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541

[단풍산책] 가을앓이 추심(秋心), 가을이 오는 소리.. 벌레 먹어서 더 예쁜 나뭇잎 (2021.10.31)

■ 벌레 먹어서 더 예쁜 떡갈나무와 산사나무 단풍잎 ??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방하착(放下着) : 손을 ..

[단풍산책] 벌레 먹어서 더 예쁜 떡갈나무와 산사나무 단풍잎 (2021.10.30)

■ 벌레 먹어서 더 예쁜 떡갈나무와 산사나무 단풍잎 ◇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방하착(放下着) : 손을 내려..

[단풍산책] 단풍 드는 날.. 황홀한 빛깔로 물든 고로쇠나무 단풍잎 (2021.10.30)

■ 황홀한 빛깔로 물든 고로쇠나무 단풍잎 ◇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방하착(放下着) : 손을 내려놓으라. 집착된 마음마저 내려놓으라는 뜻을 담고 있다. ​ - 도종환,『슬픔의 뿌리』(실천문학사, 2002) / 2021.10.30 서울식물원 주제원에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