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2094

[임의진의 시골편지] 앞으로의 삶

앞으로의 삶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앞으로의 삶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명상하는 모임에서 벌어진 일. 각자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단다. “손가락을 잘라야 할 성싶네요. 도박에서 헤어나질 못해요. 부인 몰래 많은 돈을 잃었습니 news.v.daum.net 명상하는 모임에서 벌어진 일. 각자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단다. “손가락을 잘라야 할 성싶네요. 도박에서 헤어나질 못해요. 부인 몰래 많은 돈을 잃었습니다.” “나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삽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에요. 오늘도 사실 거짓말하고 이 자리에 왔어요.” “나는 요즘 누구를 사랑하고 있어요. 배우자가 알면 둘 다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한 사내가 말했다...

[임의진의 시골편지] 샤바 샤바 아이샤바

샤바 샤바 아이샤바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샤바 샤바 아이샤바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호박씨는 심을 땐 구덩이에 쇠똥거름을 담뿍 준다. 발아 시기에는 해충을 이겨내도록 잎사귀에 재를 툭툭 뿌려주지. 가을이면 샛노란 호박마차를 탄 신데렐라가 어김없이 찾아온다 news.v.daum.net 호박씨는 심을 땐 구덩이에 쇠똥거름을 담뿍 준다. 발아 시기에는 해충을 이겨내도록 잎사귀에 재를 툭툭 뿌려주지. 가을이면 샛노란 호박마차를 탄 신데렐라가 어김없이 찾아온다오. ‘검은 재를 뒤집어쓴 소녀’란 뜻의 신데렐라. 호박공주라고 불러도 되겠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샤바 샤바 아이샤바 불쌍한 신데렐라. 샤바 샤바 아이샤바 왕자님은 언제 ..

[임의진의 시골편지] 인디언 기우제와 첫눈

인디언 기우제와 첫눈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인디언 기우제와 첫눈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주정뱅이 아저씨가 밤새 퍼마시고 집에 들어오니 곤히 자던 부인이 벌떡 일어나 고함을 내질렀다. “새벽 두시예요. 차라리 더 마시고 곧바로 출근을 하지 그러셨수. 집에는 왜 들어 news.v.daum.net 주정뱅이 아저씨가 밤새 퍼마시고 집에 들어오니 곤히 자던 부인이 벌떡 일어나 고함을 내질렀다. “새벽 두시예요. 차라리 더 마시고 곧바로 출근을 하지 그러셨수. 집에는 왜 들어와서 달그락거리고 잠을 깨냐고요. 나도 술을 못 마셔서 이런 줄 아슈?” 그러자 아저씨 대답.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 시간에 문을 열어주는 집이 이 집뿐이라서 들어왔소. 미안해요잉.”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개 꺼내..

[임의진의 시골편지] 달새와 비새

달새와 비새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달새와 비새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정원의 고꾸라진 나무는 땅심이 좋지 않음을 말해주네. 하지만 길 가던 사람들은 나무가 구부러져 볼품없다고만 흉보네. 바다에 떠 있는 근사한 요트보다는 어부의 찢긴 그물이 내 news.v.daum.net “정원의 고꾸라진 나무는 땅심이 좋지 않음을 말해주네. 하지만 길 가던 사람들은 나무가 구부러져 볼품없다고만 흉보네. 바다에 떠 있는 근사한 요트보다는 어부의 찢긴 그물이 내 눈에 들어오네. 나이가 사십이 되자 소작농의 아내는 허리가 휘었다네. 나는 그 굽은 몸에 관해 노래하네. 아리따운 아가씨의 따스한 가슴은 외면한 채 말이네. 나도 사과나무에 피는 꽃을 제목으로 시를 쓰고 싶다네. 하지만 얼토당토않은 ..

[임의진의 시골편지] 사람 자랑

사람 자랑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사람 자랑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원고 청탁엔 거절밖에 달리 대책이 없다. 아무 데나 걸터앉아서 판소리를 내질러서야 되겠는가. 예전엔 여기저기 연재를 많이 했었다. 하지만 써재낀 글들을 책으로 묶는 일은 낯부 news.v.daum.net 원고 청탁엔 거절밖에 달리 대책이 없다. 아무 데나 걸터앉아서 판소리를 내질러서야 되겠는가. 예전엔 여기저기 연재를 많이 했었다. 하지만 써재낀 글들을 책으로 묶는 일은 낯부끄러워서 차마 하지 못했다. 세상에 사람은 많으나 사랑은 한 사람뿐이듯 내 글은 재주가 아닌 진심이고 싶었다. 그런 글을 찾아 살게 해주신 여러 은인들이 계시다. 감사한 인연들. 오래전 ‘샘터’라는 잡지에 수필 연재를 다년간 했었다. 하루..

[임의진의 시골편지] 연탄난로

연탄난로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연탄난로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이른 김장철. 이 집 저 집에서 구수한 깨 볶는 냄새. 배춧잎의 새하얀 고갱이 향기가 또 얼마나 다디단지. 나는 김장김치를 얻어먹는 베짱이. 밭에선 할매들이 배추를 뽑아 다듬고, 나 news.v.daum.net 이른 김장철. 이 집 저 집에서 구수한 깨 볶는 냄새. 배춧잎의 새하얀 고갱이 향기가 또 얼마나 다디단지. 나는 김장김치를 얻어먹는 베짱이. 밭에선 할매들이 배추를 뽑아 다듬고, 나는 소나무를 성탄트리 삼아 별과 방울을 매달았다. 팝스타 스팅은 성탄 캐럴을 한장 냈는데, 이라는 음반. 앨범에는 팬들에게 띄운 장문의 편지가 들어 있다. “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있는 녹음실에서 한해 겨울을 보냈어요. 피렌체..

[임의진의 시골편지] 겨울 염소

겨울 염소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겨울 염소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들판에 보이던 염소가 한 마리도 안 보인다. 아기를 가져 배가 남산이 된 염소, 귀염둥이를 데리고 다니는 염소, 맴맴 돌다가 목줄에 감긴 염소, 우두커니 먼산바라기를 하는 수행자 news.v.daum.net 들판에 보이던 염소가 한 마리도 안 보인다. 아기를 가져 배가 남산이 된 염소, 귀염둥이를 데리고 다니는 염소, 맴맴 돌다가 목줄에 감긴 염소, 우두커니 먼산바라기를 하는 수행자 염소, 뺀질뺀질한 양아치 염소, 안 가겠다고 삐대고(버티고) 앉은 떼쟁이 염소, 입삭낭구(잎사귀)를 죄다 뜯어먹고 배터지기 직전의 부잣집 염소, 졸다가 경운기 소리에 자망해서 뒤로 나자빠진 염소. 뿔자랑을 하며 깔짝깔짝 싸움을 거..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국어사전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국어사전 (daum.net)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국어사전 장난감의 매력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고도 아무런 잔소리도 뒤끝도 없다. ‘어른의 아버지’인 통찰력 있는 아이들은 그걸 재빨리 알아차리고 공룡, 자동차, 레고, 인형을 가까이 news.v.daum.net 장난감의 매력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고도 아무런 잔소리도 뒤끝도 없다. ‘어른의 아버지’인 통찰력 있는 아이들은 그걸 재빨리 알아차리고 공룡, 자동차, 레고, 인형을 가까이한다. 어른이 되고서도 장난감 하나 장만하면 좋다. 아무런 군말 없이 항상 나를 기다리는 책도 참 그윽한 장난감이다. 노후를 대비하여 옥편과 국어사전을 곁에 두기로 했다. 노안으로 흐릿해진 전방처럼 그동안 너무 대충 알고 ..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냉면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냉면 (daum.net)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냉면 강원도 심산유곡의 어느 암자에 있는 해우소는 그 깊이가 하두 깊어서 힘 한번 주고 나서 반응을 기다리며 귀를 쫑긋해도 영 기척이 없다가 남은 근심의 덩어리를 모조리 다 짜내고 허리띠를 후 news.v.daum.net 강원도 심산유곡의 어느 암자에 있는 해우소는 그 깊이가 하두 깊어서 힘 한번 주고 나서 반응을 기다리며 귀를 쫑긋해도 영 기척이 없다가 남은 근심의 덩어리를 모조리 다 짜내고 허리띠를 후련하게 졸라매며 엉성한 문을 빼꼼 열고 바깥으로 나오면, 그때서야 궁금해하던 그 야릇한 소리가 긴 침묵의 낭떠러지를 뚫고 비로소 올라온다고 한다. 최근 가뭄이 몹시 심하더니 곧바로 장마가 들이닥쳤다. 비는 오늘도 내렸다. 새로 이..

[임의진의 시골편지] ‘보해미안’ 랩소디

'보해미안' 랩소디 [임의진의 시골편지] (daum.net) '보해미안' 랩소디 [임의진의 시골편지] [경향신문] 막심 고리키는 혹독한 유년기를 보냈다. 그때 만난 이웃사촌을 평생 잊지 못했다. 시인과 매춘부, 나환자와 수녀, 부두노동자, 무덤 파는 인부, 묘지 경비원, 교수형 집행인, 도둑과 news.v.daum.net 막심 고리키는 혹독한 유년기를 보냈다. 그때 만난 이웃사촌을 평생 잊지 못했다. 시인과 매춘부, 나환자와 수녀, 부두노동자, 무덤 파는 인부, 묘지 경비원, 교수형 집행인, 도둑과 거지, 소매치기 사기꾼, 살인 수배자, 양치기, 열쇠와 시계제조공, 이발사, 마법사, 고물상, 곱사등이, 새장수, 낚시꾼 어부, 재봉사, 결핵환자, 떠돌이 악사들. 공동묘지 파는 인부는 무덤 팔 때도 아코디언..