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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그늘 학습 함민복, 가벼워지기 이무원, 담쟁이덩굴 공재동, 생각의 나무 박영신, 그냥 둔다 이성선 (2019.07.05)

● 그늘 학습 / 함민복 뒷산에서 뻐꾸기가 울고 옆산에서 꾀꼬리가 운다 새소리 서로 부딪히지 않는데 마음은 내 마음끼리도 이리 부딪히니 나무 그늘에 좀 더 앉아 있어야겠다 ● 가벼워지기 / 이무원 채우려 하지 말기 있는 것 중 덜어내기 다 비운다는 것은 거짓말 애써 덜어내 가벼워..

[명시감상] 산 김용택, 아이에게 배창화,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박용재, 아름다운 세상 이동순 (2019.07.05)

● 산 / 김용택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 하얗게 피어 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 색 구절초 꽃 곁을 지날 때 구절초 꽃은 이..

[명시감상] 그랬다지요 김용택, 나의 치유는 너다 김재진,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오인태, 한평생 반칠환 (2019.07.03)

● 그랬다지요 / 김용택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 김재진 / '나의 치유는 너다' 중에서 ‘꽃은 피어..

[명시감상] 엄마 걱정 기형도, 혼자 이생진, 나무 같은 사람 만나면 이기철, 두근거려보니 알겠다 반칠환 (2019.07.03)

● 엄마 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

[명시감상] 밭한뙈기 권정생,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반칠환, 저문 강에 삽을 씻고 김씨 정희성, 처음처럼 신영복 (2019.07.03)

● 밭한뙈기 / 권정생 사람들은 참 아무 것도 모른다 밭 한 뙈기, 논 한 뙈기 그걸 모두 '내' 거라고 말한다 이 세상 온 우주 모든 것이 한 사람의 '내' 것은 없다 하느님도 '내' 거라고 하지 않으신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 아기 종달새의 것도 되고 아기 까마귀의 것도 되고 다람..

[졸작수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꽃들, 메꽃을 나팔꽃이라 한들, '민들레 홀씨 되어'? (2019.07.01)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꽃들 20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제자가 이제는 결혼하여 네다섯 살 된 딸아이 하나 있는 아빠가 되었다. 어제 동네 산책길에 찍은 '나무풀꽃' 사진을 보내주었더니 오늘 답장 문자가 왔다. '꽃들 이름 하나도 몰랐네요.' 나는 회신 문자를 보내주었다. '지금은 젊으..

[졸작수필] 호야네 가족의 행복한 꽃나들이, 작약꽃을 모란꽃이라 한들 (2019.07.01)

● 호야네 가족의 행복한 꽃나들이 - 메꽃을 나팔꽃이라 한들 호야네 가족이 산책을 합니다. 호야: 엄마, 이 꽃 무슨 꽃이야? 엄마: 으음, 그거 민들레꽃일 거야. 아빠: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호야: 민들레꽃 참 예쁘다. 꼭 계란 후라이 같아. 가족들은 행복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개..

[풀꽃산책] (6) 때죽나무, 무늬산수국, 남천, 흰씀바귀, 미국자리공, 꿩의비름, 자귀나무, 계수나무 (2019.06.29)

● 동네 한 바퀴, 나무 풀꽃 (6) 오늘은 유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 한가로운 오후. 유유자적 동네 한 바퀴 나무 풀꽃 산책길에 나섰다. 여기저기 꽃들이 피어나 초여름 정취를 물씬 풍긴다. 큼지막한 순백색 백합꽃 우아하게 피어나고, 자주빛 도라지꽃 외로이 한 송이 피어 있네. 노..

[풀꽃산책] (5) 노랑어리연꽃, 인동덩굴, 나비바늘꽃, 매실나무, 대추나무, 자엽중산국수나무, 일일초 (2019.06.29)

● 동네 한 바퀴, 나무 풀꽃 (5) 오늘은 유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 한가로운 오후. 유유자적 동네 한 바퀴 나무 풀꽃 산책길에 나섰다. 여기저기 꽃들이 피어나 초여름 정취를 물씬 풍긴다. 큼지막한 순백색 백합꽃 우아하게 피어나고, 자주빛 도라지꽃 외로이 한 송이 피어 있네. 노랑어리연꽃이 두둥실 두리둥실 떠 있는 연못가엔 부처꽃과 노루오줌이 허리를 곧게 펴고 꽃을 피운다. 붉은 꽃 주렁주렁 매단 능소화는 맘껏 존재감을 뽐내고, 화려한 진노랑색 꽃 무더기로 피워 올린 루드베키아. 그리운 얼굴, 보고 싶은 사람 만난 듯 가슴 두근거리게 한다. 작은 열매 조롱조롱 가지런하게 매단 때죽나무, 흰 눈 내리듯 피어나던 이팝나무 꽃도 열매로 바뀌었네. 봄 한철 가슴 설레도록 흐드러지게 피어나던 벚꽃은 어느새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