있었다. 광복절이 며칠 지난 8월 18일, 공동경비구역 내 연합군 초소 부근에서 미군과 한국군은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감독하고 있던 미군 장교 두 명이 북한군 50~60명에게 도끼로 무참하게 살해 당한 사건이 터진 것이다. 세계의 눈은 모두 이 미루나무에 모아지고 죄 없는 우리 국민들은 혹시 전쟁이라도 터질까 봐 말 그대로 사시나무 떨듯하다가 며칠 후 간신히 안도..

[우리 나무의 세계]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 水杉) (2021.12.05)

■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 , 水杉) 분류 낙우송과 학명 Metasequoia glyptostroboides 메타세쿼이아는 은행나무와 함께 화석나무로 유명하다. 20세기 초 고생물학자인 일본 오사카대학의 미키(三木) 교수는 일본 각지의 신생대 지층에서 발견되는 식물화석, 즉 오늘날 북미대륙에 큰 나무로 자라는 세쿼이아(sequoia)를 닮은 나무에 주목했다. 그는 이 나무가 세쿼이아(sequoia)를 닮기는 했지만 종류가 다름을 확인하고, 1941년 ‘메타세쿼이아’란 새로운 속명(屬名)을 붙여 학회에 보고했다. 세쿼이아보다는 조금 다른 특성을 가진 나무란 뜻으로 접두어 메타를 붙여 메타세쿼이아란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다. 메타세쿼이아는 백악기에서부터 제3기층에 걸쳐 지구상에서 널리 자랐지만, 이..

[서울식물원] 안수리움, 구즈마니아, 난과식물 꽃 (2021.12.05)

◇ 안수리움, 구즈마니아, 난과식물 꽃 / 2021.12.04 서울식물원 온실에서 촬영 ■ 구즈마니아(Striped torch) 학명 Guzmania dissitiflora 원산지 중앙 아메리카 크기 30cm 번식 분주 꽃색 분홍색, 빨강색, 노랑색 꽃보다 화포(꽃을 싸고 있는 포엽)가 아름답다. 이 화포와 잎을 관상하는 대표적인 관엽식물이다. 전체적인 모양이 완벽할 정도로 만족스럽다. 꽃을 좋아하는 웬만한 가정의 베란다에 가면 볼 수 있다. 가정의 실내에서 가장 많이 쓰며 온실, 식물원 같은 겨울에 보온이 되는 곳에서 관찰이나 학습용으로 이용된다. 잎이 가죽질로 표면이 반들반들하다. 꽃을 감싸고 있는 윗 부분의 잎들이 빨갛게 물들어(포엽) 보기가 좋다. 구즈마니아는 습도가 높은 것을 좋아하며, 음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